롯데쇼핑이 시네마사업을 분리하기로 결정하면서 '롯데시네마'의 증시 상장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증시 상장을 통해 롯데시네마 성장과 재평가가 이뤄지면 롯데쇼핑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다. 이와 함께 롯데쇼핑의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롯데시네마 외에도 주요 자회사들의 상장을 추진 가능성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롯데쇼핑, 유통-서비스사업 분리.."경영효율화"
롯데쇼핑은 크게 4개 사업군으로 나뉜다. 백화점, 대형마트, SSM(기업형수퍼마켓)·H&B(헬스 및 뷰티), 시네마 부문이다. 4개 사업군 모두 유통채널이지만, 다른 사업부문이 '유통사업'으로 분류되는데 반해 시네마사업은 문화콘텐츠를 유통하는 '서비스사업'으로 지칭된다.
롯데쇼핑은 시네마사업 분리 이유에 대해 "유통사업과 서비스사업을 분리·경영해 유통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하는 경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롯데쇼핑은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1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0.4% 줄었다. 백화점부문과 편의점부문이 각각 전년대비 21.4%, 63% 감소했고 할인점사업은 적자전환했다. 무엇보다 유통사업의 정상화가 급선무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네마사업 분리 배경에 대해 '유통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하는 경영 효율성'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지주회사체제 전환과 관련해 '롯데쇼핑의 기업가치 제고 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사를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분할하고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키로 했다.
◇ "미운오리 분할은 롯데쇼핑 기업가치 제고"..왜?
롯데쇼핑은 시네마사업 분리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롯데쇼핑 사업부에 속해있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롯데시네마는 분할 이후 적정한 사업가치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유통사업 역량집중'과 함께 '롯데시네마 가치 재평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 롯데쇼핑 사업에서 시네마사업부문은 비중이 작았다. 지난해 롯데쇼핑 전체매출에서 시네마부문의 매출비중은 3.6%에 불과했다. 시네마사업 수익성도 그리 좋지 못했다. 2014년 영업이익 66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에는 반토막이 난 319억원으로 급감했다가 작년에 소폭 증가하는데에 그쳤다.
시네마사업부문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미운오리' 취급을 받아왔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이라는 거대한 울타리안에서 주력사업이 아닌 시네마가 주도적인 경영전략이나 사업확장 전략을 구사하는데 제약이 많았다는 것이다.
시네마사업부문은 상대적으로 소외돼 '미운오리' 취급을 받아왔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이라는 거대한 울타리안에서 주력사업이 아닌 시네마가 주도적인 경영전략이나 사업확장 전략을 구사하는데 제약이 많았다는 것이다.
▲ 자료:한국신용평가(단위:억원) |
롯데시네마는 국내 영화시장에서 CJ CGV에 이어 2위다. 하지만 외형상 2위일뿐 CJ CGV와 비교해 규모면에서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CJ CGV의 지난해 매출은 1조4322억원, 영업이익은 7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롯데시네마에 비해 두배 가량이다. 이 때문에 이번 롯데시네마 분리에 대해 시네마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시그널이 아니냐는 분석마저 제기되기도 했다. CJ와 달리 롯데는 시네마사업에 큰 관심이 없었고 1위와 격차는 벌어지고 3위인 메가박스와 격차는 좁혀지고 있는데 굳이 끌고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네마사업 철수보다 '가치재평가를 통한 롯데쇼핑 기업가치 제고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롯데쇼핑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져갈 것이라는 의견이다. 해외사업 확대와 더불어 증시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현재 해외사업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08년 베트남시장에 이어 2010년에는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작년 1월에는 베트남내 롯데시네마 스크린이 100개를 돌파했다. 롯데시네마는 앞으로도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시네마는 해외시장 확대를 중심으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 롯데시네마 베트남 탕롱관. |
증권가에서는 롯데시네마의 증시 상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증시 상장을 통해 롯데시네마의 사업확대와 재평가, 이를 통한 롯데쇼핑의 가치상승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롯데시네마 상장시 시가총액이 1조원 가량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롯데시네마는 작년 기준 30.1%인 국내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연간 10% 내외 성장이 예상된다"며 "경쟁사인 CJ CGV의 내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고려하면 롯데시네마의 시가총액은 1조원 안팎이 무난하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쇼핑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롯데시네마 분할과 증시 상장뿐 아니라 롯데쇼핑의 주요 자회사들의 상장도 추진될 것인지 관심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시네마 이외에도 코리아세븐(지분 51%), 롯데카드(93.78%)와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53%)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