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편의점 바이더웨이가 10년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발생한 '간판값' 탓에 8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더웨이는 지난해 22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바이더웨이는 지난해 매출 1814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냈지만 예상치 못한 비용(영업권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실적을 갉아먹었다.
바이더웨이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타비용 263억원이 발생했다. 이 기타비용의 대부분은 영업권 손상차손에서 나왔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순자산보다 비싸게 산 금액으로, '웃돈(프리미엄)'이나 '간판값'으로 불린다. 영업권은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제값을 하지 못하면 손상차손이 발생해 자산이 손실로 돌변한다. 바이더웨이도 영업권 손상차손 탓에 지난해 비용 261억원이 발생했다.
바이더웨이는 2015년에도 영업권 562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하면서 당기순손실 5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권 손상차손으로 2년간 발생한 비용은 823억원에 이른다. 이 여파는 롯데쇼핑으로 이어진다. 롯데쇼핑의 종속기업인 바이더웨이의 수백억원대 당기순손실이 롯데쇼핑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영업권은 2006년 사모펀드(유니스타캐피탈)가 오리온으로부터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서 생겼다. 당시 이 사모펀드가 바이더웨이를 1505억원에 인수하면서 발생한 영업권은 918억원. 즉 사모펀드가 순자산 가치 이상의 웃돈(918억원)을 주고 바이더웨이를 인수했다는 얘기다.
2010년 롯데그룹 계열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운영)이 바이더웨이를 274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 영업권도 그대로 승계됐다. 10년동안 자산으로 분류되던 이 영업권은 2015년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비용으로 바뀌었다.
바이더웨이 매장이 순차적으로 세븐일레븐으로 바뀌면서 바이더웨이 매출은 5488억원(2012년), 4203억원(2013년), 3099억원(2014년), 2348억원(2015년), 1814억원(2016년) 등 매년 급감했다. 현재 바이더웨이 매장은 1~2곳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우리가 바이더웨이를 인수하기 전부터 있었던 영업권으로, 자산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2015~2016년 손실로 처리했다"며 "현재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는 전산시스템과 물류 등을 순차적으로 통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