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종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를 '단독 경영'한다. 신세계가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전량 이마트에 넘기면서다.
지난달말 이마트를 이끌고 있는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필드를 확 갈아엎고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의 '스타필드 백지' 발언 보름만에 그의 동생 정유경 사장이 경영하는 신세계가 신세계프라퍼티에서 손을 뗀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정용진 부회장과 이마트가 어떻게 스타필드를 재정비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또한 독립경영체제를 위해 지분정리를 해온 신세계와 이마트간에 마지막 지분관계가 얽혀있는 두 계열사 '신세계페이먼츠'와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어떻게 처리될 지도 관심사다.
◇ 이마트, 스타필드 단독 경영..어떻게 갈아엎을까
지난 13일 이마트는 신세계가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 170만주(10%)를 97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달 19일 주식매입이 완료되면 이마트는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3년말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출자해 만든 부동산개발사로, 작년 하남시와 코엑스에 종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열었다. 따라서 이마트와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 공동출자 3년6개월만에 '이별'하게 된 셈이다.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10%만 보유하고 있었지만 스타필드 개발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왔다. 신세계프라퍼티 설립 초기 이사 4명중 3명이 신세계 출신이었다. 신세계는 초기 자본금 투자와 함께 7번의 증자에도 빠지지 않고 총 850억원을 투자했다.
1호점인 스타필드하남에는 신세계백화점이 입점했고, 올 하반기 고양시에 오픈하는 스타필드에도 백화점이 들어선다. 하지만 신세계는 “사업주체를 명확히 한다”는 명분으로 신세계프라퍼티에서 지분을 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스타필드는 정용진 부회장의 색깔이 더 강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는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인수 배경에 대해 "복합쇼핑몰 단독경영"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지난달 정 부회장은 "하남과 고양 스타필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드러났다"며 "다 갈아엎고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263억원에 이르렀다.
업계는 올 하반기 오픈하는 스타필드고양에 아울렛이 입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세계는 첼시와의 합작사인 신세계사이먼을 통해 파주, 시흥 등에 아울렛을 운영하고 있어 신세계와 이마트가 아울렛 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
◇ 마지막 남은 지분 동거 '페이먼츠·의정부역사'..교통정리 할까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이 정리되면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이 섞인 계열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기업 분할을 통해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는 정유경 사장이 맡는 승계구도 틀을 짰다. 대부분 계열사가 이마트와 신세계 아래로 지배구조를 바뀌었지만 신세계페이먼츠와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아직 지분이 얽혀있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인 신세계페이먼츠는 이마트와 신세계가 50대 50으로 투자해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의정부역사는 신세계와 광주신세계가 총 52.6%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마트가 대주주인 신세계건설도 19.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신세계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의정부역사 지분을 신세계쪽에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신세계의정부역사와 신세계페이먼츠 지분이 정리되면 신세계그룹은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 정유경 사장의 신세계 독자경영을 위한 지배구조가 깔끔해진다.
현재 이마트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분 18.22%, 정용진 부회장이 9.83%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이 18.22%, 정유경 사장이 9.83%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