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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맞손]대형마트 '상생 프로젝트' 통했다

  • 2017.12.26(화) 17:20

농어촌·중소기업 상생프로그램 가시적 성과
이마트, '국산의 힘' 3년 매출 1531억
롯데, 중기제품 발굴..절반 이상 예상물량 초과 판매

대형마트들이 실행하고 있는 '상생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농어촌,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선보인 상품들이 실제 매출에 기여하면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다. 

대형마트들이 실질적인 성과 중심의 상생프로젝트를 강화한 것은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 영향이 컸다. 정부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형마트는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중소상인, 중소기업의 이익을 빼앗는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역기능만 강조되자 대형마트들은 '대형마트와 중소상인, 중소기업, 농어촌이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실질적인 상생프로젝트 만들기에 나섰다.

▲ 정부의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대형마트들은 보다 실질적인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대형마트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대형마트에 대한 좋지않은 시선을 바꿀 수 있을까가 고민의 시작이었다"며 "대형마트가 유통 생태계의 질서에 혼란을 주는 것이 아닌,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얼마든지 서로가 상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 이마트, 국산 농·수·축산물 발굴..3년 1531억 판매 성과

대형마트중 가장 먼저 상생프로젝트를 본격화한 곳은 이마트다. 이마트는 2015년부터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이마트가  농부와 어부들이 생산한 좋은 국산 농·수·축산물을 발굴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농·수·축산민들은 이마트라는 든든한 판로를, 이마트는 질 좋은 농·수·축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마트가 처음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큰 성과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처음 시작할 때는 솔직히 반신반의했다"며 "취지와 프로세스는 좋지만 이런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농어민들에게 수익을 줄 수 있을 지, 우리도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가는 것이 장기적으로 맞다는 판단으로 밀어 붙였다"고 전했다.

▲ 단위 : 억원·명·개.

이마트가 밀어붙인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서서히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한 2015년 '국산의 힘' 프로젝트 매출은 256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575억원으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700억원을 달성했다. 3년간 누계 매출액은 1531억원에 달한다. 프로젝트 품목도 42개에서 올해 101개까지 늘어났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파트너도 38명에서 시작해 올해 92명까지 늘었다.

상생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이마트는 향후 추가적인 상품 발굴과 다양한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국산의 힘 홈페이지를 온라인 전문몰로 전환해 상품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또 ‘국산의 힘 응원펀드’를 조성해 국산의 힘 프로젝트 연간 고객 적립실적에 따라 이마트가 재원을 기부, 우리 먹거리를 지키기 위한 인프라 확충에 투자할 계획이다.

◇ 롯데, 동일가격 원칙·재고 떠안아..절반 이상 예상물량 초과 판매

이마트가 상생의 주제를 농·어촌 등으로 삼았다면 롯데마트는 '실력은 있지만 아직 드러나지 않은' 중소기업 발굴을 택했다. 대표적인 것이 롯데마트가 올해부터 진행하고 있는 PB(자체브랜드) '온리 프라이스'다. '온리 프라이스'는 상품기획부터 개발, 생산에까지 롯데마트와 협력사가 함께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에게 판로를 열어주고 롯데마트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공급하는 윈윈 전략이다.

'온리 프라이스'라는 명칭에 맞게 가격결정도 함께한다. '온리 프라이스' 제품은 모든 가격이 1000원 단위로 떨어진다. 이런 과정이 쉽지는 않다. 제품의 특성과 생산방식 등이 천차만별인 까닭에 가격 원칙을 지키는 일이 어려웠다. 게다가 '온리 프라이스' 제품은 판매후 남는 재고를 100% 롯데마트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파격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롯데마트 상생프로젝트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리 프라이스'론칭 후 10개월간 총 151개 품목이 출시됐다. 이중 절반 이상(58.3%)인 88개 품목이 최초 예상물량 이상 판매돼 재계약을 완료했다. 또 최근 출시한 품목도 9개월간 예상 물량이 모자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와 협력사는 제품 계약시 9개월치 예상 물량을 기준으로 계약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온리프라이스’는 극한의 회전율을 통해 롯데마트와 파트너사가 더불어 성장하는 상생 브랜드"라면서 "직접 제조공장이나 중소기업, 청년 창업자 등을 찾아 이들이 대형마트에 직접 납품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들에게 이런 혜택을 고스란히 돌려주는 것으로 단순한 PB상품이 아닌 상생 프로젝트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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