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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동네슈퍼를 백화점처럼 꾸몄더니…"

  • 2018.02.26(월) 10:51

롯데슈퍼 이재국 수도권2부문장 인터뷰
"고급슈퍼 수요 검증…각 상권에 맞게 확대"

"이곳 서초동에 살면서 강남 도곡점까지 장을 보러 가던 손님들이 계셨어요. 그분들이 서초점도 그런 타입으로 꾸몄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계속 주셨던 거예요."

한 달간의 리뉴얼 기간을 거쳐 최근 고급 슈퍼로 다시 문을 연 롯데슈퍼 서초점. 이곳이 새 단장과 함께 '프리미엄 푸드마켓'이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된 데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있다. 바로 인근 주민들의 계속된 압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 롯데슈퍼의 프리미엄푸드마켓 판매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이재국 수도권2부문장이 서초점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롯데슈퍼는 지난 2016년 6월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점포를 '프리미엄 푸드마켓'으로 리뉴얼했다.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던 수입 가공식품이나 고품질 신선식품의 비율을 크게 늘리면서 강남구 주민을 끌어들였다.

이후 입소문이 돌면서 서초구 주민까지 이곳으로 장을 보러 가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그러면서 롯데슈퍼 서초점 점장과 담당 부문장에게 '우리도 그렇게 바꿔 달라'는 요구가 많아졌고, 롯데슈퍼는 수요 조사 등을 거쳐 서초점을 '프리미엄' 점포로 재단장해 지난 9일 문을 열었다. 프리미엄푸드마켓으로는 도곡, 문정, 공덕점에 이은 4호점이다. 관련기사 ☞ '가심비와 소확행' 롯데슈퍼 확 바뀐다

지난 22일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 서초점에서 이재국 롯데슈퍼 수도권2부문장을 만났다. 이 부문장은 서초점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던 당사자로 롯데슈퍼 프리미엄푸드마켓의 판매 부문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각 상권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해 고객이 어떤 상품과 어떤 체험을 원하는지 계속 연구하고 있다"며 "고객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매장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3호점까지 해보니 수요가 분명히 검증됐다"며 "5호점 등 추가 점포 오픈도 '도전'하는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이재국 롯데슈퍼 수도권2부문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G5센트럴프라자에서 비즈니스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슈퍼마켓의 이미지를 '소득 상위 30%를 위한 프리미엄'으로 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 그동안 점포마다 상품 구성에 차별이 없다 보니까 궁극적으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요즘 고객들은 가격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상품의 질을 많이 따지기도 한다. 수요가 이원화된 거다. 그래서 조용하면서도 가치 있는 쇼핑을 하려는 고객을 타깃으로 지난 2016년에 도곡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그 후 점차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

- 보통 기업형 슈퍼마켓은 저렴한 가격이 장점 아닌가.
▲ 우리가 프리미엄을 지향하긴 하지만 가격 수준은 백화점보다는 훨씬 싸고 마트보다는 조금 비싼 정도다. 그런데도 백화점에서도 보기 어려운 상품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이 상품이 정말 싸다'는 전략이 아니라 '합리적 가격'을 지향한다.

- 서초점은 독특하게 같은 건물에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인 노브랜드 전문점이 있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 같은 슈퍼였다면 노브랜드와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이제는 콘텐츠(상품 구성 등)가 완전히 다르다. 노브랜드에 가시는 분들이 있고, 프리미엄푸드마켓에 오는 분들이 있다. (서초점 리뉴얼 이후) 매출도 지금까지는 기대치에 부응하고 있다.

- 매장에 공을 많이 들였다. 비용만 많이 들고 이익은 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은 없었나.
▲ 그렇다.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데다가 기존에는 없던 상품들을 취급하는 만큼 검증이 쉽지는 않았다. 그런데 3호점까지 해오면서 수요가 있다는 게 분명히 검증됐다고 판단했다. 투자 대비 매출이 많이 나올 수 있다고 봤다.


▲ 이재국 롯데슈퍼 수도권2부문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더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대중화'가 중요할 것 같다.
▲ 상품의 가치와 비교하면 가격대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실제로 서초점엔 젊은 고객이 많이 온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상품을 많이 구성한 덕분이다. 식사를 할 수 있어 점심을 먹고 가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가격이 조금 더 높더라도 편하고 여유롭게 쇼핑하려는 50~60대도 찾고 있어 결국 더 많은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우리는 경쟁업체와 달리 상위 30%라는 비교적 넓은 고객군을 타깃층으로 보고 있다. 확장성이 있다고 본다.

- 롯데슈퍼는 지역 상권에 따라 일반 슈퍼의 상품 구성을 모두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프리미엄푸드마켓도 마찬가지인가.
▲ 처음 도곡동에 1호점을 오픈할 때 1년 정도 준비했다. 국내와 해외 사례 조사는 물론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이후 롯데슈퍼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상품 구성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예를 들어 서초점의 가공식품은 수입 상품의 비중이 60%가 넘는다. 숙성 고기도 드라이에이징(건식숙성)은 물론 워터에이징(물속 숙성)과 웻에이징(습식숙성) 방식을 새로 들여놨다. 수요가 있을 거라고 봤다.

- 강남과 송파, 서초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권에 자리 잡았다. 5호점 등 추가 오픈 계획은.
▲ 1, 2호점은 물론 오피스 상권인 공덕 3호점이 성공하면서 사업에 더 확신을 갖게 됐다. 공덕점은 일종의 모험을 한 건데 고객들이 더 먼 거리에서도 찾아 왔다. 5호점도 다시 한번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다. 올해 추가 오픈에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각 상권에 맞는 콘텐츠를 개발해 고객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매장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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