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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어려운 카드는 금방 사라진다"

  • 2018.03.05(월) 16:36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 인터뷰
"최근 트렌드는 편하고 쉬운 카드"
"카드 이야기 많은 채널로 키울것"

9560만개.

 

금융감독원이 밝힌 작년 8월말 기준 국내 카드발급수다. 국민 1인당 평균 카드수는 3.6개로 미국 등 선진국보다 1개 이상의 카드를 더 사용하고 있다. 카드 수가 많다보니 카드사끼리 출혈경쟁도 심하다. 국내 8개 카드사의 작년 3분기 누적 판관비는 2조2400억원으로 지난 1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판관비로 연간 3조원을 쓰고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어느 카드를 쓸지 더 혼란스럽다. 카드고릴라는 이런 소비자에게 꼭 맞는 카드를 추천해주는 회사다. 카드를 비교·분석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이 회사의 전략은 적중했다. 작년 카드고릴라가 연 '2017 신용카드 월드컵'에선 최고의 카드를 뽑으려는 고객이 한꺼번에 몰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최근 '카드고릴라'의 고승훈 대표를 만났다. 그는 "편하고 쉬운 카드가 뜬다"며 "어려운 카드는 금방 없어진다"고 말했다.

 

▲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 [사진=카드고릴라]

 

-카드고릴라를 론칭한지 8년째다. 소감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현대카드를 다니다가 2009년9월 퇴사하고 이듬해 3월 카드고릴라를 론칭했다. 4평 정도 되는 사무실에서 책상만 3개 두고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특정 카드사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카드사들에 객관적인 평가 잣대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서 창업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 같다.

▲현대카드 직원이다보니 현대카드 상품만 집중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다양한 카드 상품이 궁금하던 찰나에 해외 업무를 맡게 되면서 해외엔 카드 분석 사이트가 있다는 걸 알게됐다. 여러 카드 서비스를 비교·분석해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서비스였다. '이거다' 싶었다. 당시 우리나라 카드시장은 카드설계사들이 편법을 동원해 신규 카드 발급을 장악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도 온라인 시장 확대를 통해 투명성이 높아지고 카드사별 공정 경쟁이 안착된다면 이같은 정보 비교 사이트가 꼭 필요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카드고릴라도 다양한 카드 상품들을 비교·분석하는데 주력한다.

-카드 상품 혜택을 꼼꼼하게 비교한다는 게 카드사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을 것 같다.

▲초반에는 싫어했다. 현대카드 출신이라는 점을 꼬집어서 현대카드 홍보 외주 업무를 수행한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지금은 카드사 마케팅팀이 새 상품을 출시할 때 소비자 반응이 어떨 것 같냐며 연락을 가장 먼저 주기도 한다. 직장인들을 타깃으로 한 할인 서비스를 고안해보는 건 어떠냐고 제안해 실제 서비스에 적용시킨 사례도 있다.

-카드사도 소비자 행태를 분석하는 사내 조직이 있을텐데 카드고릴라에 의견을 물어오는 이유는 뭘까?

▲우리는 최신 트렌드를 쫓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카드 혜택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쓸지 고민하고 분석해 콘텐츠를 구성한다. 이런 이유로 카드사들이 소비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트렌드나 아직 카드를 발급하지 않은 사람들의 관심사항을 우리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본다.

-최근 출시되는 카드 상품들의 공통점이 있나?

▲편하고 쉽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이 똑똑해서 자기에게 유리한 혜택을 찾아 쓴다고들 하는데 요새 소비자들은 바쁘다. 가장 많이 사용한 영역을 찾아 적립금을 쌓는 신한카드 딥드림(Deep Dream)이나 실적 상관없이 일정 정도의 할인율을 보장하는 현대카드 제로(Zero) 카드가 대표적이다. 이들 카드의 공통점은 사용자의 편의성을 최대한 고려했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 카드는 무슨 카드다'라고 간결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월 한도가 얼마여야 혜택을 받는다는 둥 사용 설명을 이해하는 데 어려운 상품들은 금방 없어지더라.

 

카드고릴라의 영상 콘텐츠 <출처: Youtube>

 

실제로 지난해 말 카드고릴라가 개최한 '2017 신용카드 월드컵'에는 9만7000여명이 투표에 참여해 작년 최고의 카드를 뽑았다. 단기간에 사람들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1등은 신한카드의 '미스터 라이프(Mr.Life).' 공과금부터 병원, 세탁비까지 1인 가구 생활 패턴에 맞춰 할인 혜택 폭을 늘려 고객만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따라왔다. 

-카드고릴라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카드고릴라를 찾는 연령층은 20대부터 30대 후반이 많다. 이들 고객층이 안정적 소비를 위해 카드 혜택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장년층 고객을 주목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중장년층 고객들에게는 특별한 계획없이 카드를 사용해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카드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카드 마일리지를 잘 사용하면 현금을 들이는 것보다 싸게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데, 이런 혜택들을 알리려고 한다.

-우리나라 카드시장이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특징이 있을까?

▲우리나라같이 영화관부터 커피전문점, 놀이공원까지 다양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다. 해외의 경우, 은행 기반의 카드 서비스들이 대부분인 점도 다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소비에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면이 있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 증가가 카드고릴라와 같은 회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증가에 대한 비용을 줄이는 일환에서 디지털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

▲디지털화는 꼭 필요하다. 지난 8년 동안 카드고릴라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카드사들의 디지털화 움직임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비대면 카드 발급 수요가 높아지고 그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게 되면서 카드고릴라의 콘텐츠가 긍정적으로 평가된 거다. 디지털화와 관련한 서비스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알고리즘에 집중해 맞춤 카드를 제공하는 것과 다양한 콘텐츠 기반으로 플랫폼을 형성하는 것. 우리는 후자다. 다양한 소비 데이터를 추려서 소비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

-최근 카드고릴라와 같은 비슷한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카드고릴라만의 경쟁력을 꼽으라면?

▲금융 분야 전반에 걸쳐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회사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가는 길이 다르다. 우리는 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현재 직원이 총 15명인데 모두 카드에 대해 공부하고 글을 쓰거나 영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카드 전문 채널로 많은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제공해 나가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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