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튜 쥬에리(Matthieu Juery) BAT코리아 대표. |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의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가 뒷걸음질을 거듭하고 있다. 떨어지는 시장점유율 만회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글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15%가량을 점유하면서 2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올해는 후발주자인 KT&G 릴의 공세에 밀리면서 3위로 떨어지더니 갈수록 힘이 빠지고 있다. 업계에선 아이코스와 릴, 글로의 3파전이던 국내 시장이 아이코스와 릴의 양강구도로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BAT코리아, 글로 무료체험 등 마케팅 확대
BAT코리아는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던 글로 무료체험 프로그램을 지난달부터 오프라인으로 확대했다. 사전에 신청하면 직원이 직접 찾아가 기기를 대여해주는 방식이다. 글로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최근엔 전 직원을 동원해 길거리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BAT코리아가 글로 마케팅을 더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 7월 글로2를 출시했지만 뚜렷하게 반등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글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이코스(80%)의 뒤를 이어 점유율 15%를 차지하며 2위 자리를 선점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0%가량으로 점유율이 하락했고, KT&G 릴에 2위 자리도 뺏겼다.
실제로 글로2는 기존 기기와 비교해 외관 디자인을 세련되게 바꾸고, 충전 시 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보완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가 소비자들에게 다시 인식될 정도의 변화는 없었던 것 같다"며 "글로는 아이코스나 릴과 다르게 전용 스틱을 슬림 사이즈로 고수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수요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 경쟁 치열해지는 시장…글로, 전환점 찾을까?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기존 업체 간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신규 경쟁사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시장점유율이 계속 정체하고 있는 글로의 경우 뚜렷한 전환점을 찾지 못하면 계속 뒤로 밀릴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3140만 갑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전체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는 놓쳐서는 안 되는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필립모리스와 KT&G는 기존 기기의 단점을 보완한 신제품을 준비하면서 한발 더 앞서가고 있다. 아이코스의 경우 연속 흡연이 가능한 기기를, 릴은 크기를 줄인 기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기를 교체해야 해 신제품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글로의 경우 아직 신제품 출시 계획이 없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전용 스틱을 레귤러로 바꾼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신제품 출시보다는 일단 글로2의 마케팅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담배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단 분위기는 아이코스와 릴의 양강구도가 되고 있다"며 "이들이 어떤 신제품을 내놓느냐가 앞으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경쟁 구도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