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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골프]CJ컵 성공의 해법

  • 2018.10.26(금) 16:42

▲ 18번홀로 다가가는 브룩스 캡카와 스콧 피어시

국내 유일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이 지난 21일 제주도 클럽 나인브릿에서 막을 내렸다. 의미 있는 경기였다. 올해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을 석권한 '메이저 사나이' 브룩스 켑카(미국)가 우승을 차지했고, 새로운 세계 1위 탄생을 한국에서 알렸다.

갤러리도 '대박'이었다. 지난해 초대 대회에서 공식 갤러리 3만5000명으로 제주도 역대 최다 갤러리 수를 경신했는데 올해는 6000명이 더 늘어난 4만1000명이 대회장을 찾았다. 지난 14일 인천 영종도에서 끝난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6만8000명)보다 갤러리는 적었지만 제주도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구름 인파가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회 운영 역시 수준급이었다. 미국에서 인천, 그리고 다시 제주도로 이동해야 하는 복잡한 동선에도 선수들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초대 챔피언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공항에서 호텔, 그리고 골프장 이동까지 세심한 배려 덕분에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엄지를 세웠다. 또한 대다수 선수들이 내년에도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회 창설 2년 만에 자리를 잡은 느낌이다. 메인 스폰서, 대회를 주관하는 PGA 투어, 출전 선수가 만족감을 나타냈고, 갤러리 숫자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대회를 찬찬히 뜯어보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앞으로 8년을 더 국내에서 치러야 하는 CJ컵의 '성공 해법'일 수도 있다.

첫번째가 출전 선수의 '질'이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브룩스 켑카가 있고,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가 참가했고, 전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가 방문해 대회를 빛냈으니 '어불성설'이라 해도 반박거리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회장에서 만난 한 갤러리는 "이름을 아는 선수가 몇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국내 골프팬 중에 '켑카'를 정확하게 아는 이가 몇이나 될까. 대부분 이름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여전히 까다로운 타이거 우즈까지는 아니더라도 로리 매킬로이,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 등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하다. '패셔니스타' 리키 파울러 정도만해도 솔직히 켑카보다 '맨 파워'는 더 세다. 주최 측과 PGA 투어가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다.

대회 장소도 고민해봐야 한다. 제주도보다는 육지로 장소를 옮겨야 한다는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다. 대회 관계자는 “갤러리 4만 명이면 육지에서는 8만 명 수준"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렇다면 8만 명이 찾을 수 있는 골프장으로 장소를 옮겨야 한다. 실제와 상상은 천지 차이다.

CJ컵은 대회 총상금만 950만달러(약 107억원)인 특급 대회다. 미국 본토 대회 중에서도 메이저급 대회가 아니면 CJ컵보다 대부분 총상금이 적다. 운영 예산도 100억원이 들어간다. 최소 200억원 이상을 대회에 투자한다. 10년 계약을 했으니 2000억원이 넘는 거금을 쓰는 셈이다.

한국 최초 PGA 투어라는 타이틀로 만족하면 안된다. 흥행과 성공을 위해 치열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게 바로 소위 말하는 ‘돈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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