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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골프] “캐디님! 뒤에서 보면 안돼요”

  • 2018.11.16(금) 17:18

“앗 캐디 오빠! 뒤에 서 있지 말아요.” “3분 안에 찾지 못하면 분실구야. 그러니까 빨리 뛰어!”

내년부터 골프대회에서 보게 될 풍경들이다. 전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실골프협회(R&A)는 2019년부터 적용될 새로운 규정을 내놨다.

가장 큰 변화는 플레이 속도 향상이다. 느림보 거북이처럼 ‘세월아 네월아’하는 골퍼들 때문에 골프 경기의 재미가 반감되는 것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약 2개월 후에 바로 적용되기 때문에 선수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모르쇠’ 핑계는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숙지만이 타수를 지킬 수 있다.

▲ 이정은6 선수가 샷을 마친후 타구의 방향 가리키고 있다./사진 제공 KLPGA

먼저 캐디의 역할 축소다. 선수가 샷을 하기 전에 뒤에서 라인을 잡아주는 캐디의 모습을 골프 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다. 한 프로 선수는 “샷 라인을 뒤에서 봐줘야 심리적인 안정을 얻게 된다”고 중요성을 말하기도 했다. 선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기 때문에 ‘전문 캐디’라 불린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금지다. 캐디가 티박스에 들어서기 전 선수에게 조언을 구할 수는 있지만 후방에서 라인을 봐주는 등 도움을 줄 순 없다. 따라서 경기 속도는 빨라진다. 남자에 비해 캐디 의존도가 높은 여자 선수들은 비상이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지는 것도 부담이지만 캐디 때문에 페널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볼을 찾는 시간도 줄어든다. 현행 규칙은 볼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인지한 시점부터 5분이지만 내년부터는 3분으로 줄어든다. 3분 이내에 찾지 못하면 분실구 처리가 된다. 순위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 때문에 볼을 찾기 위해 필드를 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될 것으로 보인다.

드롭을 할 때 손의 위치는 종전 어깨에서 무릎으로 완화됐다. 드롭 동작이 작아지면 볼이 지면에 닿은 다음 굴러가는 일도 줄어들 게 된다. 그에 따른 경기 시간 단축을 꾀할 수 있다. 또한 그린에서 퍼트를 한 볼이 깃대를 맞아도 내년부턴 무벌타다. 이 역시도 경기 시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새로 적용될 골프 규칙은 종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이 더 많기 때문에 필드 풍경은 그대로일 수 있다. 다만 경기 시간이 빨라지면서 박진감 넘치는 골프 대회를 기대할 수 있고, 갤러리나 시청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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