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해연 현대백화점 면세점 대표가 31일 서울 강남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
'내 여행 최고의 목적지, 현대백화점 면세점'
내달 1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점에서 면세점 오픈을 앞둔 현대백화점그룹이 내세운 광고 문구다. 이 문구엔 면세점 사업에 처음 진출해 강남권에서 첫발을 뗀 현대백화점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강북으로 쏠려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수요를 끌어들이는 동시에 강남 내에서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면세점 업계 '초짜'가 기존에 없던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이 와중에도 높은 목표치를 내놨다. 사실상 사업 첫해인 내년 연 매출 6700억원을 찍고, 2020년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올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의 월드타워점을 넘어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면세시장 첫발…2년 안에 연 1조원 달성
현대백화점그룹은 31일 서울 강남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면세점 개점을 하루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황해연 현대백화점 면세점 대표는 "기존 면세점의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풍부한 인프라와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로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 면세점'을 구현할 계획"이라며 "국내 면세점 산업의 품질을 한 단계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6년 말 면세점 특허를 받은 뒤 2년 가까운 준비 기간을 거쳐 면세점을 오픈했다. 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층부터 10층에 들어선다. 총면적은 1만 4250㎥(약 4311평)이다.
우선 8층에는 '럭셔리'라는 이름으로 구찌와 버버리, 페라가모 등 명품 브랜드들이 들어섰고, 9층에는 국내외 화장품과 잡화, 액세서리 등이 입점했다. 10층은 '라이프스타일관'으로 국내 아동복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캐릭터 브랜드 등으로 채웠다. 입점한 브랜드는 총 420개에 달한다.
▲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경쟁사와 차별점으로 먼저 풍부한 관광 인프라를 갖춘 최적의 입지를 꼽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인근 전시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카지노, 코엑스몰 등이 밀집해 있고 숙박시설과 성형외과 등 관광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가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선정된 점을 활용해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겠다는 계획이다. 황해연 대표는 "미국 뉴욕의 타임스퀘어처럼 해외 작가들의 아트 작품이나 새해 카운트다운 등 고객들이 주목할 만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 강남 벨트 완성…치열한 경쟁 이겨낼까
현대백화점의 가세로 이른바 '강남 면세 벨트'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신세계가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에 면세점을 열었고, 롯데의 경우 월드타워점과 코엑스점을 운영해왔다. 서울 강북에 쏠려 있던 면세 시장이 강남으로 확대된 셈이다.
면세점 업계에서 첫발을 뗀 현대백화점이 풀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서울 강북 지역에 쏠려 있는 여행 수요를 강남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현대백화점은 이를 위해 강남의 유명 관광 콘텐츠와 제휴 쿠폰을 모은 여행 가이드북을 제작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가 서울 강남권의 볼거리와 미식, 쇼핑 정보 등을 담은 미니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백화점은 강남 내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문을 연 신세계 센텀시티점뿐 아니라 인근의 롯데면세점 코엑스점도 경쟁 상대다. 강남권 관광 명소로 여겨지는 잠실 롯데월드와도 경쟁해야 한다.
강남권 후발주자임에도 이른바 명품 '빅3'로 꼽히는 샤넬과 루이뷔통, 에르메스 입점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황 대표는 "명품 브랜드의 경우 신규 면세점(입점)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현대백화점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서 이른 시간에 유치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