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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신규 출점 임박…현대百·신세계 '촉각'

  • 2019.04.03(수) 15:36

현대百 '서울'-신세계 '제주' 공략 가능성 대두
"시장 포화" 롯데·신라 등은 과당 경쟁 우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정부가 시내면세점 신규 허가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와 신라 등 이미 시장을 선점한 경우 과당 경쟁을 우려하고 있지만 이들을 뒤쫓으려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등 후발주자들은 점포 확대를 위해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시내 면세점 신규 출점을 위한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기재부는 앞서 각 지방자치단체에 시내면세점 신규 출점이 필요한지 등을 묻는 의견 수렴 작업을 진행해왔다. 업계에선 서울과 제주도, 경기도 등을 신규 출점이 가능한 지역으로 꼽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신규 시내면세점 추가 출점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관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광역자치단체별 시내면세점 매출이 전년과 비교해 2000억원 이상 증가하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20만명 이상 늘어나면 면세점을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과 제주, 경기도 등이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업계에선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에 따른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무책임하게 점포만 늘리고 있다며 반대 목소리가 많다. 반면 대기업 면세점 시장의 후발주자인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경우 몸집을 불리기 위해 추가 출점을 반기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우선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오픈하면서 면세점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지만 강남이라는 지역적 한계에 부닥쳐 쉽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 보따리상인 따이공(代工)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주요 점포들이 자리 잡은 시내권과 거리가 멀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현대백화점이 강북권에 새 매장을 열기 위해 도전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 역시 무역센터점을 오픈하면서 "향후 시내와 공항, 해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그랜드 오픈 기념행사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신세계의 경우 서울에선 강남과 강북에 각각 점포를 내면서 진영을 갖췄지만 또 다른 주요 면세점 시장인 제주도엔 점포가 없는 만큼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제주엔 롯데와 신라가 각각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이 신규 점포 출점에 나설 경우 매장 확대에 따른 바잉 파워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인 요소다. 후발주자들의 경우 명품 브랜드 입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몸집을 불리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롯데와 신라 등 이미 주요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면세점 추가 출점을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점포를 늘리는 게 면세산업 활성화보다는 되려 과당경쟁으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소·중견 면세점 역시 대기업 면세점 점포 증가로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형 면세점 업체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이 늘고 있긴 하지만 따이공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수익성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점포만 늘리는 것은 되려 면세점 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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