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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퇴출 위기 액상형 전자담배, 국내도 '빨간불'

  • 2019.09.26(목) 16:25

매사추세츠주 등 전자담배 판매 금지…쥴랩스 CEO 사퇴
복지부, 사용 자제 '권고'…쥴랩스코리아 "문제 성분 없어"

쥴랩스코리아가 지난 5월 국내 진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쥴을 비롯한 액상형 전자담배가 미국에서 퇴출 위기로 내몰리면서 국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부랴부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안을 내놨고, 국회에선 내달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 미국,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금지' 확대…퇴출 분위기

미국 전자담배 업계 1위 쥴랩스는 최근 청소년 흡연 조장에다 위해성 논란마저 제기되면서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했다. 자사 전자담배 제품인 '쥴'에 대한 미국 내 모든 홍보 활동도 중단하기로 했다.

쥴랩스가 이번 방안을 발표한 이유는 미국 내에서 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자사 제품이 안전하다는 내용의 줄랩스 광고에 대해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시정 요구 명령을 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FDA는 조만간 전자담배 규제 방안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시간 주와 뉴욕 주는 과일향이 첨가된 전자담배 판매를 금지했고, 매사추세츠 주의 경우 모든 전자담배를 4개월간 팔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 20일에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주목받았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유해성 논란 증폭…복지부도 부랴부랴 "사용 자제 권고"

정부뿐 아니라 민간기업까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건 최근 전자담배 관련 유해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어서다. 미국에서는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폐 질환 사망자 수가 9명으로 늘어났고, 폐 질환 의심 사례도 530여 건으로 급증했다.

쥴랩스 등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그간 자사 제품이 일반 궐련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롭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오자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센 것으로 분석된다.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자 우리나라에서도 전자담배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쥴랩스코리아와 KT&G가 각각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조처를 내놨다. 특히 복지부는 국내서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중증 폐 질환 유발 물질로 의심되는 '테트라하이드로카나비놀(THC·대마초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지와 인체 유해성 연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내달 열릴 예정인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전자담배 유해성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우재준 쥴랩스코리아 상무와 김정후 KT&G 개발실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또 이번 논란을 계기로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담배 유해성분 제출 및 공개 의무화 법안' 등에 대한 논의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전자담배 업체 '촉각'…"궐련형은 다르다" 주장도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전자담배 업체들은 이런 분위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쥴랩스코리아는 곧장 입장문을 내놨다. 쥴랩스코리아는 "당사 제품에는 THC 등 대마초에서 추출된 어떠한 화학 성분이나 비타민 E 화합물이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라고 반박했다.

액상형이 아닌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은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입장문을 통해 "아이코스는 액상 니코틴이 아니라 토바코 스틱을 가열하는 형태의 궐련형 전자담배"라며 "복지부가 발표한 사용 자제 권고와 전혀 관련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 담배 업체 관계자는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대부분 궐련형 제품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의 경우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미국내 논란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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