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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손상' 물질 검출…엎친데 덮친 액상형 담배   

  • 2019.12.13(금) 14:16

식약처, 액상형 전자담배 성분 분석 결과 발표
'비타민E 아세테이트' 등 유해 의심 물질 검출

지난 10월 사용 중단 권고를 받은 액상형 전자담배가 또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일부 제품에서 폐 손상 의심 물질이 검출돼서다. 관련 업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등에서는 사실상 이번 조사 결과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사형선고'를 내린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0일 국내에 유통되는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의 액상에 대한 성분 조사 결과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과 폐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된 가향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에서 문제가 됐던 대마유래성분(THC)은 검출되지 않았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됐다. 담배의 경우 2개 제품에서 각각 0.1ppm, 0.8ppm, 유사 담배의 경우 11개 제품에서 0.1∼8.4ppm이 검출됐다. 이번에 검출된 양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사 결과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섭취 시에는 무해하지만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폐 질환 유발 가능성 있어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THC에 비해 저가인데다, 무색·무취이며 THC와 점도가 비슷해 액상 혼합 시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액상에 THC 성분을 증량하거나 희석할 때 혼합해 판매하고 있는 것을 추정되는 물질이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섭취 시 인체에 무해하지만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하면 오일 성분이 폐 내부에 축적돼 급성 지질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폐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디아세틸, 아세토인, 2, 3-펜탄디온 등의 가향 물질도 일부 제품에서 검출됐다. 디아세틸은 29개 제품에서 0.3∼115.0ppm, 아세토인은 30개 제품에서 0.8∼840.0ppm, 2,3-펜탄디온은 9개 제품에서 0.3∼190.3ppm이 검출됐다.

사진=이명근 기자/qwe123@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제품은 쥴랩스의 '쥴 팟 크리스프', KT&G의 '시드 토박' 등이다. '쥴 팟 딜라이트'에서는 아세토인이, KT&G '시드 툰드라'는 디아세틸과 아세토인이 검출됐다. 식약처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미국 CDC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편의점 업계는 재빨리 판매 중단에 나섰다. CU는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쥴 팟 딜라이트와 쥴 팟 크리스프 그리고 KT&G 시드 토박가 시드 툰드라 4개 제품에 대한 판매를 중지했다. 또 매장에 남겨진 재고도 판매하지 않고 회수키로 했다.

편의점 업계, 쥴 팟·KT&G 시드 등 4개 제품 즉각 판매 중단 나서

GS25도 10월부터 쥴 트로피칼과 딜라이트 크리스프와 KT&G의 시드 툰드라 판매를 중단했데 이어 이번에 문제가 된 KT&G 시드 토박에 대한 판매를 추가로 중단키로 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식약처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4개 품목에 대한 판매를 즉각 중단했다.

반면, 액상형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식약처의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제조과정에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자체 조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은 성분이었던 만큼 식약처의 조사 방법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액상형 전자담배 업체들 '강력 반발'…"비타민E 아세테이트 사용한 적 없다"

쥴랩스 코리아는 "쥴랩스는 어떤 제품에도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식약처의 전체 검사 방법과 분석 결과에 대해 관련 부처와 적극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KT&G도 "시드 토박제품에 비타민 E 아세테이트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고 있고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사실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식약처의 이번 발표로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 10월 사용 중단 조치 이후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이 크게 위축된데 이어 핵심인 액상 성분에 폐 질환 유발 의심 물질이 소량이나마 검출된 것은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심이 커져 있는 상황에 폐 질환 유발 의심 물질이 검출됐다는 정부 발표까지 나온 만큼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은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업계가 대응한다고 해도 이미 상황이 업체들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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