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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유한양행의 자사주신탁 연장, 어떤 의미일까?

  • 2020.08.14(금) 09:00

신한·KDB산업은행과 1350억원 규모의 자사주신탁계약 연장
자사주 직접 취득보다 규제 덜한 자사주신탁…기업에 유리
계약 종료 후 현금 또는 주식으로 반환…주가하락 가능성도

국내 제약업계 1위이자 피로회복제로 유명한 삐콤씨를 만드는 곳, 유한양행이 지난달 29일 '[연장결정]주요사항보고서(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체결결정)' 란 제목의 공시 9개를 우수수 올렸어요. 대체 무슨 내용일까요?

이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보려면 보고서 옆 괄호 안 제목(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체결결정)을 먼저 살펴봐야해요. 제목이 너무 길죠? 말도 어렵고요. 하나하나 단어별로 끊어서 풀어볼까요.

먼저 자기주식이란 줄여서 자사주라고도 해요. 회사가 자기 자신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해요. 유한양행이 유한양행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것이 바로 자사주가 되겠죠. 자사주를 취득, 즉 사들인다는 것. 그 다음에 나오는 말이 신탁이에요. 신탁이란 '현금이나 주식, 부동산 등 특정 재산을 신뢰할 수 있는 타인에게 맡겨 운용하도록 하는 것'을 말해요.

즉, 자기주식취득신탁계약체결결정을 풀어보면 '유한양행이 유한양행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맡겨 운용하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이 돼요. 왜 유한양행은 직접 자사주를 취득해서 운용하지 않고 남에게 맡긴 걸까요?

# 기업입장에선 자사주 직접 취득보다 신탁이 간편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려면 여러 가지 제약사항을 넘어야 해요. 왜냐. 기업이 상장을 했다는 건 주식을 팔아 주주로부터 자본금을 얻는 대신 주주들이 기업의 주인으로써 기업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의미거든요.

그런데 기업이 자기주식 마구 사들인다면? 회사가 스스로 자기 회사의 주주가 되는 모순이 발생. 기업의 마구잡이식 경영을 견제할 수가 없어요. 따라서 상법과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통해 기업의 자사주취득을 위한 조건을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는데요.

<자사주 직접 취득(처분) 시 따라붙는 조건들>
①자사주 취득 이사회 결의 다음날 주요사항보고서 제출
②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처분했을 경우 5일 이내에 취득(처분)보고서를 제출
③자사주 취득 이후 6개월간 매매 금지
④자사주 처분 이후 3개월간 취득 금지
⑤자사주 취득은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만 가능 

반면 자기주식 취득(처분)을 신탁계약으로 진행하는 경우에는 직접 취득보다 규제사항이 비교적 느슨해요.

<자사주 신탁 취득(처분)시 따라붙는 조건들>
①신탁계약 체결 후 3개월 경과한 후 취득사항보고서 제출
②신탁계약 해지, 만료 시 종료 후 5일 이내 신탁계약해지결과보고서 제출
③신탁계약 시 자사주 취득 후 6개월 이내 계약 해지 금지. 단! 신탁계약 내에서의 자사주 처분과 취득은 1개월 이후 가능
④신탁계약 시 자사주 처분 후 3개월 이내 계약 체결 금지. 단! 신탁계약 내에서의 자사주 처분과 취득은 1개월 이후 가능
⑤자사주 취득은 맡긴 돈의 총액 범위 내에서 가능

즉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면 취득했다는 결과도 다음날 바로 알려야 하고 얼마나 자사주를 사들이는지 등 상세 내용도 5일 이내에 알려야 해요. 하지만 신탁계약으로 자사주를 취득하면 3개월 이내에만 누구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만 알리면 돼요.

자사주 취득의 한도도 달라요. 직접 취득은 배당가능이익 한도 내에서 가능한데요. 즉 기업이 영업활동을 하고 얻은 이익에서 남는 돈을 따로 적립해두는 이익잉여금 내에서 자사주를 취득할 수 수량이 정해진다는 뜻이에요. 참고로 이익잉여금은 주로 주주들에게 배당을 줄 때 사용하는 돈!

신탁계약의 자사주 취득 한도는 기업이 내 주식을 운영해달라고 하면서 맡긴 돈 내에서 자사주 취득이 가능해요. 원래는 기업의 '발행주식총수의 1%' 이내로만 가능했는데 올해 3월 금융위원회가 '신탁재산의 총액 범위 내'로 규정을 완화했답니다.

이렇게 자사주 직접 취득과 신탁의 규제가 차이가나다보니 유한양행도 계속해서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연장하고 있어요. 2002년 신한은행과 처음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맺은 이후 꾸준히 계약 건수를 늘려 현재 신한은행과 KDB산업은행에 1350억원 규모의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맺게 된 것이죠.

유한양행 관계자는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게 되면 여러 가지 까다로운 부분들이 많아 계속 연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 신탁계약이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

자사주 취득은 대체로 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이에요. 자사주를 직접 취득하든 제3자가 대신(신탁계약) 취득해서 기업의 주가를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거든요.

유한양행의 자사주취득신탁결정 연장공시로 1350억원의 자사주신탁 운영은 앞으로 1년 간 더 신한은행과 KDB산업은행이 대신 운용할 예정이에요. 다만 이 때 투자자들은 계약이 끝나는 시점을 유의해야 하는데요.

계약을 해지하면 당연히 신한은행과 KDB산업은행은 유한양행이 맡긴 돈을 돌려줘야겠죠. 이때 현금으로 돌려주느냐 아니면 그 현금으로 신한은행과 KDB산업은행이 대신사서 운용한 유한양행 주식으로 돌려주느냐에 따라 주가가 움직일 수 있어요. 현금으로 돌려받을지 주식으로 돌려받을지는 유한양행이 결정!

현금으로 돌려주려면 신한은행과 KDB산업은행은 회사를 대신해서 매입해 운용하던 유한양행 주식을 시장에 팔아 현금화를 해야겠죠. 이 때 대량의 유한양행 주식이 시장에 풀리면서 주가가 하락할 위험이 발생해요!

현금 대신 유한양행 주식으로 직접 돌려받는 경우 유한양행이 바로 주식을 매입하게 되는 거니 주가하락의 위험은 사라지죠. 따라서 유한양행 투자자분들은 신탁계약체결과 관련한 공시를 꾸준히 살펴보고 1년 뒤 유한양행이 어떤 방식으로 계약을 종료하는 지 꼭 챙겨보셔야 해요!

다행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사주취득신탁계약을 해지할 때 주식으로 돌려받는다고 해요. 이렇게 돌려받은 주식을 주주 또는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수정사항을 알려드려요*
8월 14일자 [공시줍줍]유한양행의 자사주신탁 연장, 어떤 의미일까 관련 줍줍 구독자께서 자사주 신탁 시에도 배당가능이익한도 내에서 취득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피드백을 보내오셨어요. 그래서 금융위원회에 다시 확인해본 결과 자사주 취득은 직접취득이든 신탁계약이든 모두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가능해요.
다만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하루 동안 거래할 수 있는 물량 또한 제한을 두고 있는데 이때 신탁계약은 '맡긴 돈의 총액 범위 내에서 거래가 가능'하답니다.
즉 기사에 담은 '⑤자사주 취득은 맡긴 돈의 총액 범위 내에서 가능'이라는 내용은 1일 매수거래시에 적용되는 규정이라는 점! 수정 내용 참고 부탁드릴게요!

*[공시줍줍]과 [공시요정]에서는 독자들의 제보와 피드백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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