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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에 관한 (거의) 모든 것 #feat. SK바이오팜

  • 2020.09.01(화) 08:00

기관투자자 배정 공모물량 중 58%는 의무보유확약
상장 직후 유통가능물량 22.6%.. SK바이오팜의 3배
거래실적따라 청약한도 달라.. 증거금 환불일 9월4일

 

지난 8월 7일 [공시줍줍]카카오게임즈의 339페이지짜리 자기소개서 기사를 통해 카카오케임즈가 주식시장 상장에 앞서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 주요 내용을 살펴봤어요. 당시 기사 말미에 수요예측과 최종공모가격이 나오면 한 번 더 [공시줍줍]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카카오게임즈는 수요예측(8월 26일~27일), 최종공모가격 확정(8월31일)을 거쳐 바로 오늘(9월1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접수해요.

청약 전부터 뜨거운 열기가 느껴져요. 하지만 공모주청약은 남들보다 빨리 신청을 한다고 해서 더 많은 주식을 받는 것이 아닌 만큼 카카오게임즈가 발표한 공시를 다시 한 번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기사는 어제(8월31일) 카카오게임즈가 발표한 [발행조건확정]증권신고서(지분증권)  [기재정정]투자설명서 공시를 토대로 작성했어요. 증권신고서는 회사가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서류이고, 투자설명서는 투자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서류인데요. 공시 목적만 다를 뿐 내용 차이는 거의 없어요.

해당 공시는 모두 먼저 발표했던 공시내용을 고친 것인데요. 앞선 공시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 고친 것이 아니라 수요예측, 공모가 확정 등 그동안의 과정을 추가해서 공모청약 직전 투자자들에게 최종적으로 알려주는 내용이에요.

이번 기사는 카카오게임즈에 앞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SK바이오팜과 비교해서 정리했어요. 물론 두 회사의 업종이 다르고 상장공모 규모나 특성도 달라요. 다만 SK바이오팜 공모청약이 워낙 뜨거웠기에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차원으로 비교해봤어요. (2017년 상장한 게임업체 넷마블도 함께 비교했어요)

다른 기사에서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내용, [공시줍줍]과 함께 살펴봐요.

# 카카오게임즈 신주공모가격 주당 2만4000원

(투자설명서 제1부 Ⅰ. 모집 또는 매출에 관한 일반사항 1. 공모개요)

카카오게임즈는 애초 주당 2만원에서 2만4000원 사이의 가격대로 상장 공모주식을 팔고 싶다고 했어요. 이 가격은 회사의 희망가격일뿐 확정가격은 아니었어요. 이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고, 그 결과를 반영해 최종 공모가격을 주당 2만4000원으로 확정했어요.
따라서 카카오게임즈는 주당 2만4000원에 총 1600만주를 팔아서 3840억원을 조달해요.
공모주 1600만주는 우리사주조합에 152만2088주(9.51%)를 우선배정하고, 기관투자자 1127만7912주(70.49%), 일반투자자 320만주(20%)씩 돌아가요.

#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 1478대 1

(투자설명서 제1부 Ⅰ. 모집 또는 매출에 관한 일반사항 (13) 수요예측 결과)

카카오게임즈는 공모주가격을 확정하기에 앞서 지난 8월 26일과 27일 이틀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어요. 수요예측은 일종의 '가격검증' 제도인데요. 회사와 주관사가 협의해서 정한 가격을 시장에서는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작업이죠. 내가 만든 물건값을 1000원으로 책정했어도 소비자들은 500원 가치만 인정한다면 물건이 잘 팔리지 않을 것이고, 반대로 1500원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날개 돋친 듯 팔리겠죠.

따라서 수요예측 결과를 잘 살펴보면 기관투자자들이 카카오게임즈란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늠할 수 있어요. 카카오게임즈 수요예측에는 자산운용사, 연기금, 기타 투자매매·중개업자 등 총 1745개 기관이 참여했어요. 이들이 사겠다고 한 공모주 수량은 166억7469만주로 집계됐고요.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 공모주 수량이 1127만7912주(전체 공모주의 70.49%)였으니 경쟁률이 1478.53대1로 나왔어요.
 
참고로 SK바이오팜 수요예측때는 1076개 기관이 참여했고 경쟁률 835.66대 1을 기록했어요. 따라서 SK바이오팜보다 카카오게임즈 수요예측에선 참여 기관 숫자와 경쟁률이 더 높았으니깐 일단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컸다고 볼 수 있어요. (*2017년 넷마블 수요예측 1049개사 참여, 경쟁률 240.74대 1)

# 기관투자자, 공모가 2만4000원 이상도 OK

다만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숫자나 단순 경쟁률만으론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격이 싼지, 비싼지 판단하기는 어려워요. 그래서 살펴봐야하는 항목이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 카카오게임즈가 처음 제시한 공모희망가격(주당 2만원~2만4000원)을 기관투자자들은 어떻게 판단했는지 볼 수 있는 데이터에요.

<표>카카오게임즈 수요예측 신청가격 분포도를 보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중 84.47%(1474개)가 주당 2만4000원 이상을 주고도 공모주를 살 수 있다고 했어요. 또한 15.53%(271개)는 가격이 얼마든 상관없이 물량을 받겠다(미제시)고 했어요. 반면 2만4000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주를 사겠다는 기관은 단 한곳도 없었어요.
 
따라서 카카오게임즈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모두 '주당 공모가 2만4000원 이상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죠. 그럼에도 실제 공모가격은 2만4000원보다 더 높이지 않고 딱 2만4000원으로 결정한 것이니까 카카오게임즈 측도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무리한 욕심을 내진 않은 것으로 보여요.

참고로 SK바이오팜 수요예측 때도 회사가 제시한 공모희망가격(3만6000원~4만9000원) 상단인 4만9000원 이상으로 받겠다는 신청이 100%였고, 실제 공모가격은 4만9000원으로 결정했어요. (*2017년 넷마블 수요예측은 공모희망가격 상단 초과 48.7%, 상단 32%, 미제시 19.1%. 기타 0.2%)

# 의무보유확약 비율 58%.. SK바이오팜보다 낮아

다음으로 살펴볼 내용은 '의무보유확약' 이란 항목인데요. 의무보유확약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이 '내가 공모물량을 받으면 일정기간 팔지 않겠다'고 자발적으로 약속하는 것이에요. 의무보유확약비율이 높을수록 상장 직후 기관투자자발(發)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해요.

<표>카카오게임즈 의무보유확약내역을 보면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1745개) 중 55.7%(972개)가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간 공모주를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신청물량 기준으론 58.59%, 즉 기관투자자가 받아갈 공모주 10주당 약 6주는 최소 상장후 보름간은 매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어요.

자발적 약속이면 나중에 안 지켜도 별수 없지 않느냐 생각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실제로 해당기간동안 주식을 팔았는지 여부를 각종 서류로 증명해야 해요. 만약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불성실수요예측참여자'로 찍혀서 최대 1년 정도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없는 ‘패널티’가 있어요.

참고로 SK바이오팜 수요예측때 기관투자자들은 신청물량 중 81.15%, 즉 자신들이 받아갈 공모주 10주당 약 8주를 최소 15일에서 최대 6개월까지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카카오게임즈는 SK바이오팜에 비하면 의무보유확약비율이 낮은 편이에요.

또한 카카오게임즈는 3개월 이상 팔지 않겠다는 비율이 전체 의무보유확약 물량의 42.2%인데 비해 SK바이오팜은 89.4%에 달했어요. 상장 직후 3개월 내에 나올 수 있는 기관발(發) 물량이 SK바이오팜보다 카카오게임즈가 더 많은 셈 .(*다만 SK바이오팜은 수요예측 이후 실제 기관투자자에  배정한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52.25%로 최종 집계됐어요.)
 

다만 카카오의 의무보유확약 현황은 2017년 상장한 게임업체 넷마블(의무보유확약비율 47.1% 중 3개월이상 35.5%)보다는 여러모로 좋은 편이에요.

# 상장직후 유통가능물량 22.6%..SK바이오팜의 3배

공모주투자때는 상장직후 주식시장에서 즉시 사고팔 수 있는 주식(유통가능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따져보는 것도 중요해요. 공모가격이 저렴해보여서 청약했지만 막상 상장 직후에 많은 유통물량이 나온다면 투자자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겠죠.

카카오게임즈의 상장직후 유통가능물량을 계산해봤어요.

카카오게임즈의 총발행주식은 7320만4731주(기존발행주식 5720만4731주+상장공모주 1600만주의 합계). 이 가운데 최대주주, 우리사주조합, 기타 자발적보호예수 등 총 5000만5499주(전체의 68.31%)는 상장후 3개월에서 최대 1년간 사고팔 수 없어요.

이 주식을 빼고 남은 유통가능물량은 2319만9232주(전체의 31.69%). 여기서 기관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 물량을 한 번 더 계산해야해요.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 공모물량(1127만7912주)에서 의무보유확약비율(58.59%)을 감안한 약 587만주도 상장후 15일에서 6개월간 매도물량으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결과적으로 상장직후에는 카카오게임즈 총발행주식(7320만4731주) 중 즉시 사고팔 수 있는 주식비중은 22.6% 수준. 즉 1659만주 정도가 유통가능물량이에요.

유통가능물량 1659만주에는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을 통해 받을 공모주 320만주, 기관투자자 배정 공모주 가운데 의무보유확약에 해당하지 않는 467만주, 그리고 상장 전부터 존재하던 기타주주 주식 872만주가 들어가요.

유통물량이 많고 적음을 판단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어요. 또 유통물량이 적다고 해서 반드시 주가가 오르거나, 반대로 많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떨어질 것이란 확신도 어려워요.

다만 유통물량 데이터상으로는 카카오게임즈의 상황이 SK바이오팜과는 다소 다르단 점은 확실해요. 소위 ‘따상’에 ‘연상’까지 기록했던 SK바이오팜은 상장 초기 카카오게임즈보다 훨씬 적은 유통물량으로 거래됐어요.

SK바이오팜은 총발행주식(7831만3250주) 중 최대주주 및 우리사주조합 보호예수(80%)를 제외하고도 기관투자자 배정물량 중 81.15%가 의무보유확약을 했고, 그 결과 SK바이오팜의 상장직후 유통물량은 총발행주식의 7.8% 수준이었어요. (물론 상장이후 직원들 일부가 퇴사하면서 유통가능해진 물량이 추가로 있었지만)

카카오게임즈가 SK바이오팜보다 상장직후 유통물량이 많은 이유는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공모주외에도 상장 전부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기타주주 물량이 있기 때문이에요. (SK바이오팜은 상장전 SK㈜ 지분율이 100%여서 다른 주주가 없었어요.)

# 청약증거금 50%... 환불은 9월4일 자동입금

지금까지 카카오게임즈 투자설명서(또는 증권신고서)에서 수요예측 이후 바뀐 내용들을 살펴봤어요. 마지막으로 공모주 청약하는 방법도 간단히 알아볼게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은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세 곳에서 할 수 있어요. 당연히 세 곳 중 한 곳이라도 증권계좌가 있어야 가능해요.

<카오게임즈 공모주 일반청약 물량 총 320만주>
-한국투자증권 176만주(1인당 청약한도 5만8000주)
-삼성증권 128만주(1인당 청약한도 6만주)
-KB증권 16만주(1인당 청약한도 8000주)

각 증권사별로 1인당 청약한도가 있지만, 자신들과의 거래실적을 따져서 다시 청약한도의 50%, 100%, 200% 식으로 달리 정하기도 해요.

증권사마다 정해놓은 1인당 청약한도만큼 100% 청약할 수 있는 사람은 통상 '일반고객'이라 불러요. 하지만 일반고객의 의미에는 보통 3개월 평균계좌잔액 3000만원 등의 조건이 붙어요. '일반고객'보다 두 배 정도 더 많이 청약신청을 할 수 있는 '우대고객'은 평균거래잔액 5000만원 이상의 조건도 붙어요. 따라서 공모주투자를 본업처럼 하는 사람 혹은 자금력이 풍부한 사람이 아닌 일반 개미투자자들이 증권사가 요구하는 이러한 최소한의(?) 현금부자 조건을 충족하기 쉽지는 않겠죠. 따라서 해당 증권사와의 거래실적이 저조한 개미투자자들은 1인당 청약한도의 50%까지만 청약할 수 있어요.(KB증권은 100% 가능)

공모주 청약은 증권사 지점을 직접 방문해도 되지만 온라인(HTS·MTS 등) 청약도 가능해요. 각 증권사 홈페이지에 자세한 방법이 나와요. 이틀간 진행하는 공모주청약은 통상 둘째 날에 많은 신청이 몰린다고 해요. 각 증권사별 경쟁률을 마지막까지 살펴보고 한 주라도 더 받을 수 있는(경쟁률이 낮은) 증권사를 찾아보는 투자자들도 많기 때문이에요.

청약금액의 50%를 증거금으로 내야해요. 예컨대 2000만원어치를 청약하기 위해선 증거금을1000만원 내고, 이후 본인이 실제로 청약 받은 주식수와 공모가를 곱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청약 마지막 날(9월2일)로부터 2영업일이 지난 9월 4일(금요일) 돌려받아요.

이 날짜는 투자설명서(또는 증권신고서)에 납입일로 표기되어 있는 날짜에요. 납입일은 돈을 내는 날짜란 의미이긴 하지만 통상 경쟁률이 무척 높은 상장공모주 청약 때는 먼저 낸 증거금만큼 모두 배정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납입일에 돈을 더 내기보단 먼저 낸 증거금을 돌려받는 '환불일' 개념.

예컨대 증거금 1000만원 내고 2000만원어치를 청약했는데 경쟁률 277대1을 기록했다면, 7만2000원어치 공모주 3주(2만4000원*3)를 받고 나머지 금액 992만8000원(청약방법에 따라 일부는 청약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음)은 9월4일 돌려받아요.

청약증거금 환불은 이자없이 원금만 돌려주고, 증거금을 돌려받는 건 별도로 증권사에 신청하지 않아도 9월4일 본인 계좌로 자동 입금 된답니다.

지금까지 카카오게임즈 공모주청약에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분석 그리고 공모청약 방법을 살펴봤어요.

이 기사는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을 권유하는 기사가 아니에요. 청약에 앞서 회사가 발표한 공시내용 중 어떤 점을 살펴보면 좋은지 함께 알아보고 앞으로도 계속될 공모주청약때 어떤 점을 살펴봐야하는지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에요. 카카오게임즈가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 공모가격이 어떤 평가방법을 통해 나왔는지, 또 투자판단때 꼭 참고해야할 위험요인은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공시줍줍]카카오게임즈의 339페이지짜리 자기소개서 참고해주세요.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요. 다음 줍줍은 9월 4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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