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핫(hot)한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이들이 몸담고 있는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드디어 주식시장에 입성한다는 소식! 빅히트는 지난 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오는 10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것임을 예고했는데요.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Army)분들의 관심도 상당하다죠.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의 성장이 곧 아티스트의 성장과도 직결되니까요.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투자는 금물! 빅히트가 어떤 곳인지 이번 상장으로 무엇을 하려는 건지 알아야 제대로 된 투자가 될 수 있겠죠. 앞서 카카오게임즈 상장관련 기사(☞관련기사: [공시줍줍]카카오게임즈의 339페이지짜리 자기소개서)를 통해 증권신고서의 중요성을 설명한 바 있는데요.
여기서 잠깐!!! 증권신고서는 어떤 회사가 증권(주식·채권 등)을 팔아 돈을 마련하려고 할 때 금융당국과 시장투자자에게 신고하는 서류. 자신들이 어떤 기업인지 소개하는 내용부터 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할 내용 등 기업에 관한 거의 모든 내용이 들어가요.
성공한 투자, 성공한 아미가 되기 위해 지금부터 꼼꼼히 빅히트의 증권신고서를 읽어보도록 하죠!
☞관련공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9월 2일 증권신고서(지분증권)
①빅히트엔터테인먼트, 뭐하는 곳일까
증권신고서 제2부 발행인에 관한 사항 Ⅱ. 사업의 내용
빅히트는 2005년 설립된 연예기획사예요. 방시혁 현 빅히트 대표이사 겸 이사회의장이 JYP엔터테인먼트를 나와 독립해서 세운 회사.
빅히트의 주요 사업은 BTS와 세븐틴, 여자친구 등 아티스트들을 활용한 음악 창작, 음반 및 음원 제작, 유통 및 판매, 공연, 출판, 매니지먼트, 머천다이징(MD, 굿즈제작) 등.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는 BTS·투모로우바이투게더 두 팀이 있고요. 계열사인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소속 세븐틴·뉴이스트와 쏘스뮤직 소속 여자친구까지 포함하면 총 5개 아이돌 그룹이 있어요.
이중 가장 독보적인 아티스트는 BTS. 올해 상반기 BTS의 앨범판매량은 427만장으로 2위인 세븐틴(121만장)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준. 빅히트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87.7%. 지난해에는 무려 97.4%를 차지.
음반판매뿐만 아니라 음원스트리밍, 공연, 굿즈 판매에서도 BTS가 압도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빅히트=BTS'라는 수식어가 전혀 과하지 않을 정도죠.
②상장물량 713만주 중 20% 일반투자자 살 수 있어
증권신고서 제1부 모집과 매출에 관한 사항 2. 공모방법
이미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로 후끈후끈해진 상장공모시장을 경험한 주식러들에게도 BTS로 탄탄한 기반을 빅히트의 상장은 초미의 관심사!
빅히트의 상장 방법은 100% 신주모집. 앞서 주식시장에 데뷔한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방식이에요. SK바이오팜은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을 섞은 방식이었어요.
①신주모집: 새로운 주식(신주)을 발행해서 투자자에게 파는 방법
②구주매출: 기존 주주가 갖고 있는 주식 일부를 투자자에게 파는 방법
③신주모집과 구주매출 섞어서 파는 방법
빅히트는 신주모집을 통해 주식 713만주를 새로 찍어낼 예정. 상장에 앞서 공모주청약을 받아 이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팔려고 해요.
하지만 713만주 모두를 아미를 포함한 일반투자자가 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142만6000주(20%)는 우리사주조합, 즉 빅히트 직원들이 가져갈 물량이고요. 나머지 570만4000주(80%)는 일반 대상 물량인데 그마저도 427만8000주(60%)는 기관투자자가 가져갈 물량이랍니다. 결국 아미를 포함 순수 일반투자자들이 살 수 있는 물량은 142만6000주(20%) 밖에 안 된다는 점.
빅히트는 투자자들에게 팔 주식의 가격 즉, 공모가액을 10만5000원~13만5000원 사이로 정했어요. (최종가격은 10월초 나중에 확정). 이 금액에 713만주를 곱해보면 최소 7486억원에서 최대 9625억원. 거의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빅히트 회사 통장에 입금 된다는 얘기.
물론 BTS를 보유한 빅히트가 돈을 잘 벌어왔어도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을 주식 좀 찍어서 뚝딱 만들어내는 것. 어마어마하죠? 이게 바로 회사들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랍니다.
아 근데! "카카오게임즈는 공모가가 2만원대던데 빅히트는 왜 이렇게 비싼 거야?" 싶으시죠. 회사 맘대로 정한 게 아니라 나름의 기준이 있답니다.
③빅히트 공모가, 10만~13만원 어떻게 결정했을까?
증권신고서 제1부 모집과 매출에 관한 사항 Ⅳ. 인수인의 의견(분석기관의 평가의견)
공모가액은 유사업종과의 상대가치를 비교해 평가하는 방법을 활용해 결정한답니다.
상대가치 평가방법에는 PER, EV/EBITDA, PBR, PSR 등이 사용되는데요. 빅히트는 EV/EBITDA방식을 활용했어요. 개념이 상당히 어려우니 일단 우리 EV/EBITDA만 공부해 봐요.
▶EV/EBITDA: 자산, 부채, 총발행주식 등 기업의 모든 가치가 매출 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따지는 지표. EV(Enterprise Value)는 기업가치, EBITDA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 상각비를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을 뜻함
가령 SK텔레콤 등 통신사들이 통신장비와 같은 설비투자에 막대한 자금을 지출하는데 쓴 돈은 매년 회계 상 장부에 나눠서 비용으로 적어야 해요. 하지만 실제론 투자 초기에만 돈을 지출할 뿐 이후에는 돈이 나가진 않고 장부상 기록으로만 남겨두는 것.
이렇게 하면 기업이 매년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이 실제보다 작게 보이는 모순이 나타나요. 이런 모순을 없애기 위해 설비투자비용을 차감하지 않고 영업이익을 바라보는 개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EBITDA라고 해요. 또 이러한 EBITDA를 바탕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이 EV/EBITDA. (사실 이렇게 설명해도 어려워요ㅠㅠ)
빅히트는 EV/EBITDA 방식을 사용한 이유로 "콘텐츠 및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각종 상각비 처리 등으로 인한 효과를 배제하고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으로 빅히트의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빅히트의 종속회사 비엔엑스가 운영하는 글로벌 팬 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Weverse Shop)과 아티스트들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제품사업화, 구글·유튜브 등에 투자한 금액을 SK텔레콤의 설비투자와 같은 선상에 놓고 본 것이죠. 참고로 위버스샵에서 나오는 매출은 올해 상반기 매출의 38.3%를 차지.
아무튼 EV/EBITDA방식으로 결정. 이를 통해 공모가액을 계산하려면 비교대상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동종업계라고 판단한 JYP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YG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5곳을 비교대상으로 골랐어요. 이들 5개 회사의 EV/EBITDA 수치를 뽑아봤더니 평균 42.36배가 나왔어요.
참고로 대표적인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왜 비교대상에 넣지 안 았냐고요?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5월 회사분할 결정에 대한 공시를 제때 올리지 않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기 때문. (최근 6개월 동안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위험종목, 관리종목,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사실이 없는 회사 중에 비교대상을 고름) SM엔터테인먼트 의문의1패.
그 다음 작업은 올해 빅히트의 상반기 EBITDA를 1년 치로 환산한 다음 5개 비교회사의 평균 EV/EBITDA 수치인 4.36배를 적용해서 계산하는 거예요. 그 결과 16만92원이라는 숫자가 나왔어요.
즉 동종업계 5곳과 비교해서 계산한 빅히트 주식의 값은 1주당 16만92원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이에요. 마지막으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기념으로 할인서비스까지 적용. 주당 평가가액에 3.441%~15.67%의 할인율을 적용한 10만5000원~13만5000원 사이의 금액이 최종적으로 희망공모가액으로 결정됐어요!
너무 어렵다고 느껴지나요? 사실 공모가격을 어떻게 결정했는지 빠삭하게 알면 좋지만 꼭 전부를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아요. 사실 주식은 비싸면 사지 않고 저렴해 보이면 사는 것. 나중에 이 가격이 제대로 책정됐는지 기관투자자들이 한 번 더 검증을 한답니다. 바로 수요예측이란 제도.(이건 다음번에 알아봐요) 이제 그럼 이렇게 주식을 새로 찍어내 투자자들에게 판 돈으로 무엇을 하려는 건지 살펴볼게요.
④주식 팔아 번 돈, 어디에 쓸까
증권신고서 제1부 모집과 매출에 관한 사항 Ⅴ. 자금의 사용목적
빅히트는 투자자들에게 팔 주식의 가격 즉, 공모가액을 10만5000원~13만5000원 사이로 정했어요. (최종가격은 10월초 나중에 확정). 이 금액에 713만주를 곱해보면 최소 7486억원에서 최대 9625억원. 거의 1조원에 육박하는 돈이 빅히트 회사 통장에 입금된다는 얘기.
앞서 713만주의 신주를 팔아서 최소 7486억원에서 최대 9625억원이 빅히트 회사 통장에 입금된다고 했는데요.
빅히트는 이 돈을 시설자금(535억원), 운영자금(829억원), 채무상환자금(2000억원), 타법인 증권취득자금(4050억원)으로 나눠서 사용계획을 밝혔어요. 구체적으로 볼까요?
-채무상환자금: 지난 6월 세븐틴 소속사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한국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을 갚을 예정
-타법인 증권취득자금: 세븐틴과 같은 실력 있는 가수들이 속한 회사를 인수하거나 그 회사에 투자하기 위해
-운영자금: 말 그대로 회사운영에 필요한 자금. 새로운 아이돌 개발, 브랜드 및 캐릭터 인수 등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사업 뢀동에 쓴다고 함
-시설자금: 빅히트는 내년에 서울 용산무역센터 모든 층(지하7층~지상19층)을 빌려서 이사할 예정. 신사옥에 들어갈 각종 시설 구축 자금에 사용
⑤BTS에 의존하는 빅히트, 괜찮을까
요약정보 1. 핵심투자위험
여기서 끝이냐고요? 아니요. 투자자 여러분들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남았어요. 바로 핵심투자위험분석! BTS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빅히트라지만 성공이 영원히 보장된다는 장담은 할 수 없죠. 따라서 이 기업에 어떤 단점이 있는지를 투자 전에 미리미리 알아두고 있어야 해요.
앞서 살펴봤듯 '빅히트=BTS' 라고 할 정도로 BTS에 대한 의존도가 높죠. 빅히트 스스로도 BTS 의존도가 높은 점을 핵심투자위험요소라고 설명할 정도예요.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편중 위험>
당사는 주요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의 매출액 비중이 2020년 반기 및 2019년 각각 87.7% 및
97.4%를 차지하는 등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설명서 中>
빅히트를 상장까지 이끈 일등공신이지만 반대로 BTS가 없으면 빅히트도 없다는 점. 동전의 양면이죠. 의존도가 높은 BTS멤버들이 군 입대를 해서 활동을 중단하면 빅히트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겠죠. BTS멤버들의 나이대가 1992년생~1997년생으로 모두 현역병입영대상이라는 점. 다만 가장 나이가 많은 1992년생 김석진(진)은 병역법에 따라 2021년 말까지 입영연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언제까지 빅히트가 BTS멤버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을지도 이 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예요. 현재 빅히트는 BTS 멤버들과 2024년까지 활동하기로 계약을 완료한 상태. 비교적 안정적으로 기간을 확보하고 있지만 혹시라도 계약기간 중 BTS멤버들과 분쟁이 발생한다면 회사가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또 BTS멤버들이 구설수에 오르면 빅히트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겠죠.
빅히트와 BTS가 계약을 하면 빅히트는 BTS멤버들에게 전속계약금이라는 걸 지급하는데 회계상 전속계약금은 자산에 해당해요. 사실상 BTS는 빅히트의 자산과 다름없는 셈이죠. 따라서 BTS의 향후 방향성이 빅히트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점, 꼭 알아둬야겠죠.
물론 빅히트가 마냥 BTS에 의존하고만 있지는 않겠죠. 실제로 이번 상장을 통해 얻는 금액 중 4050억원은 타법인 증권취득자금에 사용,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 글로벌 사업 다각화 등을 모색할 예정이에요.
그 밖에 빅히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침체, 콘텐츠산업 경쟁 심화, 이용자 취향변화, 음원스트리밍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미디어환경변화, 신규아티스트 배출로 인한 비용, 해외사징 불확실성 등을 핵심투자위험으로 꼽았어요.
⑥빅히트엔터 공모주 청약일정
자 이렇게 대략적으로 빅히트의 증권신고서에 담긴 내용을 살펴봤어요. BTS의 팬을 넘어 빅히트의 주주까지 넘보는 아미들이라면 하나 더 챙겨야할 것. 바로 공모주 청약 일정이죠!
증권신고서 효력: 9월 24일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 심사한 결과 ‘이상없다’고 판단해 효력이 생기는 것
-만약 증권신고서에 중요한 문제가 생겨서 정정해야한다면 효력발생도 연기되고, 그 이후의 일정도 줄줄이 늦춰질 수 있어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국내(9월24~9월25일), 해외(9월 14일~9월 25일)
-회사가 제시한 희망공모가격(주당 10만5000원~13만5000원)을 놓고,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사전수요를 받아보는 작업. 이를 통해 시장의 검증을 받고 최종 공모가격을 결정해요.
최종공모가액 확정공고: 9월 28일
-수요예측결과를 반영한 최종공모가격은 별도로 공시하는 것은 아니고, 현재 제출한 증권신고서, 투자설명서를 정정하는 방식으로 발표해요.
공모주 청약일: 10월 5일~10월 6일
지난번 카카오게임즈처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도 나중에 수요예측과 최종공모가격이 나오면 한 번 더 [공시줍줍]에서 다룰 예정이에요. 글로벌 핫 아이돌 BTS처럼 빅히트의 상장도 'Big Hit'를 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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