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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도 이젠 '빅3 법칙'…중소 플랫폼만 위기

  • 2021.05.20(목) 16:58

코로나19 특수 네이버·이베이·쿠팡에 집중
규모 경쟁에 성장 모멘텀 만들기도 쉽지 않아

이커머스 플랫폼의 양극화가 격심해지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빅3'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장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이득은 몇몇 상위 플랫폼들에게만 편중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향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가 곧 경쟁력인 시장 구조상 반전의 계기를 만들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시장에서 밀려나는 플랫폼들이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네이버·이베이·쿠팡, '빅3' 구도 고착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161조1234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플랫폼이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지난해 모바일기기를 통한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24.5% 늘어난 108조6883억 원이었다.

성장의 혜택은 주요 플랫폼들에 집중됐다. 지난해 거래액 20조원을 넘긴 이커머스 플랫폼은 네이버(28조원), 쿠팡(22조원), 이베이코리아(20조원) 3곳이었다. 거래액 10조원을 기록한 11번가와 함께 4개 플랫폼이 전체 거래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롯데ON·위메프·티몬·SSG닷컴 등 거래액 10조원 미만 플랫폼의 거래액은 모두 합쳐도 1위 네이버를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빅3 편중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쿠팡은 1분기 매출 4조73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4% 성장한 수치다. 오픈마켓을 주로 운영하고 있어 규모 차이는 있지만, 이베이코리아와 네이버쇼핑의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각각 25%, 40.3% 증가했다.

지난해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의 거래액이 전체 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들은 차별화된 경쟁력과 투자 여력을 기반으로 계속 성장했다. 쿠팡은 전국에 갖춰진 물류망을 활용한 로켓배송으로 여전한 시장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 식음료 카테고리에서도 영향력을 키웠다. 네이버쇼핑은 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의 역량을 십분 활용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중·장년층의 높은 선호도와 오픈마켓 1위라는 입지를 무기 삼아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빅 3를 제외한 이커머스 플랫폼은 성장세가 주춤하거나 역성장했다. 11번가는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5% 증가한 13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전년 대비 53%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던 SSG닷컴도 올해 1분기에는 9.8% 성장하는데 그쳤다. 롯데ON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 줄어든 280억원이었다. 티몬, 위메프 등 플랫폼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이커머스 시장이 많은 주목을 받고,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선두권 업체에게만 해당되는 호재"라며 "중위권 이하 플랫폼은 오히려 선두주자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영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쏠림 현상 더욱 심화…상승 여력도 '글쎄'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이커머스 시장의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이른바 '빅3 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빅3 법칙은 경쟁 시장에서 정부 개입이 없을 경우 3개 주자가 선두권을 형성해 경쟁을 주도한다는 이론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업계 등이 빅3 법칙의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투자 여력이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 후발주자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빅3에 진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SSG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네이버와 신세계 모두 확답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이 공동 전선을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세계와 네이버 모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상호 약점 보완이 가능해서다.

네이버의 참전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 다시 한 번 뜨거워지고 있다.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롯데그룹 등 입찰 경쟁사들의 합종연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 모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야 할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비록 여전히 가격 등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누구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단숨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을 붙들어두고 있다.

SK텔레콤은 11번가를 통해 아마존과의 연합 전선을 형성했음에도 불구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만큼 이베이코리아를 품는다면 아마존과의 협업에 탄력을 받는 것은 물론, 11번가 상장에 있어서도 큰 동력을 얻을 수 있다. MBK파트너스도 홈플러스를 보유하고 있어 이커머스와 시너지를 낼 기반을 갖추고 있다. 롯데쇼핑은 롯데ON을 성장시키기 위해 외부의 힘을 빌리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중소 플랫폼, 도태 위기…생존 전략 절실

다만 이러한 전략은 그나마 여력이 있는 소수의 플랫폼만이 세울 수 있다. 중소규모 플랫폼들은 이런 거대 인수합병(M&A) 경쟁에 뛰어들기 어렵다. 신사업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자체 생존을 도모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고객 충성도가 비교적 낮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첫 번째 경쟁력은 '가격'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워야 한다. 거래액·고객 수 등 플랫폼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판매자가 몰린다. 자연스럽게 판매자간 가격 경쟁이 일어나 소비자가격이 낮아진다. 이는 고객을 모으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진다. 규모 측면에서 열세인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운 이유다.

규모 문제는 신사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현재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추진하고 있는 주요 신사업은 온라인 중고거래·핀테크·배달 등이 꼽힌다. 이들 사업은 모두 다수 사용자를 확보해야 기존 사업과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사용자 확보를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비용 부담이 커진다. 이를 감당할 수 없는 플랫폼부터 시장에서 퇴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연승 한국유통학회장(단국대 교수)은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시장이 그렇듯 이커머스에서도 경쟁이 성숙해지면서 빅3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플랫폼들은 패션·식품 등 특화 분야를 찾아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를 버텨내기 어려운 플랫폼들은 하나둘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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