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속옷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몸을 압박하던 보정 속옷 대신 내 몸에 잘 맞고 편안한 속옷을 찾는 여성이 많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자는 '보디 포지티브(body positive)' 문화가 언더웨어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에 따르면 최근 와이어가 없는 브라렛, 브라캐미솔과 Y존을 압박하지 않는 여성용 사각팬티가 인기다. 지난 1월부터 6월 현재까지 브라렛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79%, 여성용 사각팬티 매출은 72% 각각 증가했다.
여성용 트렁크 팬티는 자주 여성 팬티 전 품목 중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여성용 사각 드로즈인 보이쇼츠는 올해 처음으로 삼각팬티 판매량을 넘어섰다.
인기를 끈 제품은 여성의 몸을 압박하기보다 편안한 착용감을 우선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봉제를 최소화해 속옷 라인도 드러나지 않는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예쁘지만 몸을 압박하던' 보정 속옷 대신 '편하고 내 몸에 잘 맞는' 속옷을 찾는 여성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한국 패션 마켓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이 내의를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은 '착용감'이었다. 외적 요인으로 꼽히는 '디자인'과 '코디성'은 각각 7위, 10위에 머물렀다.
국내 언더웨어업계는 보디 포지티브 문화에 발맞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쌍방울 트라이(TRY)는 올해 초 와이어와 후크, 봉제선, 어깨끈을 모두 없앤 '심프리(Seamfree)' 라인 속옷을 내놓았다. 보디 포지티브 가치와 편안함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란제리 브랜드 비비안도 최근 신축성을 살린 '마이핏'(MY FIT)을 론칭했다. '소프트 스트레치'를 강점으로 하는 효성티앤씨 원사를 사용해 편안함을 강조했다.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와이어가 없고 여성의 편안함을 강조한 '와이어리스 브라 컬렉션'을 선보였다.
BYC는 최근 속옷 맵시를 강조하던 기존 속옷 광고의 편견을 깨 주목받기도 했다. BYC는 브랜드 모델 '아린'이 속옷을 착용하지 않고 손에 들고 있는 화보로 역발상을 꾀했다.
업계에서는 착용감 중심의 편안한 속옷을 찾는 트렌드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용 사각팬티인 드로즈가 삼각팬티의 판매량을 넘어섰다는 사실은 최근 속옷 트렌드가 건강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여성들 사이에서 미의 기준이 달라지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지속하면서 편안한 여성 속옷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