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업계가 화장품 '샘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매장에서 화장품 테스트가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샘플을 내놓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무료로 샘플을 제공하는 '샘플 매대'를 설치해 매장 방문을 유도하는 마케팅도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업체들이 '트라이슈머(trysumer)' 공략에 나섰다. 트라이슈머는 '시도하다(tr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다. 광고나 관습을 따르지 않고 직접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고 구입하는 소비자를 말한다.
뷰티업계는 트라이슈머의 영향력이 큰 업종이다. 화장품은 제품군이 다양한 데다 직접 써봐야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따라 화장품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화장품 테스트가 어려워지자 제품 구입 전에 집에서 먼저 이용할 수 있는 샘플 화장품에 집중하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스킨1004'는 최근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기초 트라이얼 키트'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토너와 앰플, 크림, 수딩크림으로 구성된 기존 구성에서 용량을 줄여 샘플로만 구성된 제품이다.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기초 구성은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기록한 제품이다. 스킨1004는 '마다가스카르 히알루-시카 기초 트라이얼 키트', '마다가스카르 센텔라 트래블키트' 등을 판매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설화수의 '윤조 트라이얼 키트'도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설화수의 스테디셀러 제품인 '자음생크림', '윤조에센스' 등을 용량과 크기를 줄인 샘플 제품이다. 윤조 트라이얼 키트 구매 후기에는 "고가 제품이라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기엔 부담스러운데 샘플 키트로 다양한 제품을 써보고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 많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언택트 시향 키트'를 집으로 보내 향수를 이용해볼 수 있는 '비대면 시향회' 이벤트를 열었다. 직접 시향 키트로 향을 경험한 후 구매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최종적으로 향수 구매를 원하지 않는 경우 왕복 배송비를 포인트로 환급, 제품을 반품해준다.
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샘플을 활용하기도 한다. 아리따움의 '샘플마켓'이 대표적이다. 아리따움은 지난해 11월 오프라인 매장에 샘플 매대를 설치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구매와 상관없이 일주일에 한 번 원하는 샘플 5종을 무료로 제공한다. 샘플마켓을 이용한 고객을 대상으로 매월 할인 쿠폰도 발행한다. 샘플을 통해 고객 유입을 늘리고, 샘플을 경험한 고객이 실제 제품을 구매하도록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샘플마켓은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샘플마켓 운영 매장은 신규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용자 사이에서도 "코로나 시대에 원하는 제품을 부담 없이 홈 테스팅해 볼 수 있는 기회라 좋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범 운영 이후 현재까지 샘플마켓은 약 370곳까지 늘어났다.
업계에선 샘플을 활용한 마케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주춤했던 오프라인 매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특히 오프라인 공간이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차별화한 마케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정량적으로 샘플마켓 운영 매장과 미운영 매장 간 차이는 존재한다"며 "샘플마켓의 본질적인 성과는 새로운 고객 경험이 확장되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