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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빙, 일본 시장 다시 '노크'…이번엔 성공할까

  • 2021.12.01(수) 16:13

일본 J&K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국내 정체…해외서 '신성장동력' 확보
부진한 해외 사업에 '돌파구'될지 관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설빙이 다시 해외로 나간다. 아시아 최대의 디저트 시장인 일본에 1년만에 재진출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주춤한 만큼 해외로 눈을 돌려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설빙은 이번 일본 재진출을 계기로 해외 사업을 다시 본격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설빙은 과거 많은 해외 업체들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코로나19 등이 겹치며 실제 매장 오픈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직영점 등을 통해 실적을 검증하고, 우수한 파트너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2년만의 '일본 귀환'

설빙은 최근 일본의 J&K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브랜드 로열티를 받고, 운영은 현지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을 말한다. 직접 진출 대비 비용이 낮아 많은 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편의점 CU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설빙은 내년 2월 도쿄에 매장 2개를 동시에 오픈할 예정이다.

설빙은 1년만에 일본 사업을 다시 재개할 예정이다. /사진=설빙

설빙의 일본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설빙은 지난 2016년 일본 엠포리오사와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도쿄 하라주쿠점을 시작으로 매장을 총 6개까지 늘렸다. 월매출 2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엠포리오가 지난해 타 브랜드 사업에 실패, 파산하면서 설빙의 일본 시장 공략에 제동이 걸렸다. 사업 공백이 길어지자 일각에서는 철수설이 돌기도 했다.

엠포리오 파산 후 설빙은 약 20여 개의 기업과 협상을 이어갔다. 그리고 J&K를 새 파트너로 낙점했다. J&K는 지난 2009년 일본에 한국식 디저트 카페를 최초로 소개한 기업이다. 프랜차이즈와 외식 경영 컨설팅이 주력이다. 패션·잡화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던 엠포리오와 달리 전문성이 높다. 설빙은 J&K의 현지 사업 인프라를 활용해 오사카, 나고야 등 대도시에도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설빙, 일본에 집중하는 이유

설빙은 해외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서다. 또 설빙은 '빙수 전문점' 이미지가 강하다. 때문에 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다. 반면 해외에서 한국식 빙수는 아직 생소한 디저트다. 한류 확산으로 전 세계에서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활용해 시장을 공략해 볼 수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특히 일본은 '디저트 왕국'으로 꼽힌다. 일본의 디저트·카페 시장의 규모는 2015년 이후 매년 꾸준히 11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이자, 한국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주력 소비층인 10~30대 여성은 한국 문화에 익숙하다. 도쿄·오사카를 비롯한 대도시에서 한국식 카페가 인기를 끄는 등 기반도 갖췄다. 실제로 한국식 카페의 인기 메뉴인 '보틀 드링크'가 닛케이트렌디 10대 대상 히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게다가 일본 소비자들은 빙수에도 이미 익숙하다. 타 시장에서 한국식 빙수는 생소한 제품이지만 일본에서는 차별화된 디저트가 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마케팅 비용 등도 줄일 수 있다. 시장 환경도 유리하다. 큰 빙수 하나를 나눠 먹는 국내와 달리, 일본은 '1인 1메뉴'가 정착돼있다. 과거 설빙의 일본 매출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다. 설빙에게 일본은 공략도 수월하고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인 셈이다.

해외 시장 더 넓힌다…'실행'은 과제

설빙은 향후 해외 사업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중국 시장 재진출이 유력다. 설빙은 지난 2015년 중국 진출 직후 유사상표가 난립해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2년만에 철수했다. 이후 설빙은 가장 큰 유사상표였던 '설빙원소'를 상대로 상표무효 소송을 제기해 올해 초 승소했다. 법적 문제가 마무리돼 재진출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미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해 둔 북미·동남아 사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빙 관계자는 "설빙은 항상 해외 시장 확대에 관심을 가져 왔고 최근 일본 재진출도 이런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일본이 초기 해외 진출국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곳인 만큼 일본을 기반으로 주변 국가로의 추가 시장 진출에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다만 설빙의 구상이 모두 현실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스터 프랜차이즈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워서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매장 오픈과 운영 등 실무를 모두 파트너사가 담당한다. 때문에 파트너사의 역량이 부족하면 사업을 빠르게 확장할 수 없다. 실제로 설빙은 파트너사의 문제로 2017년 진출을 선언한 필리핀에 아직 매장을 열지 못했다. 캐나다에서도 3년째 밴쿠버에 한 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 진출 등 대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직영점을 통해 시장에서 먼저 검증받는다면 보다 우수한 마스터 프랜차이즈 파트너를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성과를 내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시장 진출 초기에 직영점으로 경험을 쌓는다"며 "단순히 해외 진출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직영점을 통해 우수한 실적을 낸 후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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