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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끗]③죠리퐁 해부해 보니…'비법 3가지'

  • 2022.03.10(목) 10:30

'밀쌀'을 고압으로 튀겨 바삭함 유지
크라운만의 '비법 당액'으로 맛 확장
독보적인 건조 기술 통해 품질 균일화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역사적인 사건에는 반드시 결정적인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역사책의 내용이 바뀌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꼭 역사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늘 우리 곁에서 사랑받고 있는 많은 제품들에도 결정적인 '한 끗'이 있습니다. 그 한 끗 차이가 제품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비즈니스워치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에 숨겨져 있는 그 한 끗을 알아봤습니다. 지금 여러분 곁에 있는 제품의 전부를, 성공 비밀을 함께 찾아보시죠. [편집자]

죠리퐁, 밀 사용 방식을 바꾸다

여러분들은 죠리퐁의 핵심 원료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죠리퐁 한 알을 들고 살펴보면 얼핏 '보리' 모양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한때 죠리퐁이 보리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죠리퐁의 원료는 '밀'입니다. 밀은 쌀과 함께 매우 오래전부터 인류의 식량이 돼왔던 작물이죠. 우리는 주로 밀을 가루로 만들어 먹습니다. 밀가루를 활용해 국수, 만두 등 다양한 음식을 만듭니다.

밀은 쌀과 달리 갈아서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곡식을 먹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입식(粒食)'과 '분식(粉食)'입니다. 입식은 알곡 그대로를 먹는 것을 말합니다. 쌀이나 보리를 우리는 그렇게 먹죠. 반면 분식은 갈아서 가루를 내어 먹는 것을 말합니다. 밀이 대표적이죠. 밀은 쌀이나 보리와 달리 알곡이 단단한 껍질에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그 탓에 쉽게 벗겨지거나 깎이지 않습니다.

밀은 알곡이 단단한 껍질에 쌓여있어 알곡 자체로 활용하기 보다는 가루로 만들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사진출처=lovepik

밀알의 껍질을 다 벗겨내면 식용으로 이용되는 '배유(胚乳)'가 나옵니다. 그런데 이 배유가 너무 부드러워 쌀, 보리처럼 알곡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습니다. 가루로 만들어 물에 반죽해서 쓰는 이유입니다. 이런 방식은 매우 오래전부터 사용돼왔습니다. 밀은 기원전 7000년경 지금의 이스라엘,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이란, 이라크 북동부 지역을 일컫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에서 처음 재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밀은 한자로 '보리 맥(麥)'이라고 씁니다. 보리와 비슷하게 생겨 그런 듯합니다. 다만 구분합니다. 밀은 '소맥(小麥)', 보리는 '대맥(大麥)'이라고 씁니다. 죠리퐁의 주요 성분표를 살펴보면 소맥이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보리가 아닌 밀을 사용한다는 거죠. 밀가루를 소맥분(小麥粉)'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죠리퐁은 이 밀을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게 사용합니다. 통째로 높은 압력에 튀긴 겁니다.

50년간 쌓인 레시피

죠리퐁에는 '밀쌀'이 쓰입니다. 밀쌀은 밀의 겉겨를 벗겨낸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밀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껍질 중 일부만을 벗겨내고 알곡의 형태를 유지한 것을 말합니다. 여기에 고압의 자동화 퍼핑(puffing) 기술을 통해 밀쌀 내부의 수분을 제어합니다. 수분이 제어해야 씹었을 때 죠리퐁 특유의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밀쌀에 풍부한 영양소들을 지켜낼 수 있죠.

죠리퐁 생산 초창기에는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이 직접 만든 반수동식 퍼핑기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자동화 설비를 활용합니다. 직접 튀겨보고 맛보면서 가장 최적의 압력의 정도와 튀기는 시간 등을 찾아낸 겁니다. 윤 회장이 각종 곡물을 튀기다가 사무실 절반을 화재로 태운 것에는 그의 이런 노력들이 담겨있습니다. 이런 노하우와 레시피가 50년간 켜켜이 쌓인 것이 바로 죠리퐁입니다.

미국산 DNS밀 / 사진출처=Scoular.com

죠리퐁에 사용하는 밀쌀은 미국산입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DNS(Dark Northern Spring)'라는 품종입니다. 미국산 DNS맥은 국내 간장 제조사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퍼핑시 팽창력이 좋고 진한 색감과 단단한 밀도가 특징입니다. 크기도 맞춰야 합니다. 생물인 밀쌀의 크기는 들쭉날쭉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최대한 균일하게 가져가지 못하면 죠리퐁의 맛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엄격한 선별 과정을 거칩니다.

미국 공식 곡물 표준에 따르면 DNS밀은 색깔이 가장 어둡고 표면이 단단합니다. 단백질 함유량도 높습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에 따르면 밀을 구성하는 성분 중 단단함을 결정하는 '유리질(법랑) 알맹이(vitreous kernels)'의 함량이 높을수록 단백질이 많이 포함돼있다고 합니다. DSN밀에는 단백질이 최소 14% 이상 함유돼있습니다. 크라운제과가 죠리퐁의 영양성분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죠리퐁의 맛을 좌우하는 '당액'

죠리퐁을 50년간 스테디셀러로 만들었던 또 하나의 요소는 바로 튀긴 밀쌀 겉에 코팅하는 '당액'입니다. 밀쌀의 특성상 고압으로 튀기면 고소하고 바삭합니다. 여기에 맛을 결정하는 각종 시즈닝을 입힐 수 있습니다. 죠리퐁이 다양한 맛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당액에는 크라운제과만의 비법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는 영업 비밀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하네요. 

또 하나의 비법은 바로 건조 기술입니다. 습기와 열에 약한 당액을 일 년 내내 같은 품질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조기술이 중요합니다. 과거 수동으로 건조했을 당시 여름철에는 생산량을 줄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자동화된 죠리퐁만의 건조 기술을 사용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현재는 죠리퐁 완제품의 수분 함유량을 2%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크라운제과

크라운제과가 죠리퐁 생산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밸런스'입니다. 밀쌀을 튀기면서 최적의 식감을 내기 위해 밀쌀 내부의 수분을 조절하는 밸런스, 튀긴 밀쌀과 당액의 밸런스 등이 죠리퐁의 핵심 기술이자 비법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50년간 끊임없이 연구와 실험을 반복해왔고요. 우리가 현재 만나고 있는 죠리퐁은 이런 노력의 산물인 셈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무리 이야기한들 죠리퐁을 늘 연구하고 고민하는 실무자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50살 죠리퐁을 더욱 사랑받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문해미 크라운제과 스낵개발팀 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 속에 죠리퐁 개발의 비밀들이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보물찾기 하듯 여러분들도 한번 찾아보시죠.

진화하는 죠리퐁, 다음 신제품은

문해미 크라운제과 스낵개발팀 연구원 / 사진제공=크라운제과

-먼저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죠리퐁 제품의 연구개발 담당하고 있는 스낵개발팀 문해미 연구원입니다. 

-죠리퐁의 원료는 '밀쌀'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곡물 중 밀쌀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죠리퐁을 개발하기 위해 당시 한국에서 구할 수 있던 쌀, 옥수수, 보리, 팥, 밀 등 거의 대부분의 곡물을 직접 튀겨 보고 선택한 곡물이 ‘밀쌀’입니다. 스낵과자로도 맛있지만 한국형 시리얼로 식사대용으로도 즐길  수 있어야 했기에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야 했죠. 곡물에 함유한 영양소가 퍼핑했을 때도 많이 남아야 하는데, 다른 곡물들은 거의 남지 않았지만 밀쌀은 영양 손실이 가장 적고 맛과 모양도 좋았습니다. 식이섬유, 단백질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고 높은 포만감까지 제공할 수 있었던 점이 밀쌀을 선택한 이유입니다.  

-죠리퐁 제조의 비밀이 있을까요? 다른 곳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크라운제과만의 죠리퐁 제조 비법이 궁금합니다.

△핵심은 자동화 퍼핑(Puffing) 기술입니다. 처음에는 반수동식 퍼핑건으로 제품을 생산했지만 이후 연구개발을 통해 최첨단기술인 CPG(Continuous Puffing Gun)로 최적의 조건에서 밀쌀을 가공하고 있습니다. 밀쌀 내부의 수분을 활성화 시키는 장치부터 압력을 가하는 시간 및 퍼핑 압력 조절 등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술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밀쌀 퍼핑시 최상의 식감을 구현합니다.

두번째는 코팅 당액입니다. 코팅 당액은 공개할 수 없는 크라운만의 비법 원료가 들어 있습니다. 밀쌀 고유의 풍미를 극대화 시켜줍니다. 당액을 적절한 당도로 가열시키면서 캐러멜화해 퍼핑된 밀쌀 특유의 맛을 담은 죠리퐁 고유의 맛으로 완성됩니다.

세번째는 건조 기술입니다. 우수한 코팅 시럽이 최상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화된 건조 기술이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과도한 캐러멜화가 진행되면 죠리퐁 특유의 맛이 사라지게 되고 건조가 부족하면 식감이 푸석푸석해집니다. 최상의 맛을 완성시키는 것은 크라운만의 건조 기술과 시럽과 밀쌀의 밸런스입니다.

-죠리퐁의 가장 큰 약점은 '습기'와 '열'일 듯 합니다. 이들을 차단하기 위해 특별하게 조치하는 부분이 있나요?

△크라운만의 독보적인 건조 기술이 핵심입니다. 죠리퐁 완제품의 수분이 2% 이하로 유지되도록 건조 조건을 설정합니다. 우리나라는 계절의 영향이 유독 크기 때문에 비가 많이 내리는 습한 여름과 건조한 겨울은 건조 조건이 다릅니다. 따라서 계절별로 건조 조건을 다르게 설정해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또 제품 포장시 포장지 내부에 질소를 충전해 공기를 포장지 밖으로 밀어내 포장지 내부에는 공기가 거의 남아 있지 않게 하고 질소로 습기가 침투하는 것도 예방 합니다. 

-죠리퐁은 다양한 시즈닝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새로운 시즈닝을 통해 자주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시즈닝을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시장과 경쟁사 그리고 고객의 관점에서 최신 트렌드를 분석하고 우리의 능력과 현실을 파악하는 등 객관적인 관점으로 스스로에 대한 평가를 합니다. 할 수 있는가? 도전할 만한 것인가? 등 종합적인 평가를 마친 이후에 개발을 시작합니다.

또 제품적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검토하는 부분은 조화입니다. 밀쌀 뻥튀기 특유의 맛 때문입니다. ‘고유의 맛과 조화를 이루어 새로운 맛을 탄생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됩니다.

당액이나 씨즈닝을 코팅하면 밀쌀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제품을 개발할 때 마스킹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통해 더 발전된 맛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죠리퐁을 한차원 발전시킬 수 있을지 또 고객들에게 더 사랑 받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죠리퐁 맛을 정립하고 구성하는 데 있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맛의 베이스를 구성하는 밀쌀과 퍼핑 조건입니다. 죠리퐁에 사용하는 밀쌀은 미국 DNS(Dark Northern Spring)라고 불리우는 우수한 품종입니다. DNS는 특유의 진한 색감과 밀도가 단단하여 퍼핑시 우수한 팽창력을 기반으로 크리스피한 식감을 제공합니다.

또 밀쌀은 생물이다 보니 항상 균일할 수가 없습니다. 엄격한 선별 과정을 통해 최적의 크기를 설정하고, 이것을 균일하게 퍼핑하기 위해  CPG 조건을 최적화해 최상의 제품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죠리퐁은 통곡물의 느낌을 그대로 살린 시리얼 스낵이란 점에서 베이스를 구성하는 밀쌀과 퍼핑 조건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50년간 죠리퐁이 꾸준히 사랑 받은 맛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항상 변함없는 균일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고객들도 변함없는 사랑을 주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더욱 향상된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죠. 끊임없는 노력이 눈에 보이지는 않겠지만 고객들께서 우리 제품을 드시고 변함없는 맛, 변함없는 죠리퐁으로 기억해주시고 공감해주시기에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죠리퐁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무더운 여름에 얼음과 바닐라아이스크림, 우유를 죠리퐁과 믹서기에 갈아준 다음, 컵에 담고 그 위에 토핑으로 죠리퐁을 듬뿍 담아주면 시원하고 맛있는 ‘퐁크러쉬’가 탄생합니다.

후라이팬에 녹인 버터에 마시멜로우를 넣고 같이 녹인 후에 죠리퐁과 좋아하는 과류, 건조 과일 등을 넣고 냉장고에 잠시 두었다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죠리퐁 마시멜로바’가 완성됩니다. 그래도 죠리퐁은 우유와 함께 시리얼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는 것 같습니다.

-향후 죠리퐁이 가고자 하는 근본적인 맛의 방향은 무엇으로 잡고 계시는지요?

△죠리퐁을 트렌드에 맞춰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고 있지만 곡물이 주는 곡물 본연의 맛이 기본이고 변함 없는 기준입니다. 제품적인 맛의 발전 방향은 통곡물 본연의 맛을 굳건히 유지하면서 견과류, 씨앗류, 건조과일, 마시멜로 등 다양한 맛과 식감을 제공해 죠리퐁 보다 더 발전된 시리얼을 만드는 것입니다. 

-새롭게 선보일 죠리퐁 신제품의 힌트를 부탁드립니다.

△죠리퐁은 풍부한 식이섬유와 각종 비타민 등 풍부한 영양성분을 함유한 건강한 과자입니다. 여기에 영양요소를 더 높이기 위해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된 곡물들을 활용한 제품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객들께 더 좋은 건강함을 드릴 수 있는 죠리퐁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와 독자분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세요.

△지난 50년 동안 죠리퐁을 사랑해 주신 고객님들께 항상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맛과 더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고객과 함께 발전하는 죠리퐁과 크라운제과 더 큰 사랑 부탁 드립니다. 제2, 제3의 새로운 죠리퐁으로 고객들께 보답하겠습니다. 

*본 인터뷰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서면으로 진행됐습니다.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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