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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준비' 마켓컬리의 점수 따기…"물류 확장"

  • 2022.04.18(월) 09:36

배송 자회사명 '컬리 넥스트마일'로 변경
물류 사업 강화 일환…대규모 인력 채용
상장 전 시장 우려 불식 위한 조치 분석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돌입한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물류 사업 강화에 나섰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실을 갖춘 모습을 보여 상장에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컬리의 실적 부진을 우려스런 눈길로 보고 있다. 물류 강화는 이런 점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컬리는 배송 솔루션 자회사인 프레시솔루션의 사명을 '컬리 넥스트마일(Kurly Nextmile)'로 바꾸고 본격적인 물류사업 확장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이를 위해 각 분야 전문인력에 대한 대규모 채용도 진행한다. 배송기획, 운영개선, 3PL 영업 등의 분야에서 세 자릿수의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넥스트마일은 현재 마켓컬리 샛별배송 서비스의 수도권, 부산, 울산 지역을 전담하고 있는 컬리의 자회사다. 컬리 외 다른 회사의 배송을 대행하는 ‘3자배송(3PL) 사업’도 일부 진행 중이다. 이번 사명 변경을 계기로 현재 40여개인 3자 배송 고객사 수를 올해 안에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넥스트마일은 컬리 배송사업부가 전신이다. 2019년 2월 자회사로 분사했다. 같은 해 9월 택배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했다. 지난해 9월에는 컬리와 함께 직영 배송기사인 ‘샛별크루’를 대대적으로 채용했다.

'컬리 넥스트마일' 로고 / 사진제공=컬리

넥스트마일은 국내 유일이자 최대 규모의 신선식품 풀콜드체인(Full Cold-Chain)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 차량 냉장배송을 실시한다. 저온설비를 갖춘 배송거점(TC)이 다른 새벽배송업체 평균 대비 약 3.5배가 많다.

컴퓨팅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머신러닝을 활용한 배송 수요량 예측, 배송관리시스템(TMS)을 통한 배차 자동화, 오배송과 지연배송을 최소화하는 데이터 인프라 구축 및 시스템 고도화 등이다. 실제로 넥스트마일의 2022년 3월 기준 배송 생산성은 2020년 1월 대비  83% 증가했다.

넥스트마일의 배송 영역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컬리는 경남 창원시와 신규 물류센터 건립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2023년 12월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두동지구에 컬리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넥스트마일의 새벽배송 지역도 더욱 넓어진다.

업계에서는 컬리의 이같은 행보가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컬리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7월쯤 상장이 목표다. 이에 따라 컬리는 최근 물류센터 건립 등 외형 갖추기에 나선 상황이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문제는 컬리가 주장하는 '가능성'과 시장이 컬리를 바라보는 시선 사이의 온도차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실적이다. 컬리는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번도 영업이익을 기록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해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신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컬리는 밖으로 드러나는 영업이익이 아닌 내부적인 수치인 '공헌 이익'을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헌이익은 제품의 매출액에서 제품의 변동비를 뺀 것을 말한다. 컬리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는 공헌이익은 2019년부터 3년째 흑자를 달성했다"며 " 공헌이익이 흑자라 함은 인프라 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조가 완성됐다는 의미"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식품 온라인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영업적자가 확대되는 것은 상장시 밸류에이션 훼손 요인"이라며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수익성 제고 청사진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번 물류 사업 강화 조치도 시장의 이런 우려를 조금이나마 불식시키려는 일환이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매년 악화되고 있는데 가능성만을 봐달라고 하기에는 시장을 설득하는데에 무리가 있을 것"이라면서 "가장 잘 하고 자신 있는 분야 중 하나인 물류에 포커스를 맞춰 시장의 우려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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