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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치킨 3만원' 그 남자, 진심이었다

  • 2022.04.28(목) 11:01

가격 동결 선언 4개월 만에 인상
"남는 게 없다"던 BBQ, 작년 최대 실적
'상생' 강조 불구 가맹점은 여전히 고통

/ 윤홍근 제너시스 BBQ회장

BBQ가 결국 가격을 올렸습니다. 전 메뉴의 가격을 2000원씩 인상했습니다. 앞서 BBQ는 교촌과 bhc가 가격 인상에 나서자 "서민 고통 분담"이라며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후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치킨은 3만원'을 거론했습니다.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을 위한 꼼수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고통분담 선언 4개월만에 현실이 됐습니다.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는 게 BBQ의 입장입니다. 특히 가맹점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밀가루와 식용유 등 원부재료 가격이 올랐고, 코로나19로 물류비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된 영향이 크다고 했습니다. 배달애플리케이션(앱)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도 주요 인상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앞서 윤홍근 회장은 직접 '치킨값 3만원'을 거론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윤 회장은 지난달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소비자들이 1닭 2만원'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는 말에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한 마리당 3만원이 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건비, 임차료, 유틸리티 비용이 많이 들어 가맹점들이 최저임금 수준도 못 받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을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남는 게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윤 회장은 "삼겹살을 먹을 때 150g이 1만5000원"이라면서 "1kg 정도를 먹으려면 10만원에서 10만5000원 정도 들어가는데, 사육농가에 살아 있는 생닭은 1.6kg를 도계해야 1kg가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들의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배춧값은 200% 올라도 300% 올라도 얘기를 안한다"고 말했습니다.

/ BBQ 로고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를 납득할 수 있는가 입니다. 라면과 치킨 등은 소비자들에게 물가의 척도가 되는 제품들입니다. 가격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2만원 치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3만원 치킨' 발언은 폭탄이었습니다. 특히 윤 회장이 치킨 가격을 삼겹살과의 비교한 것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은 쉽게 수긍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고 불매 운동까지 거론됐습니다. 

소비자들을 더욱 화나게 했던 것은 BBQ의 실적입니다. "남는 게 없다"던 BBQ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BBQ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3663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을 달성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5%, 영업이익은 18.9% 증가했습니다. 모두 역대 최대입니다. 코로나19 특수로 치킨 수요가 증가했던 덕분입니다. 실제로 지난 4년간 BBQ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3만원 치킨' 발언의 근거였던 가맹점의 수익성 악화 우려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프랜자이즈 본사는 가맹점에 각종 파우더, 기름, 소스 등을 '필수 물품'이라는 명목 하에 반드시 구매토록 합니다. 여기서 이윤을 남깁니다. 소비자들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필수 물품의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서 가격 탓만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BBQ는 이번 가격 인상과 함께 원부재료 공급가격 인상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언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소비자 가격을 올려도 원부자재 가격까지 함께 올리면 결과적으로 가맹점은 수익 개선 효과를 누리지 못합니다. 이외에도 BBQ는 마케팅 명목으로 많은 비용을 가맹점으로부터 받아갑니다. 2020년에는 80억원가량을 가맹점으로부터 받았습니다. 가맹점주들이 배달비 부담 증가로 수익이 감소한 상황에 적정 이상의 마진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물론 BBQ는 위기입니다. 교촌F&B와 bhc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경쟁사들은 수익성을 높여가는 마당에 BBQ도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겁니다. BBQ의 영업이익률은 약 16.6%입니다. 반면 bhc는 30%를 웃돕니다. 여기에 bhc와의 소송전으로 출혈도 큽니다. 최근 10건이 넘는 소송전을 벌이며 로펌 등에 대한 수수료 지출도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수익을 확보하려는 BBQ의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 

BBQ는 가격 인상 이유로 '가맹점과의 상생'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가맹점을 위한 것이라면 필수 물품 가격은 유지하고 가격 인상에 따른 효과는 가맹점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윤 회장이 강조한 '상생'이 진심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윤 회장의 상생은 빛이 바랬습니다. 더불어 '치킨 3만원 시대'도 곧 현실이 될 듯 합니다. 소비자들의 분노는 BBQ로 향하고 있습니다. BBQ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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