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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키우는 마켓컬리…내친김에 화장품도 '컬리 온리'?

  • 2022.11.18(금) 06:40

마켓컬리, 자체 브랜드 상품 확대 기조
식품·생활용품 이어 건기식도 PB 내놔
플랫폼 단독 판매로 충성고객 유치 효과

마켓컬리가 자체 브랜드(PB) 상품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마켓컬리의 주력 카테고리인 식품은 물론 비식품 부문에서도 주방용품과 가전제품 등 PB 상품을 늘리는 추세다. 이달 초엔 콜마비앤에이치와 손잡고 건기식 브랜드까지 선보였다. 최근 론칭한 화장품 판매 플랫폼 '뷰티컬리' 역시 향후 PB 브랜드를 선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PB가 기존에 판매 중인 제조사 브랜드(NB) 상품보다 저렴해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실제 쿠팡을 비롯한 주요 이커머스와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요 유통 플랫폼들은 다양한 PB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제품을 단독으로 입점시키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성공적인 PB 안착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컬리 PB' 이렇게 많았나

마켓컬리는 지난 2020년 4월 'KF365(컬리프레시365)' 프로젝트를 통해 PB 사업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콩나물과 애호박, 양파, 감자, 사과 등 과일과 채소류를 저렴하게 판매했다. 지난해부터는 키친타올과 미용티슈, 양말, 스타킹 등 비식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가성비 중심인 KF365보다 품질을 강조한 PB '컬리스'도 있다. 2020년 2월 '동물복지 우유'를 시작으로 통밀식빵, 캔햄 등을 선보여 각 카테고리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칫솔이나 물티슈 등 비식품군도 내놓고 있다. 현재 마켓컬리는 KF365 제품 130여종, 컬리스 제품 70여 종을 운영 중이다.

마켓컬리의 대표 PB 제품인 동물복지 우유./사진제공=마켓컬리

지난 9일에는 콜마비앤에이치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PB '엔도스'를 론칭했다. 원료 배합부터 성분 함량까지 컬리가 직접 설계한 브랜드로 멀티비타민·유산균·밀크씨슬·루테인 등 8가지 제품을 내놨다. 마켓컬리의 콜드체인 배송 시스템을 이용해 배송된다는 게 특징이다.

이밖에도 마켓컬리는 일상미소(정육), 뿔(프리미엄 정육), 베터미(식이조절 간편식), 마이퍼스트(베이커리), 랏츠오브러브·랏츠오브그린(간편식) 등의 PB를 운영하고 있다. 17일엔 옛날 치킨 2마리로 구성된 치킨 브랜드 '두마리99치킨'을 신규로 선보였다. PB만 무려 10개를 갖고 있는 셈이다.

PB가 대세

PB에 공을 들이는 건 마켓컬리뿐만이 아니다. 쿠팡은 14개 브랜드, 4200여개 상품을 PB로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만 수천억원대다. 곰곰 광천김, 탐사수 등은 카테고리 내 압도적인 매출 1위 상품이다. 이마트는 자체 브랜드 '노브랜드' 상품만으로 운영되는 기업형 슈퍼마켓 '노브랜드'까지 만들었다. 

편의점업계도 PB 전쟁 중이다. CU 헤이루, GS25 유어스, 세븐일레븐 세븐셀렉트 등은 이제 어느 유명 브랜드 못지 않은 '바잉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 비슷비슷한 구성의 상품들 속에서 경쟁사에선 구매할 수 없으면서도 높은 품질의 PB 상품이 점포 충성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업계의 다양한 PB 제품들./사진=비즈니스워치

마켓컬리는 초창기 다른 대형 이커머스에서 보기 힘든 고품질의 상품을 갖춰 인기를 끌었던 플랫폼이다. 하지만 몸집이 커지면서 이런 '프리미엄 콘셉트'가 다소 빛이 바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쿠팡이나 이마트몰에서도 어렵잖게 구매할 수 있는 대기업 제품들이 늘어나면서다. 쿠팡 로켓프레시, 오아시스마켓, 이마트 쓱배송 등 경쟁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상품 구성에서의 차별점을 유지하기 위해 PB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PB 외 마켓컬리가 단독으로 판매하는 '컬리 온리' 상품도 마켓컬리의 매출을 견인하는 중심축이다. 마켓컬리는 자체 제작 상품인 PB와 자체 상품은 아니지만 제조사와 손잡고 단독으로 판매하는 독점 상품을 '컬리 온리'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PB를 포함한 컬리 온리 상품은 판매량 순위 상위 10개 중 8개를 휩쓸었다. 

'뷰티컬리' PB도 나올까

마켓컬리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뷰티 플랫폼 '뷰티컬리'도 PB 확장이 가능한 카테고리로 지목된다. 이미 업계 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구조가 정착해 있어 신규 PB를 만들기 어렵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 글로벌 OEM·ODM 시장 점유율 14%를 차지하는 제조 강국이다. 국내 '빅 2'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연매출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마켓컬리가 이미 한국콜마의 계열사인 콜마비앤에이치와 손잡고 건기식 OEM 사업을 시작한 만큼 화장품 사업에서도 PB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제공=마켓컬리

다만 유통 플랫폼이 추진한 뷰티 PB 사업이 자리를 잡은 경우가 많지 않다는 건 마켓컬리가 뷰티 PB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마트는 2016년 센텐스, 2019년 스톤브릭을 각각 론칭했지만 손을 뗐고 롯데백화점도 2016년 시작한 엘앤코스를 2년 만에 정리했다. 홈쇼핑업계도 CJ오쇼핑(현 CJ온스타일)의 르페르 등 실패 사례가 잇따랐다.

제품력만큼이나 브랜딩이 중요한 뷰티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PB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마켓컬리 역시 뷰티 제품은 PB가 아닌 기존 브랜드 상품들을 유통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뷰티컬리는 현재 PB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며 "럭셔리부터 데일리 브랜드까지 다양한 브랜드 화장품을 입점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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