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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마을 매각설' 정육각, 흑자 전환 묘수 있을까

  • 2024.01.18(목) 06:30

적자 지속…올해 흑자전환 목표
내실 다지기 집중…비용 효율화 집중

/ 그래픽=비즈워치

2년 전 초록마을을 인수했던 축산물 전문 플랫폼 스타트업 정육각이 적자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품질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초신선 '식품'에서 초신선 '식생활'을 선보이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내실을 다지고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타트업이 24살 기업 품었다

정육각은 지난 2022년 대상으로부터 초록마을을 인수했다. 설립한 지 6년된 스타트업이 24년의 업력을 가진 회사를 인수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게다가 당시 초록마을은 수년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정육각은 이런 초록마을을 인수해 상품 라인업을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계산이었다.

초록마을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정육각은 축수산업에 ‘초신선’ 콘셉트를 내세웠다. IT를 기반으로 한 D2C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 2016년 도축한 지 나흘 이내의 돼지고기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어 당일 도계 닭고기, 당일 얻은 계란과 우유 등을 취급해왔다. 2021년엔 수산물과 밀키트로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상품 수를 급격히 늘리기보다 개별 상품의 품질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고수했다.

정육각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9년 41억원에서 2021년 401억원으로 커졌다. 2022년 초록마을 인수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2년 매출은 132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매출 성장과 반비례해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이다. 2019년 26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2022년 352억원으로 늘었다. 초록마을 역시 적자가 늘었다. 정육각은 "인수를 위한 일시적인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흑자 낼까

김재연 정육각 대표는 작년 영유아식 자체브랜드(PB) 초록베베 론칭 간담회에서 올해 흑자 전환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맞춰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올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더불어 고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토대로 신규 고객을 늘리는 한편 재구매율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생각이다. 

초록마을은 초록베베를 통해 30대 초중반 고객층의 신규 유입을 지속 유도할 계획이다. 미래 주요 고객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4050 액티브 시니어를 겨냥한 가공식 역시 공격적으로 출시한다. 정육각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초록마을 전체 활성고객수 증가분이 대부분 영유아 상품 구매 고객에게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전사 차원의 난제들을 풀어내는 '전사 PM' 조직도 신설했다. 가맹점 운영 효율 극대화, 점포당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착수했다.

정육각 실적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실적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육각 관계자는 "지난해 통합조직을 통해 상품, 공급망 관리(SCM), 물류, IT, 데이터 등 전 부문에 걸쳐 초록마을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한편 정육각의 확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된 초록마을 매각설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정육각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육각이 투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데다, 초록마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빌린 300억원대 단기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록마을 매각설이 불거진 상황이다.

정육각 측은 "초록마을 지분 구조화를 통해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경영권 매각은 양사 시너지에 집중하고 있는 경영 방침과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상품군 확대

정육각은 최근 채소, 과일, 곁들임 가공식품 등으로 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메인 요리는 물론 곁들임과 반찬, 후식까지 완벽한 한상차림을 정육각 상품만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달 한 달 간 신제품 40여 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정육각 측은 "커머스 운영 8년 차에 접어들며 정육각 품질에 익숙해진 고객들은 초신선 상품과 함께 즐길 일상 식재료의 판매를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며 "장기적인 검토 끝에 초신선과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확장을 시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재연 정육각 대표는 '대체 불가한' 초신선 식품샵으로 도약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상품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개별 상품의 품질 극대화하기로 했다. 또 주 7일 생산 및 자체 물류 솔루션의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육각이 공언한대로 과연 올해 적자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육각이 초록마을 인수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시너지를 내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슷한 콘셉트의 경쟁업체들이 많은 만큼 얼마나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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