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운영하는 배달앱 쿠팡이츠가 묶음배달 무료배달을 도입한다. 배달비 부담을 줄여 배달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유료멤버십 회원을 추가 유입시키려는 계산이다.
음식 10% 할인 대신 무료 묶음배달
쿠팡이츠는 배달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쿠팡의 유료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오는 26일부터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기존에 쿠팡이츠는 와우 회원에게 '음식가격 할인'을 제공해왔다. 이번 개편으로 음식가격 할인 대신 '무제한 무료배달'로 전환하기로 했다. 와우회원은 △무료배달과 △한집배달 중 원하는 배달을 선택해 이용 가능하다. 둘 중 묶음배달만 무료다. 묶음배달이더라도 도착예정 시간을 고려한 배달 동선을 최적화해 고객에게 신속한 배달을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와우 회원은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를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과 중복 사용도 가능하다. 쿠팡이츠 와우혜택은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충청, 강원, 경상, 전라도 주요 지역과 제주도 제주시 등 적용 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향후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달비는 누가 부담하나
쿠팡이츠는 배달비를 없애 고객들의 물가 인상 고통을 덜어주고, 외식업주에게는 추가비용 부담 없이 매출이 증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의 배달앱 이용 감소에 대한 자구책인 셈이다. 지난해 배달 음식 서비스 온라인 거래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줄었다. 음식배달비 상승 부담으로 이용자가 줄어들자, 외식업주들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무료배달 서비스는 쿠팡이츠의 '스마트 요금제'를 이용 중인 음식점에서만 적용된다. 쿠팡이츠는 지난달 5일 '스마트 요금제'를 도입했다. 주문 중개수수료 9.8%에 외식업주 부담 배달비를 1900~2900원 사이로 쿠팡이츠가 자동으로 최적화해 책정하는 방식이다. 즉, 쿠팡이츠가 책정한 배달비를 외식업주가 부담하고, 차액은 쿠팡이츠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는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배민은 60%가량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줄곧 1위를 차지해왔다. 이번 무료배달은 2위인 쿠팡이츠의 도전장인 셈이다.
또 이번 혜택은 와우회원을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와우회원은 현재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무료 묶음배달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고객 락인 효과를 배가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쿠팡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 와우 회원에게 기록적인 30억달러(3조9162억원)의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며 "쿠팡의 성장은 '고객에게 와우'를 선사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반영한 것으로 쿠팡이츠 와우혜택을 통해 고객은 물론 지역 입점 상인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배달업계의 출혈경쟁이 또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배달비 부담을 덜기 위해 '배민1플러스'를 론칭했다. 쿠팡이츠는 이에 맞서 외식업주들에게 배민과 똑같이 고객배달팁을 맞추라는 안내를 진행, 이후 스마트요금제를 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배달업계 경쟁 속에서 쿠팡이츠는 소비자 최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왔다"며 "향후 외식업주나 라이더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할 것"이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