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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아울렛보다 더 싼' 팩토리아울렛 확 늘린다

  • 2024.03.22(금) 16:36

[르포]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 가보니
광명 이어 서울 첫 점포 열고 사업 확장
차별화 유통업 모델로 높은 성장세

사진=정혜인 기자 hij@

이랜드리테일이 초저가 상품들을 내세운 '팩토리아울렛'을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팩토리아울렛이 이미 미국, 중국 등에서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에서도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랜드는 지난해 9월 오픈한 광명점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자 서울에도 첫 매장을 열고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다. 

직매입·직운영으로 더 싸게

이랜드리테일은 22일 서울 강동구에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을 오픈했다. 이 점포는 기존의 2001아울렛 천호점을 팩토리아울렛으로 리뉴얼한 점포다. 이랜드의 두 번째 팩토리 아울렛이자, 서울 시내 첫 매장이다.

뉴코아팩토리아울렛은 '아울렛보다 더 싼 아울렛'을 표방한다. 기존 백화점이나 아울렛과 달리 직매입, 직운영 구조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1년차 재고를 주로 판매하는 일반 아울렛과 달리 1년차부터 3년차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통상 1년차 상품은 정상 판매가에서 50% 이상, 2년차 상품은 70% 이상, 3년차 상품은 80%~90% 할인율을 적용한다.

이랜드는 아울렛 전체를 팩토리 형태로 운영한다. 현재 국내에서 이런 사업모델을 운영 중인 곳은 이랜드가 유일하다. 롯데는 2015년 팩토리형 아울렛 사업에 진출했다가 2019년 사업을 철수했다. 현재 신세계 등도 팩토리 매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아울렛 점포 내에 일부를 팩토리 매장으로 운영하는 형태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bizwatch.co.kr

일반적인 유통업 점포들은 브랜드 매장을 입점시켜 수수료를 받는 구조로 돼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은 브랜드와 계약을 통해 상품을 직매입해 판매하고 매장도 직접 운영한다. 매장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 판매도 이랜드가 맡는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매장 운영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랜드는 중간 마진 없이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쟁사에서 30~50% 정도 할인하는 상품들을 이랜드리테일은 50~70%까지 할인해 선보일 수 있다.

브랜드 별로 매장을 구획해서 운영하지 않아 직원 수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계산대도 1층에서만 운영한다. 뉴코아팩토리아울렛은 '셀프 매장' 형태로 운영된다. 각 층마다 약 3~4명의 직원만 배치돼 있다. 고객은 직원의 간섭없이 자유롭게 매장을 둘러볼 수 있다.

고객 편의를 위해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는 키오스크도 설치돼 있다. 이 키오스크에서는 상품 바코드만 찍으면 상품의 정상가와 할인율, 사이즈별 재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재고의 위치를 찾을 때는 직원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1호점 광명점 고속성장

이랜드가 모델로 삼은 것은 미국 유통 브랜드 '티제이맥스', '마샬즈'다. 혁신적인 모델로 각광 받으면서 유럽, 아시아 등으로도 확산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에서는 티제이맥스를 벤치마킹한 '하이맥스'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용 이랜드리테일 팩토리아울렛 총괄본부장(이사)은 "티제이맥스의 경우 연 매출이 30조에 달하고 이익률이 10% 이상"이라며 "하이맥스의 경우 중국 내에 점포가 20개 있는데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어 중국 하이테크 기업들의 투자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bizwatch.co.kr

지난해 9월 개점한 뉴코아팩토리아울렛 1호점 광명점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2월까지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했다.

타지역에서 광명점을 방문하는 고객 수도 크게 증가했다. 광명점이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된 지난해 9월 15일부터 12월까지 '원정 쇼핑'을 온 고객은 전년 대비 120% 증가했다. 젊은 고객들의 비중도 늘었다. 같은 기간 뉴코아팩토리아울렛 광명점의 2030 고객 비중은 전년 20%에서 40%로 크게 상승했다.

이 본부장은 "광명점 주요 매장 중 하나인 뉴발란스 팩토리의 경우 최고 3억원의 월 매출을 기록했고 비수기인 현재도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수준의 매출을 내고 있다"면서 "베네통, 시슬리와 같은 매장들도 규모는 크지 않지만 5000만원 이상의 월 매출을 내고 있어 더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광명점과 차별화 한 천호점

이번에 새롭게 리뉴얼한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은 지상 1층에서 4층까지 약 200여 개 브랜드로 구성돼 1호점 광명점(135개 브랜드)보다 브랜드 수를 늘렸다. 1층은 팩토리관, 2층은 여성관, 3층은 숙녀&골프관, 4층은 글로벌&아동관으로 이뤄졌다. 5층과 지하 1층은 기존과 같이 모던하우스와 킴스클럽이 운영된다. 주요 브랜드로는 띠어리, 폴로, 리바이스, 닥스 등이 있다.

천호점에서 처음 선보이는 매장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150㎡ 규모의 '스케쳐스 팩토리'가 입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스케쳐스 입점을 위해 스케처스 CEO를 직접 만나 설득했다. 

화장품 편집샵인 '코스메틱 팩토리'도 천호점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곳에서는 설화수, 토니모리 등 인기 화장품 제품들을 판매한다. 이월 상품은 아니지만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한다. 일부 제품은 백화점이나 올리브영보다 저렴하다. 뉴코아 최초의 락앤락 상설매장도 열었다. 신상품의 경우 30%, 이월 상품은 70~80% 할인해 판매한다.

사진=이랜드리테일

계열사인 이랜드글로벌의 아동복 제품도 직매입해 아동 전문관 '키즈덤'에서 선보인다. 이곳에서는 브랜드 매니저 없이 이랜드리테일이 직접 재고를 매입하고 가격을 책정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이랜드리테일은 5월 중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의 그랜드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이 때에 맞춰 오는 4월에는 서울· 수도권에 2개만 있는 '뉴발란스 팩토리'와 '뉴발키즈 팩토리'가 각각 400㎡와 230㎡ 규모로 문을 연다. 5월에는 4층에 애슐리퀸즈 매장이 760㎡ 규모로 추가 입점 한다.

연내 10여곳까지 확대

이날 오픈한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날 오픈 기념 사은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오픈 30분 남겨둔 오전 10시부터 소비자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오픈 시간이 되자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까지 긴 줄이 형성됐다. 오픈 30여 분이 지나자 1층 계산대에도 긴 줄이 이어지는 바람에 일부 소비자들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날 점포를 찾은 한 50대 여성 고객은 "2001아울렛일 때도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는데, 새로운 아울렛에서는 더 싼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놀랐다"고 말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bizwatch.co.kr

70대 주부인 또 다른 고객은 "주변에 직원이 거의 없어서 쇼핑하기가 편했다"며 "마음대로 매장을 실컷 둘러봤다"고 밝혔다. 30대 남성 고객은 "아이를 위한 옷을 구매하러 왔다"면서 "나이키 등 어린 아이를 위한 옷도 많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 같은 팩토리아울렛을 연내 전국 10여 곳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뉴코아아울렛,  NC백화점 중 상권이 적합한 중·소형 점포를 우선적으로 팩토리아울렛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본부장은 "고객이 쇼핑하게 편하도록 운영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상품 확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생결단의 마음으로 유통 시장을 바꿔보겠다는 의지로 팩토리 사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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