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티메프 후폭풍 막아라"…이커머스, 셀러 지원 나섰다

  • 2024.11.19(화) 07:30

무이자 대출·판매예치금 등 지원책 마련
피해업체들, 여러 오픈마켓 입점 다수
"상품 경쟁력 등 위해 셀러 여력 중요"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커머스들이 티메프 사태 피해 소상공인 지원에 나섰다. 무이자 대출부터 자사 플랫폼 내에서만 쓸 수 있는 판매예치금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기존 입점업체들이 티메프 사태로 타격을 입으면서 그 여파가 타 오픈마켓으로 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300만원이라도…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15일부터 사회연대은행을 통해 소상공인 대상 무이자 대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11번가에서 최근 6개월 이상 판매이력이 있는 연 매출 4500만원 이하의 소상공인이다. 신청일 기준 티몬, 위메프에서 판매 대금 미정산 내역을 증빙할 수 있는 신청자를 우대한다. 다만 정부 정책자금 지원 제외 업종에 해당하거나 금융기관 연체 등 결격사유가 있을 경우 제외된다.

대출금액은 업체당 300만원이다. 상환기간은 1년이다. 원금은 12개월 동안 월 25만원씩 상환하면 된다. 이자도 없다. 연체 시 불이익이나 제재도 없다. 대출액 규모는 작다면 작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에게 대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기금의 출처는 11번가의 사회공헌 프로그램 '희망쇼핑' 캠페인이다. 희망쇼핑 캠페인은 셀러가 등록한 희망상품이 판매될 때마다 후원금이 마련되는 구조다. 11번가는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약 20억원의 운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총 500여 개의 소상공인 셀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사회연대은행은 11번가 희망쇼핑 지원대상을 1년에 한 번 선발한다. 기금이 소진될 경우 신청은 조기 마감된다. 

사회연대은행 관계자는 "연체되지 않도록 (원금 상환) 미납 시 안내할 뿐 아니라 상환이 불가한 상황을 파악해 다른 지원을 연계하는 등의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비즈워치

G마켓·옥션도 지난 9월 말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피해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약 550여 곳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상생마켓 프로모션을 열었다. 또 G마켓은 오픈마켓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요소인 우수 판매자 확보를 위해 판매자 상생, 지원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G마켓은 첫 번째 프로젝트로 판매촉진을 돕기 위한 판매예치금 지원 행사 '탄탄대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우수 상품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의 판매예치금을 무한정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 판매예치금은 플랫폼 내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이다. 판매자는 지원 받은 판매예치금을 광고비, 환불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연말까지 중소판매자 동반성장을 위한 전폭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이후에도 판매자 니즈를 바탕으로 판매장려금 지원, 홍보·마케팅 강화, 상품 노출 확대 및 오프라인 홍보 등 다양한 주제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메프 사태 그 후

이커머스들이 티메프 사태 피해 판매자들을 적극 지원하는 것은 오픈마켓 판매자들의 여건이 각 플랫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8월 전산자료 조사 등을 통해 파악한 위메프·티몬이 판매업체에 지급하지 못하는 미정산금액 총액은 1조3000억원, 판매점은 4만8124곳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을 통한 대출 지원이다. 신정권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원래는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대출 지원책을 요구했으나 사태가 발생한 지 4개월이 지나면서 피해 판매자들이 긴급경영 안정자금을 자체적으로 수급하고 있다"며 "이제는 판매자들이 매출을 일으켜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해액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업체들은 여러 플랫폼에 나눠 입점해 있는 경우가 많다. 오픈마켓 셀러는 하나의 오픈마켓만 활용하기보다는 대부분 복수의 오픈마켓을 활용한다. 이외 티메프 사태에 따른 피해액 규모가 큰 업체들은 티메프 매출 비중이 70~80% 이상인 사업자들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기존에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쿠팡, G마켓, 11번가, 티몬, 위메프 등이었다. 현재는 티메프를 제외하면 직매입 비중이 90% 이상인 쿠팡과 달리, 오픈마켓을 중점적으로 영위하는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11번가와 G마켓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오픈마켓 셀러들을 얼마나 유치하고 유지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오픈마켓은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지 않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한다. 판매자들로부터 입점, 광고, 판매중개 등의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구조다. 여기에 판매자들의 판매 여건이 잘 마련될수록 상품 경쟁력이 강화돼, 더 많은 소비자들을 플랫폼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정산 지연으로 셀러가 피해를 입는 것은 결과적으로 오픈마켓을 활용하는 셀러들의 약화를 가져온다"며 "이커머스들이 티메프 피해 셀러를 지원하는 이유도 셀러들의 유동성 위기나 판매 여력이 줄어들면 타 오픈마켓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