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올해 3분기 게임과 결제·광고, 기술 등 모든 사업군이 고르게 성장했으나 '티메프 사태'로 적자 전환했다. NHN은 이번에 티메프 관련 리스크를 대부분 해소한 만큼, 주력 사업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모든 사업 성장했는데…티메프 여파로 적자전환
NHN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113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고 12일 밝혔다. 정우진 NHN 대표는 "NHN페이코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미회수채권을 영업비용으로 대손 회계처리하면서, 단기적인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NHN은 1407억원을 대손상각비로 인식했다. 현재 회생 절차 중에 있는 티몬·해피머니아이앤씨와 관련된 것으로, NHN은 향후 법원의 요구사항에 적극 대응해 회수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안현식 NHN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티메프 관련 리스크는 대부분 해소했다"며 "일부 미회수 채권이 발생할 수 있으나, 현재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NHN은 이와 함께 내년 1분기 중으로 NHN페이코를 NHN KCP의 구로 사옥으로 이전해 중복기능을 통폐합하고, 인력 효율화를 통해 전체적으로 비용 구조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CLO(쿠폰)·B2B(기업복지솔루션)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NHN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4% 성장한 6084억원으로 집계됐다. 게임과 결제·광고, 기술 등 모든 사업군이 고른 성장을 이어가며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티메프 사태 영향을 미반영하면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자릿 수에 이를 만큼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손익 개선이 이뤄졌다"고 했다. 실제로 일회성 대손상각비를 제외한 3분기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보면 게임은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한 1125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한게임포커 클래식'의 5주년 이벤트 호조와 추석 연휴 등의 영향으로 전체 웹보드게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8.1% 성장했다. 결제·광고는 NHN KCP의 국내외 가맹점 거래 규모가 성장하며 전년동기대비 10.3% 증가한 2926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술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한 1027억원이었다. NHN클라우드는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2.5% 늘어났고, NHN두레이 또한 공공 부문 매출이 확대됐다. 커머스는 NHN커머스의 중국 사업 신규 브랜드 협업 확대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0.5% 증가한 610억원이었다. 콘텐츠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505억원을 기록했다.
사업 확장·수익성 개선에 집중
NHN은 앞으로 주력인 게임 사업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며 성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지난 9월 소셜 카지노 게임 '페블시티'는 소프트 론칭 뒤 현재 각 국가에서 기술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내년 2월 북미와 서유럽을 중심으로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의 웹보드 경쟁력은 독보적이라고 자신한다"며 "전체 시장 사이즈가 한국이 제한적이다보니 페블시티를 통해 때문에 글로벌에서의 웹보드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내년 전략 중 하나"라고 했다.
'다키스트데이즈'는 모바일과 PC 버전을 동시 출시할 예정이며 내년 2월에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한다. 아울러 서브컬처 장르의 '스텔라판타지'는 게임명을 '어비스디아'로 변경하고 내년 2분기 출시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NHN은 내년에 총 8종의 신작을 선보이며 게임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NHN페이코는 현재 비상경영체제를 갖추고 사업구조 개선과 비용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쿠폰과 B2B 사업 등 주력 사업에 전사 역량을 모은다. 안 CFO는 "티몬, 위메프향 온라인 결제 중단은 당분간 페이코의 거래금액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NHN페이코는 빠른 적자 개선을 위해 주력 사업의 성장에 더 집중하겠다"고 했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9월 '범정부 서비스 통합창구 클라우드 임차 사업' 수주를 비롯해 올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관련 사업에서 전체 규모의 60% 이상을 수주하는 등 향후 민관협력 사업에서 성과가 기대된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올해의 공공 부문의 예산과 내년 집행 예정인 예산이 비슷한 수준"이라며 "올해 미집행 비용을 감안하면 올해 대비 2배 정도가 내년 시장으로 보고 있어, 올해보다 내년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국방부, 우주항공청 등 공공 부문에서 유의미한 신규 수주를 이어가고 있는 NHN두레이는 국내 SaaS(서비스형소프트웨어) 업계 최초의 금융 CSP(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업자) 안정성 평가를 바탕으로 금융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
이와 함께 NHN은 적극적인 주가부양 의지를 바탕으로 내년에도 예년 수준의 배당을 실행하고, 발행주식 총수의 3%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매입분 전량을 내년 중 소각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311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이날부터 약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에 나선다.
정 대표는 "내년 출시 예정 신작 8종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매진하는 한편, 그룹 전반의 지속적인 경영 효율화를 통해 전 사업 부문에서 수익 중심의 내실 성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