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스토어가 백화점업계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팝업 스토어를 찾는 고객들이 백화점 전체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는 브랜드에서 얻는 수수료 수입도 만만치 않다. 모객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는 마케팅이라는 평가다. 다만 높은 수수료 탓에 입점 업체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팝업 없인 못 살아
최근 몇 년간 백화점의 모객을 결정짓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팝업스토어다. 1030 젊은 소비층은 이번 주에 어떤 팝업스토어가 오픈하는지 확인한 후 백화점을 방문한다. 패션·디자인 브랜드는 물론 식품·채널·게임·애니메이션까지 확장됐다. 지난해엔 중장비 업체인 두산밥캣이 더현대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했다.
팝업스토어의 매력은 명확하다. 매번 똑같은 브랜드, 똑같은 구성이 아닌 갈 때마다 다른 브랜드들이 저마다의 콘셉트를 내세우며 고객들을 기다린다.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기 위한 방문이 아닌, 여가시간을 즐기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몰링 문화에 부합한다.
백화점 입장에서 팝업스토어는 '남는 장사'다. 팝업스토어는 일반적으로 부스 설치와 운영, 해체까지 모두 입점 브랜드가 맡는다. 백화점은 공간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팝업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이 다른 매장까지 들르며 매출이 늘어나는 건 덤이다. '팝업스토어의 성지' 더현대서울의 경우 개장 3년차인 지난 2023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오픈 이후 최단 기간 1조원 돌파 백화점이 됐다.
입점 브랜드들은 더현대서울이나 성수동 등 젊은 층이 밀집된 공간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지난달부터 더현대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GS25의 돈키호테 팝업에는 오픈 전인 오전 8시부터 줄이 늘어섰다. 16평 규모의 작은 공간에 1200명 이상이 몰리며 이슈가 됐다.
입점업체는 적자?
다만 일각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짧은 운영 기간과 높은 수수료 등으로 사실상 남는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겉으로 보기에는 수많은 고객들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것 같지만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적자가 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은 1~2주에 불과하다. 한 브랜드를 오래 소개하는 것보단 매주 다른 브랜드 팝업을 소개하는 게 모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더현대서울의 경우 1년에 운영하는 팝업스토어 수가 500여 개에 달한다. 타임스퀘어 역시 최근 1년간 진행한 팝업스토어가 300개를 넘었다. '다음 타자'가 쉴 새 없이 기다리는 상황이다.
팝업스토어 설치에 이용된 자재도 운영 기간이 끝나면 대부분 철거 후 폐기된다. 사실상 일회성 비용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던 A업체의 경우 1주일짜리 팝업을 운영하는 데 4000만원가량의 비용을 들여 3000만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백화점에 내야 하는 수수료도 만만치 않다. 입점 브랜드의 인지도나 팝업스토어 규모, 기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업계에서는 백화점이 받는 수수료가 통상 팝업스토어 매출의 20% 안팎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를 훌쩍 넘는 수수료를 냈다는 곳도 다수 있었다. 물론 여기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적용된다. 방문객이 적은 일부 복합쇼핑몰에서는 '수수료 0%'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팝업스토어가 지금처럼 난립하기 전에는 집객 효과도 확실했고 매출도 잘 나왔다"면서 "최근엔 비용은 늘고 효과는 떨어져 내부에선 '팝업 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핵심 상권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면서 수익까지 기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생각해야 하고 비용 역시 마케팅 비용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율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게 아닌 입점 기간과 규모 등을 고려해 협의하는 부분"이라며 "대부분 팝업스토어의 마케팅 효과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