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중국 무비자' 효과 아직…고민 깊은 면세점

  • 2026.01.23(금) 07:00

돌아온 유커…방문객 증가에도 효과는 '글쎄'
가성비 소비·채널 이동…흔들리는 면세 공식
관광객 유치 다변화 추진…체험·경험에 집중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면세업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지 3개월이 지났음에도 현장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회복 신호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업계는 올해 중국 단체관광객에 맞춰져 있던 영업 구조를 재편하는 '국적 다변화' 전략이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오긴 오는데

면세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내 면세점을 찾는 중국 단체 관광객 수는 무비자 시행 이전보다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시내점 4곳(명동본점·월드타워점·부산점·제주점)은 지난해 10~12월 중국 단체 입점객이 약 50%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은 130% 늘었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같은 매출 증가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방문객이 늘어난 폭에 비해 매출 회복 속도가 현저히 더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기간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중국 단체 관광객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0%, 롯데면세점 시내점은 30%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소비'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샤넬 매장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모습./사진=윤서영 기자 sy@

회복 지연의 배경으로는 중국 내수 경기 침체와 소비 행태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은 한때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큰 손'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 여력이 줄어들며 고가 화장품 중심의 대량 구매 대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성향이 뚜렷해졌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 채널 이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리브영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집중되는 상권 중 하나인 성수 일대의 올리브영 매장 내 외국인 매출 비중은 이미 70%를 넘어선 상태다. 외국인 관광객의 상당수가 중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면세점 대신 H&B(헬스앤뷰티) 스토어로 발길을 돌리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는 중국발 크루즈 노선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달에는 약 2300명 정원의 대형 크루즈 6척이 인천항에 기항할 예정이다. 연내에는 총 75척이 입항할 전망이다. 지난해 인천항에 입항한 크루즈(32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현재 추가적인 기항 문의가 이어지는 만큼 올해 입항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중국발 크루즈를 통해 방한하는 관광객은 면세업계에 기회 요인으로 평가된다. 크루즈 관광객은 체류 시간이 짧고 쇼핑 동선이 제한적인 만큼 여러 상권을 오가기보다 쇼핑과 체험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면세점 구조가 상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크루즈 관광 패키지 특성상 일정 수준의 쇼핑 수요가 보장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의존도 낮추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중론을 제기한다. 중국 시장을 둘러싼 정치·외교적 변수가 여전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 한·중 관계 경색과 정책 변화 등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이 중단되면서 면세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중국 관광객만을 전제로 한 전략을 펼치기에는 리스크가 있다는 지적이다.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이에 따라 올해 면세업계의 핵심 과제로 다국적 관광객 흡수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 의존하는 기존 운영 모델로는 지속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중심의 상품 구성과 마케팅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조정과 체험형 콘텐츠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해외 고객이 서울을 방문할 때 명동점을 '가고 싶은 곳', '여행 중 꼭 들러야 할 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쟁력 있는 단독 브랜드와 상품을 다수 확보, 이를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와 시너지를 통해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7월 문을 연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는 오픈 6개월 만에 식품 매출이 30배 성장, 타 카테고리 교차 구매 비중은 10배 이상 확대되는 성과를 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스타에비뉴./사진=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의 경우 지난 11일 재단장을 마치고 오픈한 '명동본점 스타에비뉴'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 유치하는 데 힘쓸 계획이다. 스타에비뉴는 K콘텐츠와 특별한 문화 체험을 선호하는 방한 여행객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스타리움' 콘셉트의 몰입형 전시 체험 공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환율 변동에 민감한 달러 결제 구조를 보완하고자 환율 보상 행사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비자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올해는 사업 구조를 재편하지 않고서는 버티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제 면세점은 단순한 쇼핑 공간이 아니라 국적을 초월한 관광 경험의 허브로 다시 정의돼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