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커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면세점과 호텔업계가 손님맞이에 분주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관광·유통 시장 회복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9일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됐다. 기존 5영업일 전까지 신청해야 했던 비자 발급 절차가 출발 24시간 전 전담여행사를 통한 간소 신청으로 대폭 단축되면서 한국 여행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무비자 시행 첫날 인천항에는 7만7000톤급 대형 크루즈선 '드림호'가 2000여 명의 관광객를 태우고 기항했다. 이 가운데 1700여 명은 서울로 이동해 남산, 명동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롯데·신라면세점을 방문했다. 같은 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는 항공편으로 입국한 중국 인수보험 VIP 고객 103명을 포함해 총 1500여 명의 중국 관광객이 매장을 찾았다.
호텔업계 역시 중국인 관광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외래객 증가로 서울 주요 호텔은 이미 80~90%에 달하는 투숙률을 기록 중이며, 여기에 중국인 수요가 더해질 전망이다. 면세업계는 오는 10월에도 약 1만 명 규모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서울, 부산, 제주를 방문해 관광과 면세 쇼핑을 즐길 것으로 예상했다.
유커 잡아라
면세업계는 이번 무비자 정책을 기점으로 중국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오는 10월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중추절 연휴와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 등 대규모 행사가 예정됨에 따라 다음 달 한국 방문객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은 중국인 선호 브랜드를 강화하고 알리페이·위챗페이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광저우와 칭다오 현지를 직접 찾아 주요 여행사, 파트너사와 협력 관계를 다지고 한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 통역사 200여 명을 초청해 서비스 교육도 마쳤다.
신라면세점도 중국 현지 사무소와 여행사를 통한 단체 유치에 나섰다. 전광판 환영행사, 골드 패스 증정, K-POP 팬미팅 등으로 대형 단체고객 유치에도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 단체·개별 관광객 모두를 대상으로 실직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위챗페이 캐시백, K-푸드 프로모션, 면세포인트 증정 이벤트를 운영 중이다.
현대면세점은 중국 여행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웨이보·위챗·틱톡·샤오홍슈 등 현지 SNS를 활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입지의 특성을 살려 MICE 단체 유치와 관광 연계 상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호텔업계도 발 빠르게 손님맞이에 나섰다. 외래객 증가로 서울 주요 특급호텔의 투숙률은 이미 80~90%에 달하고 있지다. 여기에 중국인 수요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호텔들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은 9~10월 중국 SNS ‘샤오홍슈’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체험단 마케팅을 진행한다.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 호텔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홍슈는 중국 밀레니얼·Z세대가 여행·소비 정보를 얻는 대표 플랫폼이다. 호텔업계는 온라인 입소문을 통한 고객 유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정책이 면세점과 호텔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특히 국경절 연휴와 국제행사를 계기로 중국 관광객 수요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기상조
면세업계는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을 계기로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재방문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과거처럼 중국 수요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여전히 큰 리스크여서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국내 면세업계는 코로나19와 중국 유커 부재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오랫동안 중국에 크게 의존해왔다.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대규모 쇼핑을 동반해 면세점 매출의 절대적인 기반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이 막히면서 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간신히 회복세를 보이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치면서 면세점 매출은 급감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매출은 1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줄었다.
이후 면세점은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에 의존해 매출을 유지했지만, 고환율과 중국의 면세정책 강화, 해외 직구 확대 등으로 경쟁력이 크게 약화했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주요 시내 면세점의 하루 평균 방문객이 1만명을 웃돌았으나 현재는 월평균 방문객이 1만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회복세가 단기적으로 매출 반등을 이끌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층 다변화와 서비스 경쟁력이 필수"라며 "특히 글로벌 경쟁 심화와 환율·정책 변수에 대비한 구조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