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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영구채 무산, 연말 연초 또 유동성 고비

  • 2013.12.06(금) 11:37

채권단 추진 3000억 원 신디케이트론도 쉽지 않아
유상증자 타이밍도 놓쳐…대한항공 추가 지원 가능성

한진해운의 4억 달러 영구채 발행이 사실상 무산됐다. 채권단은 대신 3000억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가 하락과 함께 유상증자도 타이밍도 놓치면서 한진해운은 당장 연말과 연초에 다시 한 번 유동성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의 추가 지원 가능성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 채권단, 영구채 대신 신디케이트론 추진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추진 중인 4억 달러 영구채 지급 보증 논의를 사실상 중단했다. 산업은행 측은 “우리와 농협 등 다른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지급 보증 참여를 꺼리고 있어 영구채 발행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영구채에 지급 보증을 해주면 비슷한 상황에 있는 기업들의 지급 보증 요청이 쇄도할 것이라는 점도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의 경우 STX사태의 여파로 올해만 1조 원에 이르는 적자가 예상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산업은행은 영구채 대신 3000억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다른 채권은행에 제안했다. 하지만 신디케이트론도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우리와 농협은행은 물론 산업은행조차 현재 영업과 재무상황만 놓고 본다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금융당국이 나서줄 것으로 주문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책적인 지원이 없으면 영구채는 물론 신디케이트론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의 금융권 차입금은 1조 4000억 원 규모로, 은행권에서만 1조 원가량 빌렸다.

◇ 한진해운, 연말 연초 또 유동성 고비 맞을 듯

채권단 지원이 지지부진하면서 한진해운은 연말과 연초에 다시 자금난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영업적자 상태가 이어지면서 현금은 들어오지 않는데, 기업어음과 회사채 원리금 상환 일정은 꼬박꼬박 돌아오면서 유동성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순차입금은 6월 말 현재 6조 9000억 원 규모로 연간 순이자 비용만 3000억 원이 넘는다. 이번 달 만기가 돌아오는 CP와 회사채만 1300억 원이 넘는다. 내년에도 3월 1800억 원, 4월 600억 원, 9월 1500억 원 등 3900억 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2015년과 2016년엔 각각 6800억 원과 6700억 원이 넘는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한진해운은 현재 터미널과 전용선사업 유동화채권 발행과 비영업용 부동산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필요한 현금 마련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주가가 5000원대로 떨어지면서 유상증자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진해운은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석태수 한진 사장을 새로운 사장으로 선임했다. 금융권에선 이를 두고 조 회장이 사실상 한진해운에 대한 섭정에 들어갔으며, 연말께 1000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 신청 등도 긴급 자금조달 방안으로 거론된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자본 조달력이 빈약해 자체적으로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발행하긴 어렵다”면서 “채권단이 연내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면 한진해운의 상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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