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연임한 한 회장은 당당하고 또 단호했다. 신한사태 관계자들의 반성을 촉구했고, 내부 인재 위주의 후계자 승계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로 변호했다.
한동우 회장은 신한 사태의 완전한 수습을 위한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관계자들의 자숙과 반성을 요구했다.
한 회장은 “경위가 어찌됐든 경영진 간 갈등은 신한답지 못했고, 신한의 브랜드 가치를 훼손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관계된 분들은 먼저 겸허하게 반성해야 한다”면서 “신한 사태 해결은 여기서 출발한다. 그런데도 관계자 분들을 만나보면 이러 부분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는 신한금융의 힘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분열보다는 통합, 과거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춰 신한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제 서로에 대해 누가 옳고 그르다고 평가하기 보다는 용서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런 기본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한의 도약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회장의 발언은 이날 신상훈 전 사장이 한 인터뷰에서 요구한 진상 규명과 복직 요구에 대해 분명한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 회장은 “연초에 신상훈 전 사장을 만나서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솔직히 온도차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 "내부 인재 위주의 후계자 양성 바람직"
기존의 내부 인재 위주의 회장 승계 프로그램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회장은 “일부에서 외부에 추천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하지만 우량기업이나 선진국 기업들은 모두 내부에서 인재를 양성해 승계하는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외부에서 회장을 선발하는 절차를 거치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의문이 든다”면서 “신한금융은 내부 후임자 양성 프로그램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직 회장이 회추위에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선 "회장이 경선에 나서지 않으면 참여하는게 당연하다”고 답했다.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해선 철저하게 수익성에 기준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매물로 나온 LIG손해보험 인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한 회장은 “M&A는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느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면서 “LIG손보는 수익성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신한금융그룹 앞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들이 놓여 있다”면서 “과거의 일들을 미래를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키고, 저성장 하에서도 탁월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신한만의 차별성을 확고히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