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양사태에 이어 최근 잇단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금융권에선 금융소비자 보호와 IT보안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하나금융그룹의 한 지붕 두 은행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행보가 눈에 띈다.
◇ 하나은행, 금융소비자 권익보호헌장 첫 선포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금융권 최초로 ‘금융소비자 권익보호헌장’을 선포하고, 금융소비자보호부를 은행장 직속 본부로 승격했다. 경영지원그룹장을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로 임명해 금융소비자보호 전반을 총괄하도록 해 무게를 실었다. 또, 부서 내에 전담변호사를 채용해 상품개발에서 제도 개선, 민원처리에 이르기까지 법률 검토를 지원한다.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은 취임 후 곧바로 현장경영에 나서 1년 반 만에 전국 지점 90%를 방문했다. 은행장의 현장 중시 태도는 금융소비자 보호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일어나는 고객의 의견을 청취하는 ‘하나 메아리 엽서’나 고객들을 초청해 금융서비스 이용 시 느낀 점을 이야기하는 ‘하나 솔로몬(Solomon)’ 제도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이런 금융소비자보호 틀 아래서 올해는 내규를 비롯한 은행 규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소비자보호자문단을 꾸리는 등 실질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컨텐츠를 더 확충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소비자보호시스템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은행 내 게시판 등에 흩어져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을 한군데로 모아 상품설계 및 판매,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원스톱 민원 해결을 목표하고 있다.
IT부문에선 정보보호 조직을 신설해 개인정보보호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또 모든 내부 전산시스템에 접근할 땐 보안시스템을 거치도록 해 비인가자의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인터넷 망을 분리해 내부 보안성도 크게 높였다.

▲ 하나은행은 지난해 금융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본점 부서장을 주축으로 '소비자권익보호협의체'를 신설했다. |
◇ 외환은행, 고객정보보호본부 신설해 보안 집중
외환은행은 하나은행에 뒤를 이어 지난해 9월 ‘금융소비자 권익보호헌장’을 선포했다. 또 최고책임자(CCO)를 중심으로 고객 중심 경영과 소비자보호 교육 참여는 물론 신상품 개발과 서비스 기획 시 소비자 보호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다른 은행과는 달리 금융소비자보호센터 업무개선팀이 접수 민원의 발생 원인을 분석해 즉각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신속한 민원 처리를 위해 ‘민원관리시스템과 ‘VOC(Voice of Customer) 관리시스템’도 운영한다.
‘민원관리시스템’은 고객 의견 접수에서 처리까지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사례별, 유형별로 의견을 분석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한다. ‘VOC 관리시스템’은 불만고객 중 실제로 표출하는 20% 고객 외 80% 내재된 고객의 소리를 수집해 각종 제도와 정책, 신상품 개발, 마케팅 활동 등에 반영한다.
외환은행은 금융소비자 권익보호 문화 확산과 민원 예방을 위해 매월 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자기진단’도 실시한다. 세 번째 화요일은 ‘건강한 금융검진의 날’로 정해 소비자보호와 고객만족, 준법지원 항목을 점검한다.
IT부문에선 올초 고객정보보호본부를 신설하는 등 전자금융 사기 방지와 고객정보 외부 유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정보보호본부는 고객정보보호부와 IT정보보안부 등 2개 부서로 운영되며, 정보보호 업무는 물론 IT정보 보안 업무를 총괄한다.

▲ 외환은행은 지난해 여성 고객 20여명으로 구성된 소비자참여단인 'KEB Sol-Together'를 발족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