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지난달 취임한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사이에서 외줄 타기가 예상된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
온라인 경제매체 기자들이 전하는 CEO 소식 김춘동 기자 연결합니다. 김 기자, 오늘 어떤 소식입니까?
<기자>
네,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이 다 돼 갑니다. 외환은행은 요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론스타에 팔린 이후 영업기반이 무너진데다 하나금융으로 주인이 바뀐 뒤엔 대주주와 노조의 갈등으로 조직 전반이 어수선하기만 합니다.
최근엔 수익성마저 가파르게 추락하고 있는데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취임한 김 행장의 향후 과제에 대해 살펴볼까 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외환은행의 상황이 어떤가요.
<기자>
네, 외환은행은 외환과 무역금융에 특화된 전문은행으로 출발했는데요. 과거 수출 주도형 경제발전 과정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글로벌 은행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직원들의 자부심도 대단했는데요. 하지만 외환위기의 고비를 넘지 못했습니다.
결국, 2003년 우리가 잘 아는 투기자본인 론스타 펀드에 넘어갔고 이 과정에서 영업력과 조직력이 많이 망가졌습니다. 그러다가 2년 전에 하나금융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는데요. 하나금융과 노조가 계속 첨예한 갈등을 이어가면서 좀처럼 도약의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김 행장도 위기감을 드러냈다죠.
<기자>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현재를 외환위기 이후 최대 위기 상황으로 진단했습니다. 수익성은 물론 직원들의 역량이 함께 추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론스타 체제를 거치면서 조직 전반은 물론 개개인의 경쟁력도 함께 무너졌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김 행장은 32년 동안 외환은행에서 근무한 전통 외환맨입니다. 외환은행 사상 두 번째 내부출신 은행장인데요. 그런 면에서 김 행장의 평가는 치열한 자기반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 행장은 앞으로 직원들을 강하게 키우겠다면서 채찍도 예고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가장 큰 숙제라고 꼽을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요?
<기자>
겉으로 보면 영업력과 수익성 회복이 가장 큰 과제입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주인이 여러 번 바뀌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흐트러진 조직 전반의 문화와 직원들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일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특히 임명권자인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의 정반대 요구를 잘 절충하는 게 중요한데요. 하나금융은 2011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5년간 독립경영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인수 시너지를 내려면 통합작업에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노조는 독립경영 사수를 외치고 있는데요. 김 행장이 조기 통합의 방패막이가 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김 행장은 내부출신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기자>
하나금융은 김 행장이 정통 외환맨이란 점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외환은행에 대해 구석구석 잘 알고 있는데다, 강단있고 시원시원한 덕장 스타일로 직원들의 신망이 높다는 점을 높이 산 건데요. 노조를 아우르면서 효율적으로 통합작업을 이끌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한 겁니다.
반면 말씀하신대로 정반대의 결과를 나을 수도 있습니다. 김 행장이 외환맨이란 신분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는데요. 외환은행 노조도 일단 내부출신 은행장을 환영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5년간 독립경영 보장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김 행장이 균형을 잘 잡지 않으면 양측으로부터 도대체 너는 누구 편이냐는 날 선 시선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 노조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뭐 이런 얘기가 되는 거죠? 그런거죠?
<기자>
네, 김 행장의 가장 큰 미션은 집안 단속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권에선 외환은행의 독립경영도 의미가 있지만, 이미 하나금융에 인수된 만큼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계속 한 지붕 두 은행 체제를 고집하면서 갈등을 이어가다 보면 하나금융은 물론 외환은행 스스로의 경쟁력도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는 건데요.
결국 김 행장이 노조와 직원들을 어떻게 잘 설득해서 하나금융과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 행장은 취임사에서 적극적은 소통과 함께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실타래처럼 얽킨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어갈 지 주목됩니다.
<앵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