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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인 KB금융 난제 어떻게 풀까

  • 2014.10.22(수) 19:58

윤종규 후보자, 조직 통합이 최우선 미션
영업력 회복과 지배구조 정비도 큰 숙제

KB금융그룹이 새 선장을 뽑으면서 새롭게 출항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KB금융 사태로 만신창이가 된 만큼 정상화 과정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새롭게 선장에 오른 윤종규 회장 후보자는 초유의 내분 사태를 해결하면서 조직 안정과 함께 재도약을 동시에 일궈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내분에 따른 갈등 치유는 물론 이곳저곳 구멍난 영업 경쟁력도 회복하고, KB사태를 촉발한 지배구조 역시 정비해야 한다. KB금융 이사회의 ‘책임지지 않는 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조직 통합과 화합이 최우선 미션

윤 후보자의 최우선 미션은 최근 내분 사태와 각종 사건•사고로 1년 넘게 흔들린 조직을 추스르는 일이다. 특히 1채널(옛 국민은행)과 2채널(주택은행)로, 또 낙하산 별로 갈갈이 찢어진 조직을 잘 보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일반 직원은 물론 노조와 사외이사진까지 두루 신망이 두터운 윤 후보자가 적임자로 꼽힌다. 내부 출신으로 분류되면서도 국민은행 출신도, 주택은행 출신도 아니라는 점 역시 큰 장점이다.

조직 통합의 첫 시험대는 인사가 될 전망이다. KB금융이 그동안 극심한 내홍을 겪은 만큼 앞으로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한 탓이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자가 어떻게 탕평 의지를 보여주느냐가 조직 통합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 과정에서 거센 외풍도 지혜롭게 차단할 필요도 있다. 윤 후보자는 그동안 CEO보단 참모형 인재에 가까웠다는 점에서 탕평 인사가 정무적인 능력을 확인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 영업 경쟁력 회복도 중요 과제

KB사태로 바닥으로 추락한 조직과 영업 경쟁력 회복은 두 번째 미션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리딩뱅크로 꼽히던 국민은행은 이제 2위 그룹으로 멀찌감치 밀려난 상태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5462억 원에 그치면서 우리은행과 함께 꼴찌 수준으로 추락했다. 몸집이 훨씬 적은 기업은행보다도 적었다. 특히 내분사태와 함께 흐트러진 현장 영업력 복원이 시급하다.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LIG손해보험 인수도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 LIG손해보험 인수와 함께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그룹 전반의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것 역시 당면 과제다. 그동안 미뤄온 인력과 점포 구조조정 역시 큰 숙제다.

◇ 지배구조•이사회 정비도 시급

지배구조 정비도 시급하다. 우선 회장과 은행장 겸직 문제를 풀어야 한다. 만약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한다면 책임과 역할을 보다 분명하게 정해 갈등의 소지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중장기적으론 내부 승계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

이사회도 제대로 견제할 필요가 있다. KB금융 이사회는 KB사태의 한 축을 담당했으면서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았다. 과거 KB금융 회장들이 이사회와 척을 지거나 결탁했다가 결국 옷을 벗은 만큼 정무 감각을 지혜롭게 발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와의 관계도 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관치와 외압으로부터 벗어난 역사적 날”이라면서 윤 후보자 선임을 반겼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노조와의 기싸움은 신임 회장에게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윤 후보자가 회장 경선 과정에서 ‘노치(勞治)’ 논란에 휘말린 전력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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