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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큰 짐 덜고 새 지배구조 짠다

  • 2014.12.11(목) 11:21

금융당국의 LIG손보 건 달라진 분위기 "이달 중 판단"
인수 성공 땐 1위 금융그룹 탈환, 지배구조 개편 급물살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인수도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LIG손보 인수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됐던 KB금융 사외이사의 거취문제가 일단락됐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LIG손보 인수의 길이 열리면서 1위 금융그룹을 탈환할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윤 회장의 색을 입힌 그룹 지배구조 재편과 조직개편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일거양득인 셈이다.


 


◇ 당국 "평가할만한 일" 호의적 분위기로 전환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전원 사퇴하기로 하자, 금융당국 내에서도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금융위원회는 KB금융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 LIG손보 인수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KB금융 지배구조에 대한 검사에 착수하는 등 사외이사들을 전방위로 압박해왔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KB사태에 책임을 지고 나간다는 것은 (좋게) 평가받을 만한 일"이라며 호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LIG손보 승인심사에 대해선 "금감원의 부문검사 결과를 참고로 해서 이달 중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오는 24일 금융위 정례회의에 안건을 올릴 것임을 시사했다.

안건만 올라가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승인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서도 승인을 내주지 않을 명분이 없게 됐다. 금감원도 이번 주 안으로 검사를 마무리 짓고, 관련 보고서를 금융위에 올릴 방침이다.

◇ 1위 금융그룹 탈환‥비은행 시너지 주목

결과적으로 윤종규 회장은 큰 걱정 하나를 더는 동시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게 됐다. LIG손보 인수에 실패했다면 그 화살은 결국엔 윤 회장에게 돌아갔을 터. 이제 막 시작하려는 윤 회장의 리더십에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하지만 LIG손보 인수에 긍정적 신호가 나오면서 1위 금융그룹으로 다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KB금융의 지난 3분기 말 총자산은 399조 원으로 1위 그룹인 신한금융지주의 401조 원에 못 미쳤다. 총자산 22조 420억 원(올 3분기 말 기준)의 LIG손보 인수에 성공하면 자연스레 1위 자리를 되찾게 된다. 비은행부문의 강화와 시너지 제고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회장은 그동안 LIG손보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강조하며 인수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는 "노령화와 저출산 등을 생각하면 보험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최근 손해보험은 생명보험에 많이 근접해 있고, LIG손보의 경우 장기보험상품 비중이 70%를 넘어 우리의 강점인 소매영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모든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은 자회사로 생보사를 두고 있다. 생보사가 아닌 손보사를 인수하는 KB금융이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 비은행 부문에서 숨통을 트이게 되면서 윤 회장은 취임 초 최우선목표로 내걸었던 리딩뱅크 탈환에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 윤종규식 지배구조와 조직개편도 탄력

또 하나 남은 것은 윤종규식의 지배구조를 짜는 것이다. 새롭게 이사진을 꾸릴 수 있게 됨으로써 전임 회장이 짜놓은 지배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된 셈이다. 다만 이번에 어떤 지배구조를 만드느냐에 따라 윤 회장의 리더십과 미래, 그리고 KB의 미래가 달려 있다.

이번 논란에서는 살짝 비켜 가 있지만 KB사태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은행 사외이사와 상근감사위원에 대한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나온다. 주전산기 교체문제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은 지주와 은행의 집행임원에 대한 거취도 언급되는 상황에서 은행 사외이사만이 제외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지난 11월에 박재완 은행 사외이사가 임기만료로 그만뒀고, 김중웅 사외이사는 의장직을 내려놨다. 아울러 내년 4월 임기만료 전에 퇴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나머지 강희복 송명섭 사외이사는 내년 9월에, 조인호 사외이사는 오는 2016년 4월에 임기가 끝난다. 이들에 대한 거취도 결정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안팎에선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고, 지주 슬림화를 추진하고 있어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 겸직 등의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은행 사외이사의 수는 줄어든다.

사장직 부활여부에 대해서도 윤 회장은 공식적인 언급을 꺼리지만 적당한 시기, 적당한 인물이 있으면 언제든 사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게 은행 안팎의 시각이다.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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