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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의 딴지]㊤KB사태 탓? 하영구 탓?

  • 2014.11.27(목) 11:34

금융위, KB금융의 LIG손보 인수에 부정적..부분검사 후 결론
사외이사진 길들이기•하영구 낙마 괘씸죄 등 배경 놓고 논란

KB금융그룹은 과연 LIG손해보험을 품을 수 있을까? 분위기는 좋지 않다. 열쇠를 쥐고 있는 금융위원회가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서다. 물론 KB금융 사태가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반면 금융위가 KB금융 길들이기 차원에서 LIG손보를 압박용 카드로 쓰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막무가내인 KB금융 사외이사진이 주된 타깃으로 꼽힌다. 금융위가 밀던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KB금융 회장 경쟁에서 낙마하면서 괘씸죄가 더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20일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금융위는 이날 사외이사를 비롯한 금융회사 이사회를 대폭 뜯어고치는 데 초점을 맞춘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내놨다.


◇ 금감원, 다음 주 KB금융 검사

KB금융은 지난 6월 LIG손보 인수를 위한 예비인가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금융위는 넉 달째 보류 중이다. 60일로 정해진 심사기간도 훌쩍 뛰어넘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에야 공식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답변에서 “KB금융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상황을 보면 (승인 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다”면서 “내달 초 부분검사를 진행한 후 연내 최종 가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KB사태로 심각한 허점이 드러난 만큼 경영관리 능력을 재검토한 후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얘기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다음 주 KB금융에 대한 부분검사에 착수한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등 LIG손보를 인수할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 KB금융 사외이사 손보기 용?

다른 관측도 나온다. KB사태 후 그룹의 1, 2인자가 모두 물러났는데도 사외이사진은 버티기로 일관하자 LIG손보를 압박용 카드로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융위는 그동안 수차례 사외이사진도 KB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만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KB금융 사외이사진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오히려 일부 사외이사들은 금융위의 관치금융을 문제 삼으면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본격적으로 KB금융 사외이사진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가 최근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역시 KB금융 사외이사진을 주된 타깃으로 만들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하영구 낙마로 괘씸죄도 추가?

KB금융이 또 다른 괘씸죄에 걸린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금융위가 KB금융 회장으로 밀던 하영구 전 씨티은행장이 낙마하자 보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역시 대상은 사외이사진이다.

금융권에선 금융위 고위인사가 하 전 행장을 KB금융 회장 후보 밀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하 전 행장이 KB금융 회장 경쟁에서 낙마한 후 곧바로 은행연합회장 내정설이 돌자 루머는 사실로 굳어졌다.

LIG손보와 관련해 가타부타 말이 없던 금융위가 KB금융 회장이 새로 뽑힌 후 부정적인 내용을 흘리기 시작한 대목 역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 의장이 잇따라 자진 사퇴했지만, 금융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 흥분한 금융위 너무 나갔나?

그러다 보니 금융위가 너무 나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KB금융 사외이사진에 대한 불만을 LIG손보 카드로 풀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KB금융 사외이사진에 큰 결함이 있지만, 이사회 의장이 물러나면서 명분을 준 만큼 계속 지배구조를 걸고넘어지는 건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위가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안에 따르면 기존 KB금융 사외이사진도 내년 초부터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금융위가 주문하는 바람직한 지배구조 모델도 모호하다. 사실 KB금융의 지배구조는 신한과 하나 등 다른 금융지주회사들과 겉으론 대동소이하다. 이사회의 권한이 더 막강하긴 하지만 지배구조의 형식만 놓고 보면 KB금융만 문제 삼긴 어렵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사태로 지배구조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했다면 그때 곧바로 불허 방침을 통보했어야 했다”면서 “계속 시간을 끌다 보니 이런저런 논란과 함께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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