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우여곡절 끝에 LIG손해보험을 품에 안을 수 있게 됐다. 대형금융지주 순위에서 뒤로 완전히 밀렸던 KB금융은 총자산 기준으로 단숨에 2위로 뛰어오른다. 리딩그룹 탈환에도 성큼 다가갈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4일 정례회의에서 KB금융의 LIG손해보험과 LIG투자증권 자회사 및 손자회사 편입을 승인했다.
◇2등 금융그룹 '껑충'..비은행 비중 20% 육박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사실상 첫 과제였던 LIG손보 인수를 무사히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자산 순위 2위 금융그룹으로 뛰어오르고, 비은행사업 비중도 확대되는 등 금융지주의 무너진 자존심을 세우는데도 큰 몫을 해냈다.
KB금융의 연결총자산은 301조 7000억 원에에서 LIG손보를 더하면 325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난다. 농협금융(313조 원), 하나금융(312조 원)을 거뜬히 제치고, 1위 그룹인 신한금융지주(335조 원)에 바짝 따라붙었다. 관리자산과 신탁계정 등을 단순합한 총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신한(401조 원)을 제치고 423조 원으로 1위를 탈환하게 된다.
비은행부문의 강화로 그룹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9월 말 기준 은행 비중은 86.7%에 달했으나 LIG손보 인수로 80.4%로 낮아진다. 이는 금융지주 가운데 고른 포트폴리오를 갖춘 신한지주(76.4%)와 비교해도 크지 않은 차이다.
▲ (단위: 조원, %, 자료:금감원) |
KB금융은 이번 계열사 편입으로 KB금융의 플랫폼을 활용하고 브랜드 가치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LIG손보와 KB캐피탈 간 자동차 복합상품 개발 등을 통해 자동차금융 상품을 완비하고, KB생명과 LIG손보 간 교차판매 등 채널 다양화도 꾀할 예정이다. 은행계 금융지주에서 손보사를 인수하는 사실상 첫 사례인 만큼 어떻게 시너지를 낼지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윤 회장은 그동안 LIG손보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강조하며 인수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는 "노령화와 저출산 등을 생각하면 보험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최근 손해보험은 생명보험에 많이 근접해 있고, LIG손보의 경우 장기보험상품 비중이 70%를 넘어 우리의 강점인 소매영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해왔다.
아울러 윤 회장은 그룹 포트폴리오상 비은행 부문에서 도약의 발판을 다지게 됨으로써 취임 초 최우선목표로 내걸었던 리딩뱅크 탈환에도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6개월 내 자사주 13.8%도 추가 인수
이번에 KB금융이 인수하는 LIG손보 지분은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 등 대주주 8명이 갖고 있는 지분 19.47% 이다. 금융지주법상 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선 3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KB금융은 지분 인수 후 6개월 이내에 LIG손보 자사주 13.8%를 추가 인수하는 형태로 지분율 30% 이상으로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IG손보와 함께 딸려 온 LIG투자증권은 KB금융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KB금융은 이미 KB투자증권을 증권 자회사로 두고 있다. 따라서 KB투자증권과 합병하거나, 아니면 아예 매각하는 방안 등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