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주주총회장에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을 또 다시 마주했다. 지난해 11월 윤 회장 선임을 결정하는 임시 주총에 이어 27일 정기주총에도 김 소장이 등장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임시 주총에서 김 소장은 회장 선임 결의에 앞서 'KB 사태'에 대한 사외이사 책임론을 집중 추궁하면서 사외이사들은 물론이고 윤 회장을 긴장케했다. 추가 발언을 하려는 김 소장을 제지하고 폐회를 선언하면서 작은 소동도 있었다.
이번 주총 분위기는 달랐다. 지배구조 등의 대부분의 현안이 마무리된 상태여서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김 소장 또한 그동안 KB금융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그가 발언을 시작하자 지난 임시 주총을 기억하는 일부 주주들은 주총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중간 중간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이내 사그라졌다.
김 소장은 지난 이사회에서 CEO승계프로그램을 확정짓지 못한 것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특히 현직 CEO의 연임 우선권 문제를 이사회에서 합의하지 못했는데 이것이 뭔가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윤종규 회장은 "실행력을 위해선 새로 구성되는 이사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필요하다는데에 인식을 같이 했다"며 "(오늘 주총서 새로 선임된) 차기 이사진들과 충분히 논의해서 경영안정성 확보를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사장직 신설 여부와 추가 사내이사(등기) 선임에 대한 질문엔 "지주 사장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따져보고 좋은 분이 있으면 모셔올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분간은 (겸직으로 인한 업무 가중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사장 선임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사장을 선임하면 이사진들의 동의를 얻어 사내이사로 추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사내이사 수가 많으면 CEO가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있기 때문에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이사들과 상의하겠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은 이날 사외이사 전원을 교체했다. 새 사외이사로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최운영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유석렬 삼성토탈 고문, 이병남 LG경영개발원 인화원 원장, 박재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법대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등 7명을 선임했다. 이홍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은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주총 직후 열린 임시 이사회에선 최영휘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