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도전이 시작됐다. 전일 영업력 강화를 위해 국민은행의 조직을 확 뜯어고친데 이어 30일엔 지주와 은행 임원들도 물갈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인사원칙이 이번에도 맞아 떨어졌다. 윤 회장은 새로운 조직과 새로운 사람들로 진용을 꾸렸다. 조직개편과 마찬가지로 인사의 키워드 역시 '영업'이었다. 영업통으로 그룹 계열사 대표 대부분을 채웠고, 은행도 영업통을 전면 배치했다. 윤 회장은 사실상 취임 첫 해나 마찬가지인 내년도 리딩뱅크, 리딩금융그룹 탈환을 위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한다.
취임 초 강조한 성과와 역량 중심의 인사 원칙도 지켰다. 이번 인사 대상자들 54명 가운데 외부인사는 4명에 불과했다.
| ▲ 사진 왼쪽부터 강문호 부행장, 이오성 부행장, 지주 양종희 부사장 |
◇ 계열사 10명중 7명 교체..4명이 영업통
KB금융 계열사 사장단 10명 가운데 단 3명, 김덕수 국민카드 사장,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 오정식 KB캐피탈 사장만이 살아남았다. 새로 선임된 7명의 대표이사 가운데 5명은 내부에서 발탁했고, 이 중 4명은 영업능력이 검증된 국민은행 지역본부장들로 채워졌다.
전병조 KB투자증권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영만 KB저축은행 사장,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사장은 모두 지역본부장 출신이며, 오현철 KB신용정보 사장은 국민은행 여신본부 부행장에서 자리를 옮겼다.
신용길 KB생명보험 사장과 김윤태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은 각각 교보생명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산업은행 리스크관리 부행장을 지낸 외부 인물이다.
◇ 부행장 7명→5명 축소..대부분 영업통
은행 역시 새로 선임된 본부 임원 16명 가운데 11명이 지역본부장 또는 지점장이고, 승진한 임원 8명 중 6명이 지점장 출신이다. '영업 지원을 위한 본부 조직'이라는 윤 회장의 경영방침이 완벽히 반영됐다.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은행 부행장은 7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기존 7명 중에서 4명의 부행장은 옷을 벗었다. 강문호 업무지원본부 전무와 이오성 경기남지역본부장은 각각 여신그룹과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삼성SDS금융사업부 전문위원 출신의 김기현 부행장이 새로 IT그룹을 맡는다.
이홍 기업금융본부 부행장은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이동하고 박정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만이 그 자리를 유지했다.
지주에선 박재홍 전략담당 전무가 새로 선임됐고, 양종희 경영관리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KB금융은 계열사간 협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주와 은행의 리스크관리, IT, 홍보 담당 임원을 겸임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