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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M&A 이어 승자의 저주도 떨칠까

  • 2015.01.27(화) 15:40

LIG손보 인수 가격 놓고 LIG그룹과 마지막 줄다리기
인수 무산 가능성은 희박…시너지 확보가 최대 과제

KB금융그룹이 LIG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마지막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KB금융이 LIG손보 미국법인의 손실을 반영해 LIG그룹 측에 인수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하면서다.

LIG손보에 대해선 이미 이전부터 고가 인수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보험산업의 수익성 자체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이 시가보다 훨씬 비싼 값을 부른 탓이다.

그럼에도 KB금융의 LIG손보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 잔혹사’에서 벗어난 KB금융이 과연 ‘승자의 저주’도 떨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 KB 제3노조 “LIG손보 미국법인 손실 감추고 사기 매각”

KB금융그룹 제3노조는 최근 LIG그룹이 LIG손보 미국법인의 손실을 감추고 매각 계약을 맺은 만큼 계약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영대 KB금융 노조위원장은 “LIG손보 미국법인의 손실 1200억 원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고 매각 가격을 부풀렸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검사보고서에서 “LIG손보 미국법인은 소송 등의 법률 리스크가 높은 배상책임보험의 판매 비중 증가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경고했다. 이 건에 대해 미국 금융당국의 검사가 1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불확실성으로 꼽히고 있다.

KB금융은 LIG손보 미국법인의 손실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반영해 최근 LIG그룹 측에 인수 가격을 10% 정도 깎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LIG그룹은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최종 협상이 교착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 LIG손보 고가 인수 논란 이미 여러 번 제기

사실 KB금융이 LIG손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으로 선정될 당시부터 고가 인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KB금융은 본입찰 당시 LIG손보 주식 19.47%에 대한 인수가로 6850억 원을 제시했다. 시세보다 두 배나 높고, 예비 입찰 때와 비교해도 2000억 원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달 “최근 금융회사의 거래가격을 비교할 때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 가격은 지나치게 비싸고, 업무상 배임 소지가 있다”면서 금융위원회에 인수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게다가 KB금융이 LIG손보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LIG손보 지분을 10%가량 더 사들여야 한다. 그래야 지주회사법상 지분 30% 이상 보유 규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실제 인수 가격은 90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다.

 


◇ 인수 무산 가능성 희박…시너지 확보가 관건

KB금융과 LIG그룹이 가격을 놓고 마지막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긴 하지만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LIG손보 미국법인의 손실이 인수 자체를 무산시킬만한 변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고가 인수 논란 역시 상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가에 비해 비싼 건 분명하지만, 본입찰 당시 롯데그룹이 오히려 더 비싼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KB금융이 일방적으로 비싸게 샀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KB금융이 LIG손보 인수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고, 어떻게 시너지를 내느냐가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국민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KB금융 입장에선 LIG손보가 포트폴리오 개선과 수익원 다변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면 자본 효율성 제고와 함께 비은행 부문 강화를 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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