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의 최고경영자(CEO)와 사외이사를 뽑는 과정에서 주주들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보인다. 주주 대표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주주대표를 선임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단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측 인사가 주주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정부가 또다시 KB금융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KB금융, 지배구조 개선 노력 어필
KB금융그룹은 1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학계와 투자자, 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참석한 가운데 최근 내부적으로 마련한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동시에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어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이날 KB금융의 LIG손해보험 인수를 승인해줄지를 결정할 계획이다.
토론회는 컨설팅을 맡은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 브리핑한 후 패널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바람직한 이사회 운영 방안과 CEO 승계 프로그램이 주된 이슈였다.
토론회엔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교수와 박정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교수,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교수, 박유경 APG 이사, 하영춘 한국경제신문 부장, 손경욱 KB국민은행 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 CEO•사외이사 선임 주주 입김 세진다
개선안에 따르면 앞으로 K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지분 1% 이상 주주와 헤드헌터, 내부 풀(Pool) 등을 통해 후보를 추천받은 후 인선자문단과 사외이사추천위원회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인선자문단과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엔 고객 대표도 참석한다. 손경욱 국민은행 노조 부위원장이 인선자문단과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직원 대표도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해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앞서 현직 CEO와 지배구조위원회(가칭)가 주도해 후계자를 양성하고,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주주대표 등을 포함하는 방안은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CEO와 사외이사 선임 과정 전반에서 주주들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단일 주주로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측 인사가 주주대표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아 결국 KB금융 인사에 정부의 의지가 반영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금융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애초 계획보다 두 달 앞당긴 내년 1월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