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CEO승계방안 확정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 공동으로 제공됩니다. [편집자]
<앵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새로운 지배구조개선안 때문에 또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현직 회장에 연임 우선권을 주느냐 마느냐에 대한 후계 승계방안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 워치 원정희 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원 기자, '연임 우선권' 이게 뭐죠? 대체 뭐길래, KB금융을 격랑으로 몰아넣었던 주범들 중 하나인 KB금융 사외이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는 겁니까?
<기자>
네, 연임 우선권은 차기 회장을 뽑을 때 현직 회장의 경영성과, 고객만족도, 조직관리 등을 검토해 현직 회장에게 먼저 연임 의사를 묻고 우선권을 주자는 것인데요.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 미국 주요은행도 이런 제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경영 연속성과 조직안정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특히 KB의 경우 회장 선임 때마다 낙하산 인사 등 외부 입김이 작용해왔고 그로 인한 지배구조 리스크가 상당해 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금융선진국 미국 은행들도 연임 우선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좋은 제도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근데, 왜 연임우선권이 KB금융 사외이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는 겁니까?
<기자>
문제는 자칫 현직 CEO의 권력독점이나 자기 권력화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KB 사태 당시 임영록 전 회장이 KB사외이사들과 결탁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요. CEO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들로 이사진을 꾸릴 경우 장기집권을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결론이 안난 것도, 윤종규 회장의 장기집권 우려 때문이었다? 뭐 그런거죠?
<기자>
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보다는 왜 그런 얘기들이 나오느냐는 쪽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사회 전 논란이 불거지자 연임 우선권과 현재의 공모방식을 절충한 방안이 이사회 안건으로 올라갔는데요. 그러니까 현직 회장과 내·외부 후보들을 똑같은 선상에서 평가한 후 결정을 하겠다는 겁니다. 일부 사외이사들이 이 안에 반발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영진 사외이사는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직 CEO의 연임 우선권은 필요하다"며 "사외이사 대부분은 이 방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윤 회장부터 적용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는데요. 일부 사외이사들은 안이 후퇴한 것을 두고 외압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다시 KB금융을 흔드는 세력이 외부에 있다는 겁니다.
<앵커>
KB금융을 흔드는 외부세력이 있다? 무슨 얘깁니까?
<기자>
명확히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만, 최근들어 또 다시 KB금융 사장직을 둘러싸고 외압 의혹이 일고 있는데요. 현재 비어 있는 사장 직에 금융당국이 국회의원 출신의 인사를 앉히려고 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또 영남지역 출신의 전 국민은행 임원 등도 거론되는 데 구체적인 실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들도 연임 우선권이 더욱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알겠습니다. 외부에서 꽂으려는 인사가 누군지 실명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니까,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요. 어찌됐거나, 사외이사들의 강경한 입장이 윤종규 회장 입장에선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영진 이사를 포함한 현 사외이사들은 KB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번 주총에서 모두 사임하기로 돼 있습니다. 사실상 이번 지배구조 개선안이 마지막 의사결정인 셈인데요. 사명감이 있어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각에선 사외이사들이 관치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옵니다.
그러니까 취지는 좋은데 이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윤 회장에게 돌아간다는 것인데요. 마치 사외이사들과 함께 당국에 맞서는 듯한 분위기여서 KB금융이 오히려 안절부절 못하는 분위깁니다.
윤 회장은 일각에서 연임 욕심이라는 의혹이 일자 우선권을 윤 회장 다음부터 적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고, 지난번 이사회에선 아예 원래대로 공모방식으로 가자고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만큼 이 논란 자체가 부담이 크다는 것이겠죠.
<앵커>
사실 아까부터 궁금했는데요. 연임우선권이라...물론 KB의 특수한 상황이 있는 것을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시끄럽게 상황을 만들면서까지 연임우선권이 필요한가 싶은데요? 이런 의문,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우선권 여부에 상관없이 회장직을 잘 수행했고, 경영성과를 냈으면 연임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긴데요.
그래서 우선권을 주느냐 마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사회의 독립성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사회가 금융당국이든 현직 CEO든 내외부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독립적인 판단을 한다면 우선권을 주지 않더라도, 경영성과에 따라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 전에 CEO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결국 원칙에 충실하자' 뭐, 그런 얘기 같은데요. 원칙대로 순리대로 푼다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원 기자. 오늘 얘기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