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자체 휴대폰보험 상품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파손·도난·배터리 교체 등 보장 항목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시장 전반이 통신사와 제휴한 보험 상품 중심인 상황에서 카카오페이손보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는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선제적인 전략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글로벌 인슈어테크(보험+기술)와 정보기술(IT)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은 장영근 대표의 이력도 이러한 접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캐롯은 판매 중단…유일하게 카카오페이손보만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보는 최근 휴대폰보험에 도난·분실 보장을 추가했다. 삼성전자 삼성케어플러스와 제휴해 삼성 갤럭시 휴대폰이 도난·분실되거나 수리 불가 판정을 받았을 경우 동일한 단말기로 보상해주는 특약이다. 보장 횟수는 1회며 자기부담금 비율은 30%(최소 자기부담금 3만원)다. 보장 횟수 1회는 파손 보장 횟수와 별도로 제공된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아이폰 사용자를 위해서는 아이폰 배터리 교체 보장을 신설했다. 보험 가입 후 1년이 지난 후부터 아이폰 배터리 성능이 80% 미만인 경우 교체 비용을 지원해 주는 특약이다. 보장 한도는 휴대폰보험과 동일하고 자기부담금은 3만원이다.
이에 더해 '자기부담금 10% 가입'을 한시 제공하다가 작년말부터 상시 제공해 액정 파손, 카메라·메인보드 고장 등에 대한 휴대폰 수리 비용을 최대 90%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휴대폰보험을 개편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손보업계 중 유일하게 이동통신사와 제휴 없이 단독으로 휴대폰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캐롯손해보험이 '캐롯 폰케어 액정 안심 보험', '캐롯 폰케어 도난 분실 안심 보험' 등 2종을 운영했었지만, 지난해부터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휴대폰보험은 통신사와 보험사가 제휴한 상품을 소비자가 휴대폰을 구매할 때 통신사를 통해 함께 가입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캐롯손보가 자체 휴대폰보험 판매를 중단한 이유 역시 통신사 제휴 상품 가입 대비 수요가 많지 않아서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손보는 휴대폰보험을 지속해서 개편하고 특약을 추가하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틈새 수요를 겨냥해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캐롯손보의 경우 구입한 지 수년이 지난 휴대폰도 가입할 수 있어 손해율 관리가 어려웠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손보 휴대폰보험은 개통 60일 이내, 출시 2년 이내의 아이폰·갤럭시 기종만 가입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손해율 관리가 수월할 것이란 게 보험업계 추측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손보의 휴대폰보험은 캐롯손보가 판매했던 상품과 가입 조건이 다르다"라며 "개통 60일 이내 최신 기종의 휴대폰만 가입할 수 있어 손해율 관리가 용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영근 대표 '주 전공', 힘 쏟을 수밖에
카카오페이손보는 휴대폰보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고가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수리비 부담이 커졌고 이를 보장받으려는 소비자들의 니즈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또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IT 친화적인 소비자들이 늘면서 보험을 직접 비교하고 플랫폼을 통해 가입하려는 '셀프 설계'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점도 향후 시장 확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장영근 대표의 이력이 꼽힌다. 장 대표는 글로벌 인슈어테크사인 볼트테크와 IT 스타트업,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경험을 쌓은 IT 기반 사업 개발·운영 전문가다. 기술 기반 서비스 기획에 강점을 지닌 장 대표의 경력이 상품 개발 방향에도 영향을 준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페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장 대표가 카카오페이손보의 휴대폰보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며 "휴대폰보험은 장 대표의 주 전공이라고도 볼 수 있어 장 대표 역시 휴대폰보험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실제 장 대표가 몸담았던 볼트테크코리아는 LG유플러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휴대폰 교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는 3년간 휴대폰을 최대 2회까지 교체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장 대표가 지난 2023년 7월 취임 뒤 처음으로 내놓은 상품이 휴대폰보험이다. 카카오페이손보는 개인용 휴대폰보험 출시에 앞서 기업간거래(B2B) 휴대폰 파손 보험을 출시해 볼트테크코리아와 보험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아직은 통신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더 많지만, 조건을 따져보고 합리적인 상품을 가입하려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런 수요가 더욱 늘 것으로 보고 자체 휴대폰보험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