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금융산업의 수익성이 추락하고 있는 만큼 핀테크 혁명을 비롯한 새로운 변화의 파도에 맞서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규제 완화로 금융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잇달아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계부채와 실적 악화에 따른 기업 부실 그리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저유가 장기화 등 요동치는 대내외 환경에 대비해 금융시스템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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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위원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금융혁신’을 강조하면서 창조금융과 함께 핀테크(Fintech)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특히 “규제 패러다임 자체를 전환해 핀테크 혁신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면서 “내년 1월 중 IT•금융융합 지원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소개했다.
진 원장 역시 금융의 역동성 제고를 강조했다. 그는 “금융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역동성을 높이겠다”면서 “이를 위해 감독•검사 방식을 금융회사의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따른 금융시스템 안정도 화두였다. 신 위원장은 “가계부채와 기업 활력 저하 등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면서 “기업의 아픈 곳을 먼저 진단하고, 위기에 미리 대비하는 금융의 선제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은행권은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로 가계부채 구조를 개선하고, 2금융권은 과도한 외형확장을 억제하겠다”면서 금융 권역별로 차별화된 대책을 예고했다.
진 원장도 “금융시장의 안정과 질서를 확고히 지키기 위해 시장불안 요인에 선제로 대응하겠다”면서 “가계부채의 구조 개선과 연착륙 유도, 실효성 있는 기업 신용위험 평가 등을 통해 가계•기업 부문의 불안 요인이 현재화하지 않도록 충실히 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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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금융산업의 신뢰회복과 함께 금융소비자와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산업의 역할도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이 선봉에 서서 계층 간 불균형 해소와 구성원 간 신뢰 회복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서민들의 금융 니즈를 충족시키고, 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상담 채널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진 원장도 “금융 소비자의 권익 신장과 서민•취약계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는 한순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금감원의 본질적 업무이자 한국 금융 선진화의 척도”라고 말했다.
한편 신 위원장은 새해 사자성어로 ‘행불유경(行不由徑)’을 꼽았다. 길을 나설 때 지름길이나 뒷길을 택하지 않고, 떳떳하게 큰길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편법이나 원칙에서 벗어난 빠른 길보다는 험난하더라도 묵묵하게 금융 강국 실현을 위한 정도를 걷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조용하고 열린 감독을 강조하고 있는 진 원장은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을 제시했다. 금융 소비자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으면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유연한 자세로 업무에 임하겠다는 진 원장의 감독 철학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