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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털’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히든카드는?

  • 2014.12.15(월) 15:32

금융위, LIG손보 인수 승인 건으로 KB금융 압박 노골화
사외이사 이미 퇴진…KB금융 사장 등 임원 인사가 변수

금융위원회가 LIG손해보험 인수 건을 빌미로 KB금융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회장의 마지막 금융위 설득 카드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에 따라 KB금융 지배구조 개선안은 물론 연말 임원 인사도 금융위의 의중에 일단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특히 신설되는 KB금융지주 사장 자리가 중요한 변수가 될지 관심이다.


◇ 국민은행 사외이사도 일괄 사퇴

금융위는 LIG손보 인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KB금융 측에 잇달아 지배구조 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서 KB금융 사외이사진에 이어 15일엔 KB국민은행 사외이사진이 내년 3월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중웅 전 현대증권 회장과 강희복 시장경제연구원 상임이사, 송명섭 중앙대 교수, 조인호 덕성여대 교수 등 4명의 KB국민은행 사외이사들은 “고객과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모두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여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사외이사진 퇴진에 이어 국민은행 전산사태에 책임이 있는 집행임원의 추가 퇴진을 요구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 윤 회장, 금융위에 미운털 박혔나

금융위가 사외이사진의 잇따른 사퇴에도 계속 새로운 주문을 내놓다 보니 뭔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 회장이 금융위에 미운털이 박히면서 KB금융 손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얘기다.

실제로 윤 회장이 KB금융 회장으로 선임될 당시부터 여러 말이 나돌았다. KB금융 회추위가 금융위가 밀던 인사를 제쳐놓고, 윤 회장을 새로운 회장으로 앉히자 그때부터 칼을 갈아왔다는 설이다.

당시엔 금융권 인사 과정에서 의례적으로 나오는 얘기로 치부됐다. 하지만 윤 회장이 KB금융 회장 자리에 오른 후 KB금융에 대한 압박이 갈수록 노골화하면서 이젠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 지배구조 정비 등으로 관계 개선 행보

윤 회장도 금융위와의 관계 개선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지배구조를 뜯어고치고 있다. KB금융지주 사장직을 부활하고, 교수 위주의 사외이사 구성을 기업인과 금융인 등으로 다양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금융위의 눈엣가시인 이사회도 주요 정비 대상이다. 사외이사 추천과 선임 과정에 외부기관은 물론 일정지분을 가진 주주와 고객 대표 등을 참여시켜 주주 대표성은 물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외이사 권한도 축소한다. 내부 임원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의 의결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경영 사안을 늘려 이사회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내용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 KB금융지주 사장직 주요 변수로

금융위가 전산사태의 책임을 물어 집행임원의 퇴진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연말 임원 인사도 관심사다. 윤 회장 취임 후 첫 임원 인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사외이사진과는 달리 내부 임원 인사는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인 윤 회장이 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위의 의견이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신설되는 KB금융지주 사장직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윤 회장이 KB금융지주 사장직을 매개로 금융위와 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 사장직에 당국이 원하는 인사를 앉히는 식으로 관계 개선을 시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KB금융의 지배구조 안정화를 내세워 CEO의 권한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결국 금융권 인사에 계속 개입하겠다는 속내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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