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뒷거래 ‘정조준’…KB금융 사외이사진의 선택은

  • 2014.12.08(월) 16:45

금감원, KB금융 사외이사 특혜성 기부금 내역 조사
동반사퇴 최대 쟁점…김영진 교수 사퇴 반대 고수

금융감독원이 KB금융 사외이사진의 ‘뒷거래’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그동안 구두로만 사외이사 퇴진을 압박해온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을 풀이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관치금융을 명분으로 내세워 사퇴를 거부해온 KB금융 사외이사진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사외이사들은 벌써 백기 투항에 나서고 있다.

◇ KB금융 사외이사 뒷거래 조사

 


금감원은 지난주 KB금융의 지배구조와 내부통제와 관련해 부분검사에 들어갔다. 겉으론 LIG손해보험을 인수할 자격이 있는지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반면 실제론 KB금융 사외이사진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KB금융 이사회에 사외이사가 속한 단체나 법인에 낸 기부금 내용을 제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혜성 조치가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KB사태의 책임을 물어 사외이사진의 동반 퇴진을 계속 주문했는데도 버티기로 일관하자 개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과거 KB금융 사외이사들도 유무형의 혜택을 누렸다. 고액 연봉은 물론 자신이 속한 단체에 대한 기부나 특정 회사와의 거래를 주선하는 사례도 상당했다. 사외이사의 권한을 남용해 이권을 챙기는 경우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 금감원 조사로 사퇴 압박 거셀 듯

사외이사들의 이런 행태는 법적으론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도덕적으론 문제로 삼을 수 있어 현직 사외이사들에게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꿈쩍도 않던 사외이사들이 금감원이 조사에 나선 후 줄줄이 사퇴를 고민하고 있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KB금융을 위한 대승적인 결단이라기보단 뭔가 걸리는 게 있는 게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KB금융 이사회는 지난 5일 경영전략위원회를 열어 동반 사퇴를 논의했다. 고승의 숙명여대 교수가 사퇴 의사를 밝혔고, 나머지 사외이사들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사외이사 8명 가운데 이미 사퇴 의사를 밝힌 고승의 교수와 김영과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김영진 서울대 교수, 이종천 숭실대 교수,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 5명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다. 김명직 한양대 교수와 신성환 홍익대 교수, 조재호 서울대 교수의 임기는 2016년 3월까지다.

◇ 김영진 사외이사 변수 될까

KB금융 이사회는 오는 12일 임시이사회를 동반 사퇴 여부를 재차 논의할 예정이다. 동반 사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특히 윤종규 KB금융 회장 선임 당시 이경재 의장을 대신해 이사회 의장 직무대행을 맡으면서 이사회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김영진 서울대 교수가 끝까지 사퇴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을 해임할 당시에도 ‘관치금융’이라면서 대놓고 반발한 적이 있다. 김 교수는 1962년 군사정권 당시 부정축재자로 내몰려 재산을 뺏긴 고(故) 김지태 씨의 4남이어서 현 정부와 개인적인 악연도 가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 사외이사 개개인 입장에선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대외적으론 이미 명분을 잃었다”면서 “최근 관치금융 논란에 편승하려는 시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