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당분간 은행장직을 겸임하기로 했다. 윤 내정자는 인사 청탁에 대해서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조직안정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윤 회장 내정자는 29일 KB금융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는 이날 윤종규 후보를 회장 후보로 추천키로 결의하고, 오는 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 안건으로 확정했다.
윤 내정자는 "조직을 빨리 추슬러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해 리딩뱅크로 복귀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선 겸임하는게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겸임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겸임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조직이 안정되고 고객신뢰와 경쟁력의 큰 틀이 잡혀가는 때가 오면 분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수석부행장과 지주에 사장직을 부활하는 문제에 대해선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고만 언급했다.
윤 내정자는 이날 시종일관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말 정기인사 때까지 인사가 없을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어떤 인연, 어떤 연고로 KB에 왔는지 묻지 않을 것"이라며 "KB에 와서 했던 성과와 역량을 갖고만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상징적인 의미로 전임 회장과 함께 했던 비서와 기사들 역시도 정기인사 때까지 함께 가겠다고 덧붙였다.
청탁에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윤 내정자는 "외부에 쓸데없이 눈을 돌리지 말고 청탁을 하지 말라"며 "청탁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수첩에 기록하고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전략방향과 추진과제를 빨리 세팅하겠다"며 "이를 위한 효율적인 조직구조와 인사를 어떻게 할지는 연말까지 마무리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두 가지 원칙을 강조하기도 했다. "성과와 실력에 따라 할 것이고, 적재적소에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를 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LIG손보 승인 지연에 대해선 "감독당국에서 걱정하는 부분 즉 인수 후 통합작업이나 개선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고 여러 사항들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은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취는 무슨 거취를 밝히느냐"면서 "전혀 계획이 없다"고 단호히 답했다.
김영진 회추위원장은 "우리는 (사외이사직에) 미련은 그리 많지 않다"면서도 "지금 얘기할 게 없고, KB발전에 뭐가 좋은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사진들은 이날 거취문제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